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9. 10. 1. 09:28



<OCN 타인은 지옥이다 8회>


고시원을 떠나기만 하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장소의 문제가 아니었다. 종우(임시완 역)가 있는 모든 곳은 이미 지옥이 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가 없게 되었다.


내면에 억눌렸던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종우는 더 이상 통제할 수가 없게 되었다. 

시비를 거는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였고, 회사에서 자신을 멸시하는 사수의 키보드를 박살냈으며 급기야 그의 머리를 컵으로 가격하였다. 자신의 여친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선배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행동 똑바로 하라며 경고를 하고 뒤돌아선다. 상상속에서만 생각해왔던 일들을 종우는 이제 현실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내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종우는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려웠다.

평소 같으면 피해자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잘못했다고 머리를 조아리며 미안함을 전했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럴 필요를 전혀 느낄 수 조차 없게 되었다. 부모들이 사과를 요구해도 종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과는 커녕 손톱만 물어뜯을 뿐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 이미 공감능력이 바닥나버린 것이다. 오로지 그의 머릿속에는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할 생각뿐이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약속할게요. 

자기도 나처럼 특별해질거에요. 내가 그렇게 만들거니까.

...

앞으로 나한테 아무것도 감추지 말아요. 알았죠?

문조(이동욱 역)의 도움으로 종우는 학부모들과 합의하고 경찰서를 나올 수 있었다. 

이제는 문조에게 빚까지 지게 되었다. 그와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은 이미 그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감정도 숨길 수 없는 처지가 되었으며 앞으로는 그가 시키는 모든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렸다.  


아침이 되면 고시원에서 방을 빼고 나가겠다며 합의금은 꼭 갚겠다고 애원을 했지만 문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제 종우는 자신의 것이 된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말이다. 




ⓒ OCN 타인은 지옥이다


나는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뭐가 나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고시원 사람들? 회사동료들? 아니면 이게 원래 내 모습일까?

이젠 나도 진짜 내 모습이 뭔지 모르겠다.

복순에게 음료를 받아 먹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시시때때로 환각이 보인다.

방 안에 있는 자신의 옷을 보고 고양이 시체로 착각하며 두려움에 몸부림을 치게 된 것이다. 머리맡에 칼을 숨겨두지 않으면 이제 잠을 들 수 조차 없게 되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지옥같기만 하다.  


그리고 강박감에 시달린 종우의 분노는 마침내 회사에서 폭발해버렸다.

전날 종우가 박살내버린 키보드를 발견한 사수의 머리를 컵으로 내리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키보드로 수차례 내리쳤다. 출근하는 동료들이 말리지 않았던 그는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

ⓒ OCN 타인은 지옥이다


좁아터진 방에 혼자 있으면 세상에 나 밖에 없는 것 같지 않아요?

근데 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면 그게 어떤 기분인지 종우씨는 잘 알죠?

...

내가 자기한테 얘기한적 없나?

난 한 번 꽂히면 놓치지 않는다구.

...

죽이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그게 자기 진짜 모습이니까.

오해를 풀자고 선배 형이 마련한 자리에서 또다시 언성이 높아졌다. 

자격지심에 쩔어있다며 비난을 하는 선배의 머리를 또다시 술병으로 내리치려하는 순간 문조가 찾아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어디선가 지켜봤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특별한 존재인 종우가 궁지에 몰리자 보호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특별한 존재이기에 누군가에게 해를 당하면 안되었다. 철저하게 자신의 통제하에 있어야만 했다. 해를 가하는 존재는 제거되어야만 한다.



저 사람 조심해야되는데.

종우는 문조가 두려웠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잘 알고 있었다. 조심하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자신의 말을 무시해버린 선배 형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