엔터이슈2019. 10. 7. 08:41



<OCN 타인은 지옥이다 10회 결말>


가스라이팅(Gas-Lighting)

상황을 조작하여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


이건 내가 고시원에서 살면서 쓰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사실 난 여기 오기전까지만 해도 이 곳이 아닌 내가 살아온 세상이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지독한 가난, 짐처럼 느껴지는 형, 불쌍한 우리 엄마 그리고 군대와 대학. 하지만 진짜 지옥은 이 곳이었다. 타인이 만들어낸 끔찍한 지옥.


지독하리만큼 고통스러웠던 가난, 짐처럼 느껴지는 아픈 형 그리고 불쌍한 엄마.

종우는 지옥이라고 느꼈던 일상에서 탈출하여 상경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였다. 이제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우는 모르고 있었다.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픈 형과 엄마를 남겨두고 고향 집을 떠나는 날 엄마는 당부했다. 사람 조심하라고. 하지만 종우는 새로운 세상이 자기를 반겨줄거라 믿고 흥분한 나머지 엄마의 당부를 새겨듣지 않았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종우는 문조가 원하는대로 결국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였다.

언제나 자기를 옥죄어 왔던 고시원 사람들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제거한 것이다. 누구의 강요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내면에 억눌려왔던 분노가 폭발했을 뿐이다. 언제나처럼 환상속에서만 저질러왔던 모든 것들을 현실로 이뤄낸 것은 종우 그 자신이었다. 


즐겁지 않아요?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살리고 싶으면 살리고. 꼭 신이 된 거 같지 않아요? 이제부터 자기랑 나는 뭐든지 함께 할 수 있어요. 너무 흥분되지 않아요?


흥분돼. 내가 이제 너를 죽일 수 있는게.


그럼 이제부터 자기가 쓰던 소설의 마무리를 해 볼까요?

종우와 문조 두 사람만 남은 고시원에서 종우는 문조를 죽임으로써 소설을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닌 시작임을 종우는 모르고 있었다. 지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 또 다른 지옥의 시작임을 알 수 없었다.


하나만 물어보자. 이러는 이유가 뭐야?


사람 마음이 다 그렇자나요. 본능적으로 약하면 물어뜯고 고통스러워 하는 거 보면서 즐거워하고.


아니야. 사람이라면 아무리 나빠도 사람이라면 너처럼 안해.


자기도 즐거웠자나요. 여깄는 사람들 다 죽일때. 안그래요?

자기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야. 이제 자기랑 나는 계속 함께 하는 거에요.

문조는 자신의 끝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이었다. 결국 종우는 어느새 문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자신이 너무 많다라는 것을 문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절대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끔찍한 연쇄살인의 현장이 마무리 될 쯤 정화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철저하게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종우가 진범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정화는 복순에 의해 지하에 감금되어 정신을 잃었을 때 남복이 살해당하는 소리를 들었다. 정확히 뇌리에 박혀 있는 그 소리가 지금 병실에 있는 종우의 팔에 걸려있는 팔찌와 같은 소리였음을 알았을때 정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두려움이 온 몸을 휘감았기에 그저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지옥같은 고시원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종우. 

소설을 마무리 지으려고 앉은 병실에서 종우의 자판은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종우는 또 다른 문조가 되어 있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