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31. 08:55



<우리동네 예체능>의 취지는 일반인들과 건전한 스포츠를 통하여 건강한 웃음을 도모한다는 것에 있다.

과연 예능프로그램과 스포츠의 접목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탁구와 볼링 그리고 배드민턴으로 이어지면서 제작진의 예상은 어느정도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생활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동호인 및 일반인들은 예체능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저마다 방송출연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우리동네를 대표하여 자신이 애정을 갖고 있는 스포츠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저마다 원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예체능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바쁜 스케줄을 뒤로 한 채 여건이 되는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동호인들과 맞서 부끄럽지 않은 멋진 승부를 펼쳐보기 위해 더운 날씨에도 땀 흘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모두의 노력이 있기에 결과는 좋았다. 특히나 배드민턴으로 종목이 변경되면서 전보다 더욱 역동적이고 화려한 볼거리가 속출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도 높아만 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주구장창 경기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완급을 조절하며 적절한 웃음포인트와 함께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화요예능 1위 자리를 치열하게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인기를 얻는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는 않았다.

갑작스럽게 운동량을 늘리다보니 신체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어 부상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과한 승부욕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들이 비춰지고 있어 전보다 제작진이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인데, 배드민턴 두번째 대결인 경기도 고양시 중산동팀과의 경기에서는 결국 우려했던 일들이 터져버렸다.


결과를 먼저 보면 3:1로 예체능팀이 패배를 하긴 했지만 그 어느때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고 특히나 마지막 경기였던 네번째 대결에 참가한 필독과 동준은 비록 구력은 보잘 것 없었지만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상대팀과 멋진 경기를 펼쳐보였다. 그러나 최장랠리를 이어가며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였지만 결국 상대팀의 실력을 뛰어넘지 못한채 아쉬운 패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빈 말이 아니라 정말로 괜찮았고 정말로 잘해주었다.

2: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인 강호동과 존박이 나와 승리를 거두고 최종 라운드까지 이어지기를 바랬지만, 필독과 동준은 젊은 혈기와 발군의 운동신경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할 거란 모두의 예상을 멋지게 빗나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력 차이는 어쩔 수가 없었고 결국 중산동팀의 승리로 최종 마무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토록 멋진 승부에 예상치도 않은 찬물을 끼얹어 버린 동호인팀의 실언이 있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선 이것을 쇼맨십 혹은 예능이나 유머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단순히 승부욕을 주체하지 못한 흥분상태의 도발로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었다. 무엇이 그리도 동호인 선수의 마음을 자극했던 것일까?
손쉬운 상대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너무나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어 스스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일까?


 

 

 


동호인팀이 이기는 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다.

특히나 절대적으로 구력에 의해 승부가 가려지는 종목이기에 예체능팀이 지는 것은 당연하며 동호인팀이 이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예체능 프로그램이 반드시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이 아니라는 점을 출연하는 모든 사람들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언급한 것처럼 생활스포츠를 좀 더 널리 알리고 건강한 생활을 도모하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인만큼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 건강한 웃음과 재미를 보여주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물론 극도의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지 못한 상태에서 실언을 할 수도 있기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의 대표로 방송에 출연을 한 만큼 자신이 하는 발언은 곧 동네의 발언이 될 수도 있고 나아가 해당 종목 전체 동호인들의 목소리가 될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신보다 구력이 한참 모자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수준의 상대선수에게 6점이나 내줘서 자존심이 상한다느니 배드민턴은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절대로 안된다라는 식의 발언은 농담이나 유머로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자신만의 유머코드가 있다는 것을 십분 이해한다 쳐도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보인 구력도 나이도 한참이나 아래인 상대선수에게 할만한 발언은 결코 아닌 것이다. 오죽하면 예상치못한 발언에 강호동마저 속이 좀 시원하냐며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고 필독과 동준은 좀처럼 표정관리를 할 수 없었으며, 락커룸으로 들어온 이지훈은 동호인의 발언을 되뇌이며 좀처럼 분노를 삭이지 못했을까?

연장자로서 구력선배로서 생각보다 너무도 잘해주었다고 필독과 동준의 손을 높이 치켜들어주었다면 더없이 훈훈한 마무리가 되었을텐데 과한 애착과 지나친 자부심에서 비롯된 그의 발언은 참으로 적절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동호인의 실언에 제3자인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논란으로 커질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을 사전에 편집하지 않은채 고스란히 내보낸 제작진에게도 어느정도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유쾌하지 못하고 자칫 논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텐데 친절하게 자막까지 덧붙여서 내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절대로 동호인을 이길 수 없다는 그의 발언에 제작진도 분노를 삭힐 수 없었던 것일까? 복수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는 싫지만 웬지 한번 당해봐라라는 심정으로 편집없이 내보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 이것은 제작진의 큰 실수인 것은 분명했다.

최장랠리를 선보이며 배드민턴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들어놓고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어버린 동호인도 아쉬웠지만 그런 부분들을 걸러내지 않고 고스란히 내보낸 제작진도 실망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세번째 대결에 나섰던 최강창민이 배드민턴 라켓을 던지는 행동과 시종일관 큰 목소리로 열변을 토해냈던 이만기의 모습에 대해 비매너라는 시청자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도했든 안했든 간에 변명의 여지없이 상대선수 앞에서 라켓을 던지는 행위는 좋은 모습이 아니며 경기에 방해가 될 정도로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과한 승부욕에서 비롯된 비매너인 것도 분명하기에 다음부터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예체능 멤버들 또한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전체적인 짜임새와 흐름은 만족스럽다.

연습시간에는 적절한 웃음포인트를 살려내고 경기가 진행되면 군더더기없이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주며 다음주 팀워크 강화를 위한 전지훈련이 예고되있는 것처럼 적지적소에 다양한 구성을 내놓고 있는 제작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동네 예체능>이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와 비례하여 적지 않은 잡음도 나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방송출연을 하는 동호인들은 자신이 동네와 해당종목을 대표하는 만큼 언행에 좀 더 주의를 해주어야 할 것이고, 방송에 익숙한 예체능 멤버들은 승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한 수 배운다는 겸손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해주어야 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지금부터 놓치지 않고 챙겨간다면 예체능은 지금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우리동네 예체능>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