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8. 12. 11:11



<맨발의 친구들> 자작곡 프로젝트의 첫 무대가 열렸다.

에이핑크 정은지의 피처링과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꾸며준 강호동의 '1분전'은 첫사랑에 대한 아픈 추억을 곡으로 완성해 낸 것인데, 두 사람의 구수한 사투리를 그대로 살려낸 가사와 귀엽고 앙증맞은 안무가 더해져 성공적인 첫 무대를 장식해 내었다. 방송전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방송에서는 어느때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가 눈에 띄기도 했는데, 방송말미 강호동과 정은지의 성공적인 첫 무대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음주 펼쳐질 나머지 멤버들의 자작곡 공연도 기대를 더하게 만들었다.


우선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이번주 방송분에서는 각 팀들이 저마다 자신의 추억과 경험을 밑거름 삼아 자작곡을 완성해 내기 위한 치열한 과정들이 선보여졌다.

윤시윤의 제안으로 동갑내기인 김현중과 함께 캠핑카 여행을 떠나는 모습으로 방송은 시작되었는데, 출발 1분만에 자작곡보다는 헌팅에 관심을 더 보인 혈기 넘치는 두 청년은 나름대로의 헌팅노하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렇다면 웬지 모르게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일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여행은 어땠을까?

예상 외로 두 사람은 여행지로 떠나는 차 안에서 허심탄회하게 수많은 얘기들을 털어놓으며 다이빙 미션을 통해서 더욱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시적인 느낌의 두 사람이 참으로 다른 삶을 살아왔다라는 것이었다.


시골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윤시윤은 고속버스와 휴게소에 대한 추억이 남달랐다. 게다가 수학여행때만 갈 수 있었던 놀이동산에 대한 동경도 그에게는 한 켠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김현중은 줄곧 서울에서만 생활을 했기 때문에 시골에 대한 그리움이나 추억이 없었다. 윤시윤이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놀이동산도 현중의 집에서는 불과 10여분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생각날때마다 들락날락 거렸던 장소여서 남다른 추억이나 부푼 기대감 또한 그에겐 없었다.

다른 집 모두 있는줄로만 알았던 피아노가 현중의 집에도 있었지만 동네 어디에서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시윤에게는 그 자체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 밖에도 동갑내기 두 사람은 살아온 환경이나 생각 자체가 너무나도 달라 연신 웃음을 유발해 내기도 하였는데, 자연스럽게 음식을 입에 넣어주려고 건네는 시윤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한 현중의 반응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밌는 모습이었다.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의 자작곡은 역시나 전혀 다른 양상을 띄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자전거를 추억하는 윤시윤과 단 하루만이라도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김현중의 생각들은 아직 미흡해 보였지만 고스란히 소중한 가사들로 완성이 되어 나갔고, 일출을 바라보며 즉흥적으로 가사를 완성해 나간 두 청년은 마주한 바다에 몸을 던지며 더없이 자유를 만끽하였다. 아직은 서먹하고 어색하며 판이하게 다른 모습과 생각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웬지 모르게 두 사람의 모습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자작곡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시윤과 현중이 여행을 떠난 것과는 달리 강호동과 은지원은 마라톤과 레저스포츠를 선택하였다. 강호동은 고등학교시절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자작곡으로 만들기로 결정하였는데 고백을 앞두고 하계훈련을 떠나야만했던 아픔과 함께 지겹게도 뛰었던 달리기를 떠올리며 10km 단축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했다. 물론 혼자서는 심심하고 외로웠기에 친한 동생 은지원을 억지로 합류시켰다.

뙤약볕 아래에서 마라톤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강호동은 그 어느때보다 기분좋은 시간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편 아무런 추억이나 동기부여도 없이 강호동을 따라 얼떨결에 마라톤에 참가한 은지원은 시종일관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에 투덜거리기 바빴다. 세상에 수많은 적들을 앞에 두고 왜 하필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해야하느냐며 넋두리를 하는 그의 엉뚱한 발상은 역시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슈퍼맨이 되고 싶었던 은지원은 조금이라도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생각에 마라톤을 뒤로 하고 강호동과 함께 물 속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경험을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는데, 잠시 잠깐 스쳐지나갔지만 슈퍼맨 컨셉으로 분한 은지원의 무대는 그의 오랜 동경 못지 않게 많은 기대를 불러모으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공연 당일 여전히 가사 암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강호동앞에 피처링을 맡은 정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돌답지 않게 가창력이 발군이다라는 것이 알려진 뒤라 예상치 못한 그녀의 등장은 고스란히 반가움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강호동과 함께 가사와 안무를 맞추는 정은지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아서 보기 좋았는데, 구수한 사투리를 연신 사용하며 짧은 시간동안 강호동과의 찰떡 호흡을 유감없이 발휘해 내기도 하여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무대위에서 선보일 귀여운 안무를 맞춰보는 두 사람은 마치 큰 오빠와 여동생처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들 또한 무척이나 정겨워보였고 예상외로 예쁜 그림 또한 연출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차라리 은지원과 자작곡 미션을 위한 시간 할애를 하기 보다도 정은지가 강호동과 함께 피처링을 하게된 계기와 연습을 맞춰가는 모습들을 좀 더 넣어주었다면 더없이 재밌고 유쾌한 그림이 연출될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이 못내 아쉽기만 하였다. 어찌되었든 간에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연신 가사를 까먹었던 강호동은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을 숨기지 못하였는데, 곁에서 친동생마냥 사투리를 사용하며 긴장을 덜어내주려는 정은지의 모습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호감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강호동의 첫 무대는 시작되었다.

'돼지가 사랑이 어딨노?' 라는 가사를 시작으로 너무나도 맛깔스럽게 무대를 살려낸 정은지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함께 특유의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강호동의 무대를 곁에서 더욱 빛내주었다. 

데뷔 2년차 신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평소와 다른 환경의 긴장되는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피처링을 소화해 낸 것도 놀라웠지만, 강호동의 곁에서 안정된 보컬과 안무를 이어가며 리드해나가는 의연한 모습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의욕넘치고 박력있는 강호동의 보컬이 내심 위태위태해보였지만 곁에서 정은지의 안정적인 피처링이 받쳐준 덕분에 결국 긴장되고 떨리기만 했던 첫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방송 말미 노래하는 모습을 포함하여 약 3~4분 남짓밖에 등장하지 못한 정은지였지만 밝고 환한 웃음과 구수한 사투리를 비롯하여 자신이 맡은 피처링마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강호동의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는데 예능 신스틸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그녀의 등장은 이날 방송분 중 가장 인상적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정은지의 눈부신 활약으로 맨친의 자작곡 첫 무대는 이와 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움점은 있었다. 바로 쌩뚱맞은 편집으로 시청자를 어설프게 낚아보려는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히 있다는 점이었는데 참으로 불필요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가사를 잊은 강호동 역시 무리였나?' '호동의 자작곡 공연 이대로 실패?!' 라는 자막과 함께 머리를 감싸쥐고 바닥에 드러눕는 강호동의 모습이 본 공연전에 잠시 보여진 것인데, 방송전이나 다음주 예고편도 아니고 불과 10여분후면 그가 왜 바닥에 드러누웠는지 시청자들이 뻔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것을 편집하여 내보낸 것이다.   


강호동이 바닥에 누워버린 것은 그의 무대 중 약속된 퍼포먼스의 일부였으며 공연중에 잠시 버벅거리기는 했지만 그 역시도 실패나 무리라는 단어를 사용할만한 정도의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편집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불필요한 장면들은 궁금증을 유발하기는 커녕 허탈함만 배가 시킬 뿐이다. 게다가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은데 다음주 방송분인 김현중의 무대에서 '예고없이 찾아온 시련' '기대에 대한 압박감' 이란 유사한 편집을 사용함으로써 진정 무슨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아니면 이 역시도 단순히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낚시에 불과한 것인지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 것이다. 비록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와같은 편집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오히려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고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렇다 할 부연설명이나 꾸밈없이도 정은지의 짧은 등장이 예상치 못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작진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맨발의 친구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