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25. 09:37



이번주 <안녕하세요>에는 특이하게도 가족이나 친구사이가 아닌 정이 많은 사장님 때문에 회사가 망할 것 같아서 고민이라는 휴대폰 매장 직원의 사연이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하여 정도 많고 오지랖 넓으며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곤란을 겪었던 사연들이 몇차례 소개된 적은 있었지만, 상사도 아닌 사장님의 사연으로 출연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도대체 얼마나 고민이 되었으면 출연을 결정하게 됐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고민사연자인 직원의 고민은 다음과 같았다.

사장님은 정이 많고 가슴도 따뜻한 사람이며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을 해서 솔선수범 매장 청소도 직접하고 좋은 품성으로 주위에서 칭찬도 자자할만큼 나무랄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이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정작 회사는 쫄딱 망하게 생겨버렸다는 것인데, 이유인 즉슨 납품을 하고 돈을 받아야 하는 거래처에서 조금이라도 사정이 어렵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 그놈의 정 때문에 돈을 달라는 소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아 하루아침에 망해버리고 종적을 감춰버리는 회사가 넘쳐나는 요즘 상황에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 돈을 갚지 않고 있는 거래처의 금전적인 어려움을 듣게라도 되면 오히려 거듭 돈을 내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정작 빌려준 돈은 받을 생각을 안하고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의 돈을 퍼주고 있는 것이다.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틈만 나면 주위에 빌려주고 있는 탓에 그동안 미수금만 해도 1억원이 훌쩍 넘어 버렸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러하니 회사통장은 마이너스가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되었고 정 많은 사장님 때문에 괴로운 것은 직원들이었다. 지금은 근근히 버티고는 있지만 이러다가는 회사 문닫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고민사연자 또한 백수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여 어렵게 출연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정 많은 사장님은 미혼도 아니고 애가 둘씩이나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렇다면 돈이 넘쳐나 여기저기 퍼주고 있는 것일까? 당사자는 출퇴근을 스쿠터로 하고 있었고 1년동안 직원이 본 사장님의 옷은 불과 세벌정도에 불과할만큼 씀씀이가 헤푼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금전적인 부탁이라도 오게되면 물불가리지 않고 자신의 수중에 있는 돈을 모두 내어주고 그것도 부족하면 아버지나 형과 같이 가족들한테서라도 빌려서 도와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도무지 믿기 어려운 얘기들 뿐이었다.


고민사연자는 회사에서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데 많게는 마이너스 몇천만원이 될때가 있을정도로 자금상황이 최악이라고 밝혔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거래처 사장들에게 연락을 하여 미수금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해 보기도 했지만 그럴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바로 사장이 직접 빌려준 것인데 왜 직원이 나서냐며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물론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빌려간 돈을 갚지 않고 버티는 것 만큼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오죽이나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졌으면 게스트로 출연한 효린이 "진짜 웃겨" 라고 속마음을 거침없이 내뱉을 정도였는데 정말로 속이 다 시원했다. 웃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진짜로 웃기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시청자의 입장에서 빌려준 사장도 답답한 노릇이지만 자신들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선뜻 돈을 갚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거래처 사장들의 행태는 더더욱 분통을 터트리게 만들었으며, 담당 직원에게 자신의 사정을 구하지는 못할망정 사장이 빌려주었는데 왜 직원이 나서냐고 핀잔을 주었다니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아마도 효린의 예상치못한 일침을 보고 들었다면 당장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낯이 뜨거워 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장에 폐업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만큼 본인 사정도 어려우면서 주구장창 돈을 퍼주고 미수금을 받지 않고 있는 당사자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자신도 하루하루가 어려운 나날이지만 경기 불황으로 장사가 안되고 있는 거래처들의 사정을 나몰라라 하기 어렵고, 그들 모두 오랜시간 자신과 거래하며 도움을 주고 받았던 세월들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매정하고 야멸차게 돈 갚으라는 소리를 차마 못하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미수금의 정확한 액수는 도대체 얼마일까? 담당 직원하고 시간을 내어 계산을 해 본 결과 그 액수는 무려 2억원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중에는 집을 담보로 잡혀있는 1억원의 융자가 포함되어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정작 아내는 꿈에도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저 경기가 좋지 않아서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정 많은 사장님은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월급만큼은 밀리지 않게 꼬박꼬박 챙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점심값도 부족한 탓에 직원들의 식사는 2천원짜리 짜장면으로 해결을 하는 일이 태반이었는데, 혹여라도 5천원짜리 볶음밥이라도 시켜먹으려고 하면 눈치가 보인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게다가 어떤 때는 점심값을 해결하기 위해서 휴대폰 매장에서 휴대폰 판매는 미뤄두고 양말을 뒤집는 소일을 하는 경우도 있어 직원들의 열악한 상황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거래처나 주위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을 빌려주고 받지도 못하면서 직원들은 맘 편히 점심도 챙겨먹지 못하고 있으니 당사자들은 얼마나 섭섭하고 허탈하기 그지 없을까?

게다가 더욱 답답했던 것은 사장 본인에게 사기를 치려고 접근했던 지인의 뒷처리와 금전적인 부분들을 직접 해주고 있는 탓에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직원들의 본의아닌 근검절약은 강요될 수 밖에 없었다.

손님들이 쓰고 난 종이컵도 재활용을 하여 자신들이 사용하고, 때로는 손님들에게 접대하는 커피믹스도 떨어져서 없는 경우가 태반이며, 더운 여름날 에어컨 사용은 꿈에 불과하였고 더워서 조명을 끈 것이라는 변명이 나오기는 했지만 사장님이 휴대전화 진열대도 불을 꺼놓게 했다는 남직원의 증언은 참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게다가 담당 세무사 사무장이 함께 출연하였는데 그의 증언은 더 더욱 충격적이었다.

작년 매출 7억5천만원이었는데 실제 수익에 대한 소득세를 불과 30여만원밖에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출대비 지출과 소비가 얼마나 심했으면 이런 불균형한 수익구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 이런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길게는 3개월에서 5개월정도면 폐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야기가 거듭되면 될수록 답답함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아무리 사람좋고 정이 많다손 치더라도 이건 정도가 너무 지나쳐 보였다. 제3자가 봐도 이 정도인데 혹여라도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아내가 이 방송을 보거나 소식을 전해듣게 되면 얼마나 원망스럽고 울화가 치밀어 오를까? 오죽했으면 신동엽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보지 못하도록 힐링캠프를 보게 하라는 권유를 내놓을 정도였다.

당사자인 사장님은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떼먹고 도망갈거라는 걱정과 염려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일까?

마음이 바다처럼 넓어서인지는 몰라도 대한민국이 삼면이 바다인데 언제가는 만나지 않을까 혹여 살아만 있다면 어디선가는 분명히 갚을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의지를 절대로 굽히지 않아 아쉬움을 더하였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도 많지만 정말로 나쁜 사람들도 분명 있다라는 사실을 인지해주길 바라며, 그 착한 마음을 악용하지 않는 좋은 사람들만을 만나길 항상 기도하겠다는 효린의 진심어린 걱정으로 정 많은 사장님의 사연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아쉽게도 정 많은 사장님의 득표수는 133표로 개명아빠에게 미치지는 못하여 새로운 1승에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민이라고 인정을 한 만큼 지금의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되거나 이어지지 않도록 하루라도 빨리 사장님 스스로 마음을 고쳐먹어야만 할 것 같다.

거래처와의 오랜 인연도 중요하겠지만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라도 밀린 미수금도 얼른 돌려받고 융자도 갚으며 직원들 점심이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이 많아서 거절도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기만 했는데 이것은 본인의 건강에도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

씨스타의 "Give it to me" 로 재치있게 마무리를 한 신동엽의 바램처럼 방송을 본 거래처 사장님이나 지인들이 하루라도 빨리 밀린 미수금을 갚아주고 한 가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 주기를 바라며 좋은 인연이 더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