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2016. 12. 23. 09:18



암사역에서 암사시장을 가는 길목마다 호떡을 파는 가판점이 몇 군데 있다. 

해가 저물고 퇴근 무렵이 되면 호떡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판점 주위가 북적거리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호떡이 완성되는 시간이 은근 걸리기 때문에 추운 날이면 기다리는 것도 꽤나 고역이다.

그래서 붐빌 시간쯤이 되면 서둘러서 미리 호떡들을 만들어 놓기도 하는데 갓 만들어낸 것보다는 아무래도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러 새 호떡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사람도 제법 많다.

 




시장 갈 일이 딱히 없기는 하지만 호떡이 생각날때마다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들르는 호떡집은 암사시장 초입에 있다. 가게이름이 인사동 호떡인 것은 처음 알았는데 녹차호떡을 판매하고 있다. 

 




역시나 줄을 서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지만 갓 만들어낸 호떡을 눈치보지 않고 살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한 분은 반죽을 다른 한 분은 굽는 것을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완성되어 나오는 속도는 빠른 편이다.





멋드러진 필체로 적어놓은 가격표가 인상적인데 녹차호떡은 1개 700원, 3개 2,000원이다.

당연히 3개를 사는게 득이겠지만 의외로 하나만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시장을 둘러보면서 심심한 입을 달래줄 군것질 거리로 이만한 것이 없다. 한 개를 살 경우에는 먹기 편하게 종이컵에 담아주시는데, 호떡을 만드느라 손에 기름 마를새가 없기 때문에 거스름돈은 알아서 챙겨가도록 앞에 준비되어 있다. 





갓 구워낸 호떡이 누지지 않도록 종이봉투 입구는 연 상태로 비닐에 담아준다.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온지 10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빵빵해져 있는 상태여서 접시에 2개만 담아도 꽉 찬다.

생각해보니 이 곳 호떡은 시간이 지나도 쭈그러드는 속도가 더딘 편이긴하다. 일반적인 호떡은 만든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쭈그러들면서 납작해지는 것과는 달리 통통한 상태를 제법 유지한다.

반죽에 녹차가루가 들어가서인지 연한 연두빛을 띠고 있는데 설탕소의 강한 맛 때문에 아쉽게도 녹차맛을 거의 느끼지는 못한다.





반죽 안에 설탕소가 적당한 위치에 들어있다.

길거리 호떡을 사 먹다보면 가끔 설탕소가 한 쪽으로 쏠려있으면 먹기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이 곳은 두 분이 일을 나눠서 호떡을 만들고 있어서인지 그런 운 나쁜 경험은 없었다. 

갑자기 날씨가 매서워져 재촉하게 되는 퇴근 길이지만 근방에 호떡집이 보인다면~ 출출한 속을 달래줄 간식으로 이만한 것도 없을 듯 싶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