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17. 09:39



예상을 뛰어넘는 박빙의 혈전이었다.

멤버들 대부분이 배드민턴 초심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짧은 준비기간 탓에 승패를 떠나 과연 동호인들과의 경기를 제대로나 소화해 낼 수 있을지 혹여라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어렵게 출연 결심을 한 그들에게 큰 실례를 끼치는 것은 아닐지 염려가 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비록 예체능 팀이 아쉬운 패배를 당하기는 하였지만 경기 내용만큼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동호인들이 가족들과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게다가 방송이라는 긴장감 때문에 평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을 하긴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예체능팀 멤버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멋진 승부를 완성해 내었다. 


닉쿤-찬성(패) / 조달환-필독(패) / 이종수-창민(승) / 강호동-존박(승) / 닉쿤-이수근(패) : <중곡동팀 3 : 2 예체능팀>


이번 중곡동팀과의 배드민턴 경기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맏형 강호동의 활약이 눈부셨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운동신경 하나 만큼은 여전히 발군이었던 강호동은 짧은 훈련기간동안 놀라울 정도로 빠른 체득력을 보여 담당코치를 놀라게 하였다. 경기 당일날 아침에 코치가 알려준 네트플레이를 바로 실전에 적용할 만큼 그의 이해력은 뛰어났으며, 비록 경기초반 지나친 의욕때문에 존박과의 호흡이 맞지않아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은 경기를 승리로 이어지게 만들어냈다.

하지만 강호동의 모습은 경기에 참여했을때보다 뒤에서 있을때 더욱 빛을 발했다.

상대팀의 월등한 실력에 주눅들고 위축되어있는 팀원들을 독려하고 기운을 복돋워주기 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끊임없이 바쁘게 움직였으며, 평소 구박하기 급급하였던 이수근에게 최종라운드라는 트라우마에 또다시 빠질 것이 염려되었는지 두 뺨을 부여잡고 뽀뽀를 해주며 응원하는 모습은 웬지 짠하기까지 했다.


이번 배드민턴 경기에서는 전보다 더욱 웃음포인트가 나오기 힘들었다. 경기가 막상 시작이 되자 모두가 집중하고 긴장을 하고 있는 탓에 누구하나 제대로 웃음을 주는 멘트를 날리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수근조차 연신 긴장을 하고 있던 탓에 예능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강호동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전보다 많은 움직임과 쉴새없이 대사를 치고 받기에 분주했다. 게다가 경기가 끝나고 난 후 당일날 앨범발매를 한 존박의 1집을 깨알같이 홍보해 주면서도 여기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며 허탈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여러차례 멋진 스매시를 날려 임팩트있는 장면을 연출해 낸 닉쿤에게 스스로도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쑥쓰러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는데 마지못해 닉쿤도 "쵸큼" 이라고 얘기하는 바람에 모두가 한바탕 웃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탁구와 볼링 경기에서도 팀의 기둥으로서 버팀목을 해주었던 강호동이지만 이전보다 더욱 팀원들을 독려하고 감싸안으며 리더이자 맏형으로서 배려하고 품어주는 일련의 모습들은 참으로 든든하고 보기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팀의 에이스 이만기의 부상은 예체능팀에게 큰 악재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해외공연이 취소되는 바람에 이만기의 빈자리를 닉쿤이 메워줄 수 있어 그나마 모두 한시름을 놓을 수가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닉쿤은 두 번이나 뛸 수 밖에 없었는데 그만큰 본인에게 다가오는 부담감은 상상 이상으로 클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인 기량으로만 따지고 보면 상대팀 누구와 겨뤄도 절대 뒤쳐지지 않을 정도였지만 개인전이 아닌 복식경기였기 때문에 팀원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그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닉쿤의 민첩함과 파워풀 넘치는 스매시는 역시나 백미였다.

1초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라인을 넘어갔는지 재빠르게 판단해내는 그의 동물적인 감각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으며, 기회가 주어졌을때 상대를 압도하는 화려하고 파워풀 넘치는 점프 스매시는 단연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닉쿤 역시도 숨통을 조여오는 긴장감과 부담감을 끝내 이겨내지는 못했다.

자신에게 최종승패가 걸려있고 모두가 자신만 바라보며 의지하고 있다라는 사실은 그의 발을 무겁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경기의 상대는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할만큼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젊은 선수였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못하였고 연이어 실책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아쉬운 패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닉쿤은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충분히 해내주었고 부족한 실력으로 위축되었던 멤버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복돋워주었다.


 

 

 


비록 패배는 했지만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경기 내용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어 옥의 티로 느껴졌는데, 우선 이번 배드민턴 경기에서는 정인영 아나운서와 함께 두명의 코치가 해설을 맡은 부분이었다. 메인 MC인 강호동 역시 선수로 현장에서 함께 뛰어야 했기에 아무래도 원활한 경기해설을 맡아줄 인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적절한 구성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예체능 멤버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두 명의 코치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정인영 아나운서의 역할은 상당히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두 명의 코치가 정석적인 경기해설을 하고 이병진과 같이 입담이 좋은 인물을 배치했더라면 더욱 풍성한 재미와 알찬 해설을 기대할 수 있었을텐데,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두 명의 코치와 배드민턴경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한 명의 아나운서의 조합은 상당히 밋밋하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어색한 세 사람의 조합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청자의 시선과 별반 다를 것없이 경기를 그저 지켜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는 일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다.


2라운드 경기였던 조달환-필독의 경기는 통편집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유는 중곡동 배드민턴팀의 어르신 두 분과의 실력 차이가 너무나도 극명하게 드러나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강약조절은 기본이고 혼을 쏙 빼는 화려한 스킬과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에 조달환과 필독은 미처 땀 한방울도 나기전에 경기가 마무리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경기를 통째로 드러내버린 것은 상당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기전 서점을 찾아 배드민턴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세심함을 보인 조달환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 손에 물집이 잡히고 터질만큼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필독의 열정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짧은 시간 스쳐지나갔지만 중곡동 두 어르신의 믿을 수 없는 묘기에 가까운 멋진 경기 장면들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역시나 아쉽기만 하다. 압도적인 경기 탓에 오히려 방송에 내보낼 것이 없다라는 점을 당사자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을텐데 방송을 지켜보면서 조금은 허무한 마음도 들었을것만 같다. 차라리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시배장면과 출연진들의 소개장면들을 조금 줄이더라도 2라운드를 내보냈으면 좋았을텐데 제작진의 편집점이 아쉽기만 하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땀 흘려 연습한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면 비록 패배를 한다해도 아쉬움은 남지 않을 것이며 그 누구도 경기에서 졌다고 비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졌다는 아쉬움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기분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만족감을 얻어냈다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찰나의 순간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혹시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후회와 아쉬움이 마음 한구석에 쓰라린 상처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도 놀랄만큼 후회없는 멋진경기를 한 뒤 라커룸에서 끊임없이 이어졌던 무용담과 자화자찬의 시간들은 그들에게 충분한 힐링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경기를 마치고 난 후 예체능 멤버들의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 홀가분하고 기쁜 모습이었다.

이전 경기들에서처럼 자신 때문에 경기에서 졌노라 한탄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하는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후회없는 최선의 경기를 한 것에 대해 만족해했고 서로를 격려하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마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진한 아쉬움의 눈물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고 피나는 연습을 거듭하여 동호인들을 멋지게 이겨내는 모습도 좋겠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다하고 난 뒤 흔쾌히 패배를 인정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밝게 웃는 모습은 앞으로 예체능이 나아갈 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승패를 떠나 모두가 건강한 운동을 통하여 건강하게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예체능의 소임은 다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우리동네 예체능>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