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8. 20. 10:28



분명 한 집에 살고 있지만 아들의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엄마의 고민사연은 무엇일까?

중2때부터 시작된 사춘기 아들의 가출 때문에 걱정이라는 엄마는 아들이 집을 나가면 핸드폰도 꺼놓고 있어 도무지 행방을 알 수 없지만 며칠이 지나면 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 있는 모습에 애간장이 탄다고 했다.

도대체 집을 나가 어디에 있었는지 다그치며 묻기라도 하면 돌아오는 아들의 대답은 언제나 싸늘하고 차갑기만 했다.

자신이 어디에 갔는지 왜 알고 싶냐며 핀잔을 주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들이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PC방이나 친구집 그리고 길거리를 전전하는 것을 엄마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 밖을 맴돌며 생활하다보면 자연스레 나쁜 길로 접어드는 것은 한순간이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은 언제나 조마조마할 수 밖에 없는 일일 것이다.


자식에 대한 고민으로 출연하는 부모님들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 웬지 그늘져 보이고 웃어도 밝아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는데, 3년째 가출하는 아들이 고민이라며 출연한 엄마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중2때부터 시작된 아들의 가출은 시간이 갈수록 가출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더욱 문제였는데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학교수업도 제대로 받지 않은채 밖으로 맴도는 일이 더욱 심해져만 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들이 가출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들은 그저 집에 있기가 싫어서라고 했는데 술에 취해 있는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을 보기가 싫어서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술에 취해 욕을 하는 자신때문에 아들이 가출하는 것을 알게된 엄마는 의외의 대답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는 아무래도 고된 일을 하다보니 술 한잔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습관적으로 푸는 것으로 보였는데, 아들은 그러한 모습이 싫은거였다. 그리고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아빠와 다툼도 심해지고 멀쩡히 있는 자신에게 와서 사랑한다며 주사를 부리는 것이 아들은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도 엄마가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아들이 집을 나가는 이유중의 하나라고 했다.

이번 방송에 출연하는 것 역시도 사춘기 아들은 절대로 나가고 싶지 않다라고 의견을 밝혔지만 막무가내로 약속을 잡은 엄마 때문에 방송펑크를 내고 싶지 않아 억지로 출연을 했다라고 밝혔다. 가출 청소년으로 낙인이 찍혀버린 아들이었지만 책임감이나 마음 씀씀이만큼은 누구보다 깊어보였다.

아들의 마음속에는 깊은 서운함이 한가지 있었다. 가수에 대한 꿈이 있었던 아들은 음악학원에 1년간 다니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좋아하는 음악에 흠뻑 빠져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게 되자 엄마는 이후 학원을 보내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엄마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아들이 음악에 대한 소질이 없다라는 것을 학원 원장에게 전해들은 엄마는 소질이 없으니 음악은 그만두고 다른 것을 알아보자라는 식으로 아들의 꿈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엄마의 모습에 아들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내 원망스러운 마음만 가득하게 되었다.


아들은 섭섭했다.

자신의 꿈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짓밟아버린 엄마가 미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아들의 방황은 시작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 것이었다.  

신지의 말처럼 비록 소질이 없어 아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그의 꿈이 진정 가수라면 끝까지 믿어줘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좀 더 응원을 해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면 최소한 아들의 꿈이 이뤄지지는 못했더라도 가출청소년으로 낙인이 찍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서툴렀다.

아들에 대한 애정표현도 서툴렀고 아들의 마음을 읽는 것도 서툴렀다.

아들의 말로 미루어보아 부모님이 바깥 일을 늦게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추측이 된다. 게다가 혼자 있는데 집에 쌀도 없고 반찬도 없으니 그저 누워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지독하리만큼 외로운 아들은 그래서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아들의 오해였다.

쌀이 없다고 했지만 집에는 언제나 현미와 잡곡이 준비되어 있었고 아들이 늘상 원했던 것처럼 엄마는 일이 끝나고 식당에서 맛있는 반찬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가 챙겨온 반찬들은 그저 버려졌던 것 뿐이었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되는 것인데 아들은 왜 엄마가 일하고 있는 식당에 도통 가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엄마가 평소에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꼴통이라고 흉을 보는 것 때문에 속된 말로 쪽팔려서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엄마의 잘못이었다. 자신의 아들이기에 평소 섭섭했던 마음을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은 것이겠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에게는 그렇게 자신의 흉을 보고 다니는 엄마의 모습이 곱게 보일리 만무할테고 자연스럽게 식당에 발걸음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말이 답답했는지 준비되지 않은 멘트처럼 보였던 정찬우의 고해성사급 발언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우리 엄마도 그랬어. 아들이 꼴통이라고,

왜 그랬냐면 마땅히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개구쟁이였고 꼴통 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엄마는 나를 보며 꼴통이라고 했어. 그리고 나 역시도 꼴통이란 것을 인정했어. 왜 본인이 꼴통인 것을 인정안해요? 학교도 그렇게 안가는데?'

약간 흥분하기는 했지만 정찬우의 진심과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염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멘트였다.

마치 친한 동생에게 전하듯 그의 말은 돌발적이었지만 따뜻함만큼은 한껏 담겨있었다.

그런데 정찬우의 일침에 아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순순히 자신이 꼴통이란 것을 인정해 버린 것이다.

정찬우는 열받아 죽겠다며 울화통이 터질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순순히 자신의 진심을 알아채고 인정하는 모습이 내심 고맙고 대견했을것만 같았다. 그렇게 아들은 심성자체가 삐뚤어지거나 엉뚱한 고집을 부리고 있는 아이가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신동엽은 엄마에게 앞으로 애정표현인 것은 알지만 욕만은 자제해달라며 당부를 하였다.

본인은 애정표현이겠지만 아들에게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철부지 어린애지만 비로소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그런 욕조차 그리워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는 철없는 나이이기 때문에 엄마의 이해를 구하였다.


자신의 의견을 무시한 엄마가 마냥 서운했던 아들과 애정표현이 투박하고 서투르기만 한 엄마.

엄마가 먼저 용기를 내었다.

앞으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 흉보지 않을 것이고 술 먹을때만 용기를 내어 다 큰 자식한테 애정표현을 하는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미안하다며 앞으로 좀 더 시간을 내어 많은 대화를 해보자고 했다.


'우리 종구 엄마한테 하고 싶은 얘기 해봐'

'오늘 엄마가 먼저 사과했잖아.'

정찬우와 마찬가지로 신동엽과 이영자마저도 끝까지 친동생 대하듯 아들의 이름을 따뜻하게 부르며 엄마와의 화해를 구하였다. 그리고 엄마의 진심을 알게된 아들은 앞으로 집에 일찍 들어가겠다며 사랑한다는 말로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원치 않는 방송 출연이었지만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그동안 오해한 부분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MC들의 각고의 노력 덕분에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방송에서 반말로 MC들이 진행하는 모습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안녕하세요>에서 MC들이 구사하는 반말 진행은 가끔 고민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더구나 어른들의 훈계와 막무가내식의 타이름에 거부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고민의 당사자일 경우에는 특히나 형과 누나와 같이 편하게 말을 주고받는 MC들의 진행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고민사연자와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MC들의 열린 자세가 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