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4. 10:31



여전히 <라디오스타>는 재밌고 유쾌하다.

제작진이 바뀌어 다소 산만하고 어수선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어떤 게스트들이 출연한다해도 호흡이 척척 잘 맞는 네 명의 MC들은 여전히 라스를 수요예능 1위에 올려 놓으며 선전을 다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식상하고 정신 산만해서 불편하다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과 함께 MC와 제작진의 교체로 인하여 다소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듯한 형국이긴 하지만 라스는 분명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 회복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라디오스타>의 매력은 무엇일까?

역시나 김구라를 중심으로 독설과 직언으로 똘똘 뭉쳐있는 MC들의 거침없고 지치지 않는 하이에나 본성이 라스의 돌직구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결코 이들에게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쥐락펴락하고 리드해나가는 게스트들이 출연하거나 혹은 예능이라는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억지 웃음을 유발해 내려고 애쓰기 보다는 꾸밈없이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주었을때 시청자들은 더욱 큰 매력과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효리나 신화와 같이 산전수전 다 겪고 내공이 탄탄한 1세대 아이돌들이 출연하게 되면 더이상 우려먹을 것도 없이 수많은 얘기들을 방송에서 해왔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독설로 무장한 MC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막말로 치고받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때로는 속된말로 한물 갔거나 혹은 인지도에서 조금 뒤쳐지는 게스트들이 출연할때면 MC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어느때보다도 거침없이 공격적으로 물고 뜯으며 당사자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모든 독설과 직언들은 대중들에게 좀 더 알려지고 각인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기에 악의가 없다라는 것을 오랜 라스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웃음이나 재미를 기대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출연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나 지난 방송에서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과 자연스런 반말이 방송으로 전해져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것은 대표적이다. 혹여나 그녀가 관심을 받기 위해 억지로 자신의 모습을 꾸미려고 했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컸을텐데 있는 그대로 평소 모습과 말투를 섞어가며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했던 것들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번주 라스는 "호랑이 선생님" 특집으로 박칼린, 김형석, BMK, 아이비가 출연을 하였다.

얼핏 박칼린의 출연으로 타이틀이 걸맞아 보이는 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방송을 모두 지켜보니 나머지 3명의 게스트들은 이번 특집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차라리 "내숭없고 솔직한 사람들의 모임" 정도였다면 괜찮았을텐데 지나치게 박칼린을 중심으로 나머지 3명의 출연이 급조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박칼린과 20여년 알고 지낸 김형석, 그리고 그녀와 공연을 함께 했던 아이비, 그리고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BMK, 타이틀로 한데 묶기에는 참으로 연관성이 적어보이는 구성이었다.


 

 

 


타이틀로 미뤄보아 이번 방송의 주인공은 박칼린으로 예상되었지만 오히려 집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은 작곡가 김형석이었다. 우선 작곡가 김형석이 출연하면 언제나 신승훈과 김건모와 관련된 일화들이 단골로 소개되곤 한다. 알고 지낸지 오래되었기에 두 사람과 관련된 김형석의 에피소드들은 끊임없이 매번 새롭고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과거에 머무르는 이야기만이 아닌 현재에도 친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기에 겹치는 내용들이 별로 없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형석이 털어놓은 얘기중에 가장 시선을 끌었던 것은 역시나 솔직하게 밝힌 저작권료에 대한 이야기였다.

떠도는 소문만이 아닌 누적 저작권료 1위를 지낸 당사자가 꺼내 놓은 저작권료는 역시나 상당한 액수였다.  김구라와 친분이 있는 작곡가 조영수가 1년에 저작권료만으로 10억을 받는다는 얘기를 꺼내자 흔쾌히 인정하며, 한가지 오해인 것은 꾸준히 매년 10억 가까운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기복도 심하다며 첨언했다. 물론 한달에 1억이 넘는 돈이 입금된 적도 있기는 하지만 그전에 벌려놓은 일들이 워낙 많은 탓에 아직 청산하는 중이라며 약간의 너스레를 떨기도 하였다.


유명 작곡가들의 저작권료가 많다라는 것은 알고 있는 일이지만 그동안 뜬구름 잡는 식으로 추측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국내 저작권료 최상위권에 있는 김형석이 허심탄회하게 밝힌 저작권료는 역시나 상상 이상의 액수임에는 분명하였고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그들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내기 위한 일련의 고통스러운 과정들을 떠올려본다면 후천적이든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든간에 모두 피나는 노력의 산실이기에 막연히 부러워하거나 질투할만한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저작권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모두 밝힌 김형석을 향해 김구라는 연신 좋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 아마도 어설픈 웃음을 유발해 내기보다는 모두가 궁금한 것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꺼내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을 것이다.

시청자들 역시 김구라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그저 홍보를 위해서 아니면 지난 과거를 추억하며 다른 이들의 뒷담화를 이용하여 억지 웃음과 관심을 유발해내려는 것은 참으로 식상하고 별로 흥미롭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이야기였지만 정재형을 만나기 위해 파리로 건너간 김형석이 패션의 도시에 걸맞는 치장을 너무 과하게 한 덕분에 카페에서 여자로 오해받아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는 아주 자연스럽고 소소했지만 큰 웃음을 유발해 내었다. 박진영을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해 준 대표곡 <너의 뒤에서>를 작곡한 김형석이 밝힌 박진영의 데뷔 관련 에피소드에서는 순식간에 웃음기를 거둬내고 프로 작곡가로서 가수를 바라보는 진중한 면모를 볼 수 있었고, 유명 작곡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수들에게 자신의 곡을 어필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는 옆집 형과 같은 친근함마저 느낄 수가 있었다. 

세간에서는 라스의 매력이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설과 직언으로 게스트들이 곤란을 겪고 난처해하는 모습들에서 빚어지는 깨알같은 웃음들이 유쾌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도 김형석과 같이 억지 웃음을 유발하기보다는 솔직함과 진솔함에서 자연스럽게 빚어지는 웃음이 있을때만 더욱 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첫 방송에서 아쉬움을 주었던 김구라가 한달여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회복해가며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비록 이전과는 달리 껄끄럽고 난처한 질문들 앞에서는 조금 머뭇거리거나 당황해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분명한 것은 김구라의 합류 덕분에 나머지 세 명의 MC들의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것이며, 더불어 솔직한 모습과 모두가 궁금했던 부분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혀준 작곡가 김형석은 게스트로서의 대표적인 좋은 예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라디오 스타>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