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24. 10:45



<우리동네예체능>을 챙겨보는 시청자의 부류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종목의 경기를 보려 하는 시청자와 또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챙겨 보기 위한 시청자이다. 극히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예체능 방송을 보며 웃음을 최우선적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비록 예능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불가피하게 경기 모습이 주가 되어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웃음이란 부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느정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웃음이 덜하다고 하여 시청자들이 크게 아쉬워하지는 않고 있는데, 어찌보면 포기라고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화요예능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아 프로그램의 취지를 조금씩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청자들 또한 적지않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분명 탁구와 볼링 그리고 배드민턴으로 이어지면서 경기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이들이 있고, 그 와중에 틈틈이 웃음 또한 챙겨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아직 예체능을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예체능에서 웃음을 최우선적으로 기대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까?

우선 이번주 예체능은 해외 스케줄이 잡혀있는 닉쿤과 최강창민, 그리고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존박이 빠지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은 위기에 봉착을 하였다. 게다가 동호인들과의 정식 경기가 빠지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적지 않은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개의치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바로 그동안 경기로 채워주지 못했던 웃음과 예능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우선 첫 스타트는 이종수가 끊었는데, 경기가 없는 이번주 방송분에서 그나마 자신을 희생하며 지루함을 해소시켜준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이종수는 지난주 해설을 맡아 주었던 정인영 아나운서와의 첫 대면에서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여 모두를 놀라게 하였는데 그에 대한 해명이 이번주 방송분에 보여졌다. 그는 절대로 가볍게 꺼낸 얘기도 아니고 평소 그런 말을 입버릇처럼 자주하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고 열변을 토해냈다. 보통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명하는 와중에 웃음으로 무마시키려다가 오히려 된서리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오히려 이종수는 자신의 마음은 진심이었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정면돌파를 하여 혹시나 있을지 모를 후폭풍을 사전에 제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출연진들을 겪어본 강호동조차도 이종수의 당당하고 돌발적인 케릭터가 완전히 적응되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는데, 예체능팀에 합류하게된 계기였던 <1대100>을 재차 언급한 강호동은 방송에 출연하고 싶다고 자신있게 언급한 것과 정인영 아나운서에게 사랑고백을 했던 그 용기를 높이 사주었다. 이 밖에도 이종수는 시종일관 강호동과 멘트를 주거니 받거니 능수능란하게 이어가면서 깨알같은 웃음을 유발해 내었는데 생각외로 두 사람의 예능 궁합이 잘맞아 떨어져 앞으로 좋은 활약을 기대하게 하였다.


위기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 것은 역시나 강호동이었다.

그동안 쉬지않고 경기를 이어오면서 유독 강호동이 제 역량을 펼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 아쉽기만 햇는데, 그는 분명 위기에 강한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강호동은 그 어느때보다 바쁜 모습이었다. 기존 멤버들의 부재와 함께 정식경기가 없는 방송분을 웃음으로 채워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멤버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방송분량을 차곡차곡 채워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너무나도 운이 좋게도 이종수라는 새로운 인물과의 찰떡 궁합과 약육강식의 모습을 제대로 소화해 준 이수근 그리고 강호동을 유일하게 제압하는 이만기와의 마치 먹이사슬을 연상케하는 관계들은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강호동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 웃음을 유발하는 역량 또한 유감없이 발휘를 해주었는데, 셔틀콕 멀리 보내기의 마지막 선수로 등장한 그가 극도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한채 허무하게 헛스윙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위한 계산된 행동인지 아닌지를 떠나 유쾌한 몸개그인 것만은 분명했다. 게다가 웃음 뿐만 아니라 리더로서 그의 배려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는데, 언제나처럼 점심값 몰아주기를 위해 다시금 최종전을 치루게된 호동팀에서 그는 자신이 식사값을 내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공중이 아닌 바닥을 향해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가장 멀리 셔틀콕을 날려 보낸 찬성이 선을 넘어가는 바람에 강호동의 예상은 빗나갈 수 밖에 없었다. 약간은 티가나는 행동으로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지만 큰형으로서 식사값을 내기 위한 모습은 그저 훈훈하게 보일 뿐이었다.


 

 

 


언급한 것처럼 강호동을 비롯하여 여러 출연진들은 오랜만에 웃음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다하였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경기가 없어 아쉽기는 하여도 한번쯤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웬일인지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웬지 모를 2% 부족한 듯한 이 허전함을 누군가가 메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 것이다.


멤버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강호동은 점심값을 두고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우왕좌왕하고 있는 가운데 이수근은 담당PD인 류PD에게 도움을 청하였는데, 아쉽게도 그는 적극적으로 그들의 게임에 동참하는 대신에 방관자의 입장을 선택하였다.

우여곡절끝에 언제나처럼 강호동의 의견대로 게임이 꾸려지기는 했지만 담당PD로서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혹은 적절한 개입을 하여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예능프로그램 PD가 구태여 방송에 얼굴을 비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시각차이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고는 있다. 괜히 어설프게 개입하다가는 프로그램을 산만하게 한다며 시청자의 호된 질책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1박2일>의 나영석PD를 떠올려 본다면 강호동과 PD의 적절한 대립과 개입은 오히려 프로그램의 재미를 한층 더할 수 있다는 이점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하지만 모두가 나영석PD와 같은 예능감을 갖기란 쉽지않은 일이며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류PD는 나영석PD와 같은 잠재력이 전혀 없는 것일까? 그가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2%의 허전함을 완전하게 채워줄 최적의 인물로 적절한 것일까?

우선 류PD는 과거 <1박2일>에서 강호동의 몰래카메라에 호되게 당하여 미처 해소하지 못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얽히고 설켜있는 인맥과 원한(?)들은 차후에 다양한 웃음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국민MC 강호동에게 짐짝처럼 들려 이리저리 공중을 날아다녔던 초짜PD가 이제는 어엿한 중견 PD로 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책임자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을 그 누가 예상이나 해보았을까?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인연 혹은 악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의 관심을 끌게하는 소재임이 분명했다. 


또한 류PD는 충분히 매력적인 케릭터로 급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물론 낯가림도 심해보이고 방송에 얼굴을 비치는 것이 익숙하지 못한데다가 아직은 멤버들과 적극적으로 어우러지지도 못하고 있지만, 마치 김C를 연상케하는 그의 굳은 표정은 웬만해서는 활짝 웃는 법이 없어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가 제대로 분위기만 탄다면 예체능 멤버 누구보다도 시청자를 배꼽잡고 웃길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물씬 든다. 

배드민턴 퀴즈대회에서 찬성의 순서에 갑작스럽게 짜장면이 도착됨을 뜬금없이 알리는 바람에 강호동의 화를 북돋웠던 류PD는 정식으로 사과를 요구당하자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미안하다며 고개를 90도로 숙였는데 이런 모습조차도 웬일인지 웃길 수 밖에 없었다. 그가 활발하고 억지 웃음을 주기 위해 나대는 인물이었다면 이런 웃음은 애초부터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웬지 기운 없어 보이고 적극적이지 못한 그의 말투와 행동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꾸준히 지켜본 바로는 그저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작정이라도 한 듯 예체능 멤버들은 어느때보다도 끊임없이 PD와의 대화를 통하여 그의 개입을 종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특히나 판정에 불만을 품은 이만기가 얼굴을 긁적거리며 류PD에게 집이 어디냐며 물었을때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또 한번 큰 웃음을 주었다. 그야말로 별 생각없이 톡하고 건드리기만 했는데도 돌아오는 반응은 빵터져버리는 것이다. 

재차 언급하지만 구태여 담당PD가 방송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것은 식상해보이거나 정신산만해 보일 수 있는 위험이 분명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주 방송분을 미루어 생각해보면 예체능이란 프로그램의 특성상 경기가 없는 휴식기에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고 재밌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 바로 담당PD란 점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그가 좀 더 긴장감을 덜어내고 사석에서도 출연진들과 돈독한 사이가 되어야만 방송에서도 그들을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며 시청자들 또한 편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류PD가 과거 나영석PD와 같은 스타일을 쫓거나 동경할 필요는 없다. 자연스러운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뛰어 넘어설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과하게 넘치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의 활약이 조금씩 두각을 드러낼수록 예체능의 허전한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꿔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우리동네예체능>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