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9. 3. 09:15



<안녕하세요>를 시청하다보면 언제나 비슷비슷한 고민사연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흥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렇다고해서 마치 화성인과 견줄만큼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고민사연들이 등장이라도 하게 되면, 혹시나 1위에 오르기 위하여 사연 조작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받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일들 또한 종종 발생하고 있어 프로그램 자체의 존폐를 위협할 정도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도 있었다.


이렇듯 고민사연의 강도가 낮으면 그만큼 흥미는 떨어지고 반대로 과연 정말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사연들이 등장하게 되면 진위를 의심받게 되니 제작진의 고민은 이루말할 수 없이 클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역시나 고민사연들을 잘 조율하고 그저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민해결을 위해 마치 자신의 일처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네명의 MC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주 <안녕하세요>에는 키가 너무 커서 고민이라는 27세의 여성이 출연을 하였는데 그녀의 키는 182cm였다.

키 뿐만 아니라 남성못지 않은 체격을 갖추고 있어 같은 키의 남성보다 더 커보였던 그녀는 자신의 큰 키 때문에 제대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었다.

가끔씩 찾는 목욕탕에서 목욕관리사에게 때라도 밀라치면 기럭지가 너무 길어서 팔빠져 죽겠다며 농담반 돈이라도 더내고 가라는 하소연을 종종 듣게 되는데 무심코 던지는 그런 말들 또한 그녀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짝사랑하고 있던 오빠에게 용기를 내어 사랑 고백을 하였지만 그녀의 큰 키가 부담된다며 단번에 거절을 당하기도 하였는데 남들처럼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큰 키가 너무나 원망스럽기만 했다. 


작은 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성으로서 지나치게 큰 키는 그 나름대로의 어려움과 애환이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큰 키 때문에 구두를 벗어야만 하는 일은 기본, 공연장에서 큰 키 때문에 시비가 붙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고 마음 먹고 간 클럽에서 즉석만남 또한 큰 키 때문에 제대로 해볼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키가 작게 보이려고 움츠리고 숙이다보니 자연스레 어깨도 많이 굽어지고 목에 담까지 걸리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급기야 키가 작아지는 수술까지 해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너무나도 위험한 수술임을 알게 되어 쉽게 마음을 먹을 수가 없었다. 


 

 

 


고민사연자가 큰 키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그녀의 지인들이 함께 출연을 해주었다.

그 중에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한 오빠가 고민사연자의 힘든 사연을 소개해 주었는데, 한 번은 다급한 전화가 걸려와 내용을 들어보니 소개팅을 나간 자리에서 상대 남자가 화장실을 안가는 바람에 자신 역시도 화장실을 가지 못해서 방광염에 걸릴 지경이라며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큰 키를 잠시 잠깐이라도 감추기 위해서 약속자리에 먼저 나가 자리에 앉아 있던 그녀는 혹시라도 말 한 번 건네기도 전에 자신의 큰 키가 들통이 나버리면 자신에 대한 첫인상마저 좋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고 마음 편하게 화장실도 가지 못한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던 것이었다.


고민사연자는 큰 키에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했다.

MC들은 함께 출연한 지인들을 가리키며 이상형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대화가 오고 가던 와중에 고민사연자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던 신동엽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녀가 함께 출연한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돌발질문을 던졌다. 갑작스런 신동엽의 질문에 고민사연자는 깜짝 놀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역시나 오랜시간 친한 오빠 동생으로 지내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녀는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가 거절이라도 당하게 되면 서로 서먹해지고 멀어지게 될까봐 고민사연자는 그저 마음속으로만 오빠를 좋아하고 있던 것이었다.


놀라울 따름이었다.

신동엽은 과연 그녀의 마음을 어떻게 간파할 수 있었을까?

독심술이 있지 않고서야 단순히 큰 키가 고민이라고 출연한 여성의 진심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시종일관 고민사연자의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바라보고 들어주고 있는 신동엽의 모습이 바로 그 답이었다.


신동엽의 날카롭고 예리한 지적(?) 덕분에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고민 사연을 제쳐 두고 단번에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로 바뀌어 버렸다. 함께 출연한 오빠 역시도 그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는데 성격도 마음에 들고 요리도 잘하는 그녀를 곁에서 지켜봐 왔지만 역시나 큰 키가 내심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그녀가 용기를 내어 마음을 표현한 적도 있었지만 오빠는 마음을 받아주지 못한채 그저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하여 소중한 추억이 생기게 되었고 신동엽을 시작으로 나머지 MC들의 쉴새없는 질문 덕분에 서로를 향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는 듯한 신동엽의 재치와 감각 덕분이었는데 게스트로 출연한 카라마저도 연신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동엽의 감각적이고 재치있는 진행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혹여라도 자신 때문에 두사람의 사이가 멀어지게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서먹한 분위기로 마무리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 끝에 긴장하고 있는 오빠가 연신 입술을 적시고 있는 것을 순간 캐치하여 왜 입맛을 다시고 있느냐며 일침(?)을 날려 버린 것이다. 신동엽 덕분에 어색하게 마무리 될 뻔한 스튜디오는 한바탕 웃음도가니에 빠져버리게 되었는데 역시나 신동엽의 진행 솜씨는 가히 일품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끝으로 두 사람이 방송을 계기로 좋은 사이로 발전을 하게 되어 결혼까지 성사된다면 신동엽은 MC들이 함께가서 축하해 줄 것을 약속하였는데, 진심으로 두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는 그의 따뜻한 마음은 고스란히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남녀 사이라는 것이 인력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찰나의 순간마저 놓치지 않는 신동엽의 감각적이고 날카로운 진행 덕분에 웬지 두 사람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여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훈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신동엽은 역시나 신동엽이라는 사실 또한 새삼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