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8. 6. 09:16



6주간의 다이빙 프로젝트를 마친 <맨발의 친구들>이 자작곡 프로젝트로 전환이 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우선 지난주 다이빙 미션을 마무리 짓고 방송 말미에 최소한 다음주 어떤 프로젝트가 새로 시작될 것인지 귀뜸이라도 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일언반구도 없이 매듭이 지어졌다.

친절하지 못한 제작진은 시청자의 궁금증과 기대를 외면해 버렸고 결과적으로 맨친의 시청률은 3%대에 머물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버렸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아닌 기사를 통하여 다음 미션이 자작곡 프로젝트라는 것을 먼저 접하게 되었고 더욱이 끝물이 되어버린 오디션 컨셉으로 진행된 첫 방송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열과 성의를 다하여 다이빙 미션을 함께 했던 은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의아했는데 그의 부재를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고 넘어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타 방송에서 인기를 끌었던 컨셉은 그렇다쳐도 식상하기 이를데 없는 오디션 무대로 새로운 첫 발을 내딛은 맨친에게서 시청자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우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다이나믹듀오, 에픽하이, 이단옆차기는 맡은 바 자신들의 역할을 충분히 잘해주었다.

첫 참가자로 나선 직속 선배 은지원의 뻔뻔 당당함과 농담반 협박(?)을 서슴치 않은 강호동에 맞서서도 할 말 다하며 심사위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자신들과 작업을 함께 할 인물들의 면모를 꼼꼼히 살펴주었다. 물론 맨친 멤버들 나름대로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오디션 무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는 했지만 지겹게 보아왔던 오디션 컨셉은 제 아무리 예능천재 할아버지가 나온다 하여도 시청자들의 식상함과 지루함을 상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식상하기 짝이 없었던 자작곡 프로젝트 첫 방에서 유독 관심을 모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마지막 참가자로 무대에 오른 김현중이었다.
이번 자작곡 만들기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당사자이기도 한 김현중은 자신의 별명인 '김개나소나'처럼 개와 소의 모습 모두를 무대 위에서 보여주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우선 본 무대에 앞서 긴장도 풀겸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는 김현중은 자신의 앨범발매일전 맨친 녹화현장에서 2년만의 컴백무대를 처음 선보였는데, 자칫 앨범 홍보로 비춰질 수 있는 위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동안 정성을 들여 준비한 앨범을 제대로 음향장비가 갖춰진 정식 무대가 아닌 몸담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방송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어 긍정적으로 비춰졌다. 

 

김현중은 신곡 <Unbreakable>에 맞춰 파워풀한 댄스와 모자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두말할 것도 없이 압권이었다. 이런 자리에서 앨범 홍보를 하느냐며 농담반 핀잔을 주었던 출연진들마저도 종국에는 최선을 다하는 김현중의 열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워낙에 퍼포먼스가 강하고 발군인 김현중이지만 자작곡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역시나 그의 랩을 들어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무대에 앞서 김현중은 스스로 자신의 랩을 골룸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외의 평을 내놓았는데, 그렇다면 당시 SS501에서 랩파트는 어떻게 맡게 되었냐며 묻는 심사위원들에게 사실은 랩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소속사 사장님이 그냥하라고 해서 하게 되었다며 의외의 솔직한 대답을 털어놓아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가장 좋아한다는 박명호의 <사진>을 선곡한 김현중은 자신이 없으면 너무 바닥만 보게된다며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선글라스를 낀 채 무대에 임하였다.

그런데 노래와 교차편집되어 전해진 그의 인터뷰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사실 SS501 오디션 당시 김현중은 노래를 불러보지 않았다고 했다.

속된 말로 얼굴마담격으로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얘기인데 그에게는 SS501의 멤버가 되었다는 기쁨보다도 내심 마음의 상처와 응어리로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였고, 세월이 흘러 여러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그동안 줄곧 지켜보면서 자신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정식으로 오디션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혹자에게는 배부르고 철없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는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오디션 무대에 선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한류 프린스로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데뷔 9년차 가수인 김현중이 이제와서 새삼 오디션을 제대로 치뤄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외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가 여럿 있었겠지만 아마도 음악에 대한 열망과 갈증 때문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았다.

뛰어난 외모 덕분에 너무나도 운좋게 팀에 합류를 하게 되었고 이후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음악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펼쳐보지도 못한채 그저 외모가 뛰어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괴감이 마음깊은 곳에 자리잡은채 그를 괴롭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현중은 그런 모든 것들을 외면하고 피하기 보다는 정면으로 마주하여 끝내 이겨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자신이 몸담고 있는 맨친에서 그는 자작곡 프로젝트를 직접 제안하게 되었고 스스로 기획한 무대위에서 동료 가수들의 제대로 된 평가를 한번 받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지나치게 진지한 모습이 혹여나 누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맨친의 오디션 무대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특별했던 것이었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임해보겠다라는 김현중의 각오는 비록 그의 팬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음악인으로 살고자하는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인상깊었다.     

비록 생각지도 않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뜻하지 않게 준비된 소박한 자리였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김현중의 마음을 충분히 전해받을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스스로 부족한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런 오디션 무대에 정식으로 서서 심사위원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김현중은 만족할 수 있었고 너무나도 뜻깊고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 그리고 생애 첫 오디션이라 스스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무대에서 김현중은 그 어느때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주어진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었고 그의 진심은 심사위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다. 

물론 최선을 다한 김현중의 무대는 훌륭했지만 아쉽게도 심사위원들의 첫번째 선택을 받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평을 내놓은 심사위원들의 의견처럼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그의 또다른 모습을 좀 더 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는데, 선택을 받지 못한 김현중은 이에 주눅들지 않고 좀 더 화끈하고 각인이 될만한 진짜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다짐을 하였고, 패자부활전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끝에 다이나믹 듀오와 한 팀이 될 수 있었다.


두 차례의 해외촬영과 다이빙 미션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김현중이 왜 그토록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이 시작된 자작곡 프로젝트의 첫 무대에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선 그의 모습에서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음악인으로서의 열정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자신의 인생과 경험에 비추어 자작곡을 탄생시켜야 하는 미션이 비록 작위적이고 식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보이는 김현중이 어떤 노래로 시청자들 앞에 서게 될지 기대가 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과 갈증 그 끝에서 탄생하게 될 노래는 그 자체만으로 좋은 곡이 될 것이며, 이것은 비단 스스로에게 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뜻깊은 선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맨발의 친구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