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16. 10:18



퇴근시간 6시가 될 무렵이면 사무실에 있는 TV를 켜고 보기 시작하며 먼저 퇴근이라도 하려고 하면 어디가느냐며 눈치를 주거나, 회식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일주일에 세번도 부족하여 많게는 주말끼고 여섯번을 해야 직성이 풀리기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주말에는 단합대회를 핑계로 이리저리 호출하여 편안한 주말을 무자비하게 빼앗아 버리는 직장상사가 있다면 참으로 직장생활이 고달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가끔은 그런 자리가 지겹고 피곤하여 빠지기라도 하면 한동안 삐져서 당사자를 마치 투명인간 취급을 해버리는 직장상사가 있다면 당장에 이직을 고려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다.


이번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고민사연자는 위에서 언급한 꼴보기 싫은 면모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자신의 노총각 직장상사가 너무나도 고민이라며 출연을 하였다.

고민사연자는 회식을 너무도 좋아라하는 노총각상사 때문에 급기야 남자친구와의 중요한 약속을 어기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헤어지는 일을 겪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회식을 먼저 제안해 놓고 정작 회식비용은 더치페이를 요구하거나 심지어 본인이 돈을 덜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 직장상사임이 분명했다. 게다가 한번은 추석에 자신의 집에 벌초를 하러 가자며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는데 정작 고민사연자는 상사의 벌초를 하느라 추석 당일날 고향에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하여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상사가 한명쯤은 꼭 있기 마련이다.

저마다의 사생활이 있고 보호받아야할 시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이클과 기분에 맞춰 부하직원들이 한 몸처럼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상사들이 어딜가나 꼭 한 명 쯤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월이 바뀌어 젊은세대들이 전과 달리 자신의 주장을 숨기지 않고 호불호를 드러낸다하여도 상사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행동을 하면 결국 고스란히 자신의 손해로 돌아온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기에 그들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기란 참으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상사가 원하는대로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가고 주말에도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으니 참으로 고민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노총각상사의 의견은 어떤 것일까?

그는 절대로 강요가 아닌 직원들의 자의에 의해서 회식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직원들의 마음을 뻔히 알고는 있지만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절대로 자신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함께 나온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집 근처까지 찾아와 텐트를 먼저 쳐놓고 나오기를 바라거나 가고 싶지 않은 스키장에 재차 함께 가줄 것을 요구해놓고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며 고충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정말 이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려놓아도 유분수지 직원들의 심적 스트레스가 이 정도라는 것을 과연 함께 출연한 사장님은 알고 있었을까? 역시나 사장님은 노총각상사가 이 정도로 회식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며 직원들의 사생활까지 피해를 주는 행동들을 하고 있었는지를 잘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표정은 그다지 어둡거나 심각해보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고민사연자를 비롯하여 함께 출연한 직원들이 털어놓는 고충에 비하여 표정은 그리 심각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저 마음좋고 허물없이 편한 오빠나 형에게 투정을 부리는 정도라고 느껴졌다면 지나친 착각일까? 실제로 고민사연자는 시종일관 노총각상사를 산적이라고 표현하며 자신과 억지로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거부하였다. 물론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기에 손사레를 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상사에게 산적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평소에 친한 오빠 동생 정도의 사이가 아니고서야 나이많은 상사에게 그것도 전 국민이 지켜보는 방송에 나와서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는 결코 아닐 것이다. 웬만큼 친하지 않고서는 몇 차례에 걸쳐 자연스럽게 산적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그만큼 평소에 두 사람의 유대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니 회식자리에서 언제나 더치페이를 강요한 것도 아니었고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벌초를 하러 간 일도 서로의 의견이 다른 점을 미루어보아 오해에서 비롯된 일 정도로 보여졌다. 그렇다고 해서 고민사연자가 노총각상사를 얕잡아보고 공개망신을 단단히 시키려고 작정한 것은 물론 아니다. 언급했던 내용들은 직장생활을 해본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을만큼 고민인 것은 분명하며, 상사의 회식중독을 이 참에 고쳐주고 싶은 애틋한 마음에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게다가 사장님까지 함께 나온 것으로 보아 평소 자식처럼 아끼고 있는 노총각상사의 집요한 회식중독이 정말 고민인지 아닌지 모두에게 한번쯤 평가를 받아보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한 것으로 보였다


비록 회식중독이지만 노총각상사의 인간성만큼은 함께 출연한 사장님이 잘 대변해주었다.

손수 선을 주선하면서 상대방의 아버지와도 만나기까지 하며 노총각상사를 챙겨주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가 회사안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임을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회사에서 대인관계도 좋지않고 일도 잘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면 과연 사장님이 직접 선자리까지 알아봐주는 일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오히려 사장님은 자신이 직접 보증하는 일등 신랑감이라며 공개구혼에 힘을 실어주기까지 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는 결코 몰지각하거나 인성이 나쁜 인물은 아니었다. 그저 회식중독만 고친다면 마음씨 좋고 너그러운 상사의 모습이었다. 


노총각 상사와 같은 직장상사가 있다면 가뜩이나 회사업무에 시달리는 것도 힘겨운데 하루하루 회사를 다니는 일 자체가 고욕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분을 맞춰주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막상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심적 스트레스를 상상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연봉이나 자신의 미래를 염두해 두기도 하지만 대인관계나 직장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못이겨 이직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설문조사들을 보면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인 것은 맞다.

때문에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노총각상사도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를 통하여 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며 모두가 바라는대로 좋은 신부감도 만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방송이 나가고 난 이후 노총각상사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대는 댓글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을 보니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허물없이 아끼는 마음에 상사의 회식중독을 고쳐보기 위해 나아가 공개적으로 그의 결혼을 추진해 보기 위한 방편으로 출연 결정을 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진상이고 못되먹은 상사로 낙인이 찍혀버려 결혼은 커녕 단단히 혼삿길을 막아버린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억측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급한 것과 같이 노총각상사가 강압적이고 악의적으로 부하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한 방편으로 회식을 종용한 것은 아니며 그저 외롭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그에서 비롯된 소소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지 않은 습관이나 버릇을 방송출연을 통하여 고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직장동료들이 함께 출연한 것일 뿐이니 지나친 인신공격이나 무분별한 비난만은 제발 자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