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7. 2. 09:37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하루 20시간씩 오로지 일만하시는 아버지가 너무나도 고민인 막내딸이 <안녕하세요>에 출연을 하였다. 고민사연자의 아버지는 올해 81세임에도 불구하고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밭에서 일만 하신다고 했다.

매일매일 밭에서 거둬들이는 농작물을 밤 늦게까지 정리하고 다듬고 씻느라 고스란히 하루를 보내시는 아버지가 하루 일하는 시간은 무려 20시간이나 되었다. 마치 일개미를 연상케하는 아버지는 설이나 추석때도 자식들이며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시기 보다는 언제나처럼 밭에 나가서 일을 하셨다.

가뜩이나 허리가 잔뜩 굽어 자식들과 똑바로 눈을 마주칠 수도 없는 꼬부랑 할아버지신데 좀처럼 손에서 일을 놓지 않으시는 바람에 땔감을 쌓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다녀오시다가 차에 부딪혀서 사고가 난 적도 있고, 게다가 얼마전에는 내리막길에서 비료를 실은 리어카가 뒤집히는 바람에 큰 일을 당하실 뻔한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지나가는 행인들의 도움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건진 적도 있으시다고 했다.


고민사연자가 바라는 것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단 한가지였다.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한 평생 일만 하셨으니 이제는 친구도 만나도 어머니와 함께 여행도 다니시며 마음 편하게 사시는 것이었다. 하지만 간절하게 일좀 그만하실 것을 말려도 보고 떼를 써보기도 했지만 정작 당신은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못산다 하시며 도무지 고집을 꺾지 않으셨다. 이제 더운 여름이 또다시 찾아오는데 하루종일 밭에서 일만하시는 아버지가 혹시라도 갑자기 쓰러질까 염려가 된 고민사연자는 그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600평이나 되는 밭을 사람을 쓰지 않고 온전히 혼자서 관리하시는 고민사연자의 아버지는 많은 연세에 건강까지 좋지 않으신데 홀로 경작하고 관리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양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하루 20시간을 일할까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 많은 밭을 홀로 가꾸기 위해서는 어쩌면 하루 20시간도 부족할만큼 엄청난 양일 수 밖에 없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밭일을 정리하고 마무리 지으면 어느새 밤12시가 된다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거둬온 농작물은 할머니가 다음날 시장에 내다 파신다고 한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 할아버지는 친구도 만나지 않으신채 오로지 일만 하고 계신 것이었다. 홀로 일하시는 아버지의 건강이 너무나도 염려되어 자식들이 휴대폰을 마련해 드리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귀찮으시다며 한사코 거절을 하시는 바람에 자식들의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고된 밭일을 그만두지 않으시고 계속 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온갖 궂은 일을 다 해 온 할아버지는 일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막내딸과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당일에도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일을 하고 오셨다고 한다. 나이드신 분들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바로 일을 하다가 쉬게 되면 더 아프다는 얘기를 할아버지에게도 들을 수가 있었는데 자식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가슴아픈 말이 아닐 수가 없는 일이다.


자식들이 어린 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하여 위로 자식 넷은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했지만, 이후 꾸준히 농사를 지어 저축을 한 덕분에 아래로 자식 넷은 제대로 교육을 시켜줄 수 있어 좋았다고 하셨다. 두루두루 모든 자식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잘 커주어 모두 번듯한 가정을 꾸려 잘 살고는 있지만 할아버지의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자식들에게 못 해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으신 것 같았다. 그리고 이토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자식들이 잘 커주는 것을 보고 있으니 가족들을 생각하면 할아버지는 도무지 일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일만 하는 것이 조금도 스트레스 받거나 짜증나지 않는다고 하셨다.

오히려 당신이 흘리는 땀의 결실로 곡식이 주렁주렁 열리고 쑥쑥 자라주는 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뿌듯함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잘 자라준 자식들을 보는 것 마냥 할아버지는 고된 밭일이지만 언제나 즐겁고 재미가 있으신 것이다. 게다가 이토록 잘 자라주고 있는 농작물 덕분에 자식들이나 손주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는 행복까지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 아니냐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을 놓지 않겠다고 하셨다.


땀의 소중함을 잘 알고 계시는 할아버지는 그야말로 정직하게 한 평생을 살아온 분이셨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많은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입담으로 MC들을 깜짝 놀라게 하셨는데, 매일매일 일만 하시는데 어떻게 8남매를 낳으셨냐는 신동엽의 짓궂은 질문에 "짬짬이 만드는 것이지" 하시며 귀여운 표정으로 재치있게 대답을 해주어서 스튜디오를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렸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함께 출연하신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셔서 MC들의 질문을 잘 듣지 못하지만 그나마 저음의 남자목소리는 조금 알아들으신다고 했는데, 이영자가 걸걸한 큰소리로 목소리 잘 들리시냐는 질문에 할머니는 잘들린다고 답을 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큰 웃음을 선사해 주셨고 뜻하지 않은 목소리 굴욕에 이영자는 고개를 잡고 뒤로 넘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부부는 시종일관 MC들의 질문과 진행은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두 분이 자신의 말만 하시기에 바빠서 한 치의 빈틈없는 만담을 펼쳐보이는 바람에 유쾌한 웃음마저 얻을 수 있었다.


자식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자주 연락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휴대폰을 장만할 것을 MC들은 권유해 보았다.

하지만 매월 나가는 휴대전화비마저 아까운 할아버지는 거부를 하셨는데, 평소에도 자식들이 모두 내준다고 하셔도 끝내 거부를 하고 계신 것이었다. 그러자 이영자는 자식들 대신에 MC들이 돈을 모아서 휴대전화를 사드리겠노라 돌발 제안을 내놓았는데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셨지만 모두의 바램대로 할아버지는 못이기는 척 제안을 받아주셨다. 비록 고민사연자의 바램처럼 고된 밭일을 그만두게 하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MC들 덕분에 할아버지의 안부를 자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생긴 것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가 있었다.


나이드신 노부부가 출연하면 언제나처럼 MC들의 짓궂은 단골 질문이 있다.

이영자의 입을 빌어 신동엽은 요즘도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뽀뽀해 주느냐며 넌지시 물은 것이다. 그런데 평소 할아버지가 뽀뽀하자고 해도 할머니는 늙어서 싫으시다며 마치 소녀처럼 새초롬한 표정을 지으며 안한다고 하셨다. MC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 참에 두분이 뽀뽀하실 것을 계속 권유하였는데, 두 분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거침없이 입에 뽀뽀를 하며 여전히 금슬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훈훈한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하루종일 고된 일을 하는 할아버지가 자식에게 있어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당신에게 있어서 밭이란 놀이터이고 일터이며 삶의 전부이기에 무조건 그만두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불효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조건 할아버지에게서 소중한 밭을 빼앗기보다는 MC들이 손수 마련해 주기로 약속한 휴대전화로 자식들이 매일매일 안부전화도 하고 짬짬이 시간을 내어 밭일도 함께 도와드리면서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일을 하시며 오래 사실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드리는 것이 좋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한 평생 땅과 함께 정직하게 살아오신 노부부를 향하여 네 명의 MC들이 마치 자신의 부모님을 대하듯 살갑게 어리광도 피우는 모습은 너무나도 정겨워 보였고 마음마저 따뜻할 수 있어 덕분에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