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20. 10:02



최근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게스트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하나의 주제를 두고 억지로 짜맞춘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어떤 게스트들이 출연한다해도 워낙에 입심 좋고 재치있는 MC들 덕분에 그럭저럭 프로그램을 꾸려나가기는 하지만, 분명한 건 이렇게 급조한듯 억지스럽게 짜여진 구성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분명 라스에는 또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염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유세윤이 하차한 이후 김구라의 복귀로 빈자리가 어느 정도 메꿔진 듯하지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MBC내 인사이동으로 라스 제작진이 교체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번주에는 유독 어수선한 느낌이 강했다. 나나의 연기력을 평가해보는 자리에서 쌩뚱맞게 스케치북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야심차게 선보인 시청자들과의 전화연결 코너는 라스의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않았으며 아무런 임팩트나 재미도 주지 못한채 그저 뭐라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이 고스란히 전해질 뿐이었다. 오죽하면 MC들마저 불평불만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다음 방송분부터는 과감하게 폐지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매력적이고 관심이 가는 게스트가 출연하면 토크쇼 프로그램은 자연스레 시청률도 동반상승한다.

게스트와는 상관없이 꾸준하게 시청하는 매니아들도 있겠지만 그외의 시청자들은 금주에 출연하는 게스트가 누구인지 먼저 살펴보고 시청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트로트가수 홍진영이 예상치 못한 큰 웃음을 안겨주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번주 게스트들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여주어 못내 아쉬움을 남겨주었다.


물론 재벌가와 아나운서가 유독 연결이 되는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최송현의 솔직함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그보다 서태지와 관련하여 진정한 팬심을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리지가 런닝맨에서 하차하게 된 경위와 지드래곤과의 엉뚱한 오해에서 빚어진 스캔들을 특유의 발랄함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좋았고, 초반에는 긴장하여 부자연스러웠지만 부족한 연기력으로 최선을 다하여 MC들의 요구를 기꺼이 들어준 나나가 겨드랑이와 관련하여 큰 웃음을 던져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출연한 게스트들이 이처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가감없는 이야기를 풀어나갔음에도 웬일인지 아쉽고 허전한 느낌만큼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라스의 뒷심인가? 게스트에 대한 아쉬움과 산만한 분위기를 한방에 정리해버린 인물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라스의 맏형 김국진이었다. CIA 정보력에 견줄만큼 연예계의 잡다한 소식들을 꿰차고 있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김구라,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깨알같은 잔재미로 이어나가는 윤종신, 막내답지 않게 누가 나오더라도 독설과 거침없는 직언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규현, 이렇게 세 명의 MC는 저마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며 라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김구라와 윤종신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비슷비슷한 모습만을 선보이고 있어 시청자에게 다가오는 신선함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으며, 막내 규현마저 유세윤이 있을때보다 김구라 복귀 이후 오히려 의기소침해진 느낌이 더해져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김국진만큼은 언제나 기복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어 역시나 라스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맏형 노릇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만의 잔잔하지만 재치있고 때로는 임팩트있는 진행은 언제나 세 명의 MC들이 놓치고 때로는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짚어내주며 모두가 하나로 집중할 수 있도록 받쳐주고 있다.

게스트들에게 있어서 조금은 곤란하지만 반드시 묻고 넘어가야하는 질문은 언제나 김국진이 도맡아 해왔다.

리지와 나나에게 애프터스쿨 멤버들의 벗은 모습을 다 봤을텐데 그 중에서 누구의 몸매가 가장 좋으냐는 질문은 상당히 곤란하고 민망한 질문이었다. 언제나처럼 김국진은 곤란한 질문에 앞서 수줍음을 이겨내지 못한채 말끝을 얼버무려 김구라에게 또박또박 제대로 해 줄 것을 요구당했다. 그러자 김국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또박또박 스타카토를 하는 것처럼 질문을 던져 모두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고정관념이겠지만 아마도 이와 같은 질문을 김구라나 윤종신이 했다면 웬지 모르게 조금 징그럽고 음흉해 보일 여지도 있었는데, 김국진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느낌은 상쇄되고 그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소소한 부분이겠지만 이런 점들은 MC로서 나머지 인물들과 차별화되는 김국진만의 고유한 강점일텐데, 평소 수줍음 많은 순수한 소년과도 같은 이미지가 시청자들의 뇌리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계 싸움 서열에 관하여 김진수와 얘기가 오고 가다가 김국진은 다혈질로 알려진 홍기훈에 관한 일화를 털어놓으며 그만의 재치와 유머를 이어나갔다. 평소 자신을 존경하고 잘 따르던 홍기훈이 국수집에서 시비가 벌어졌는데 옆자리에서 김국진을 거론하며 하대하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었다. 결국 홍기훈이 상대방을 치는 바람에 소란이 벌어졌던 일화를 얘기하며, 자연스럽게 자신도 한방이 있지만 주먹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고 넘어가는 김국진의 모습은 귀엽기도 하고 노련해보이기까지 했다. 게다가 언제 들어도 깜찍하고 매력적인 "오마이갓~" 을 외칠때는 리지와 나나마저도 연신 귀엽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는데, 싸움에 관한 일화도 한물 간 듯한 유행어도 적시적소에 내놓지 않으면 자칫 낭패와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김국진은 언제나처럼 도가 지나치지 않을만큼의 적정선을 유지하며 풀어나가는 노련함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김국진은 나머지 MC들이 해내지 못하는 부분들을 채워주면서 라스의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단단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나 이번 방송분에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김국진의 폴댄스가 선보여졌는데 두말할 것도 없이 단연 압권이었다.

최근 애프터스쿨이 폴댄스로 화제가 되어 나나가 먼저 시범을 보였는데, 김국진이 나나 못지 않게 멋진 폴댄스를 선보이며 고난이도의 동작마저 어려움없이 해내버려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것이다. 설마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거침없이 봉 위로 올라가는 김국진은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강한 근력과 체력을 선보였으며 새침한 댄스까지 곁들이며 완벽하게 무대를 마무리 하였다.


평소 수줍음 많은 그가 이처럼 솔선수범하여 폴댄스를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이 내키지 않으면 누가 시킨다고 하는 성격이 아닌만큼 그의 평소 방송 모습으로 미루어 본다면, 최근 라스의 위기를 쇄신해보고자 맏형으로서 직접 나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구라의 복귀가 분명 라스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고는 있지만 예전의 명성을 찾아오는데는 아직 부족함이 엿보이며, 누구보다 라스의 맏형으로서 작금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의지의 표출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의 파격적인 폴댄스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반향과 호응을 얻어내는데 성공하였고 역시나 김국진이라는 생각이 들게할만큼 인상적이었다. 살신성인으로까지 보였던 김국진의 강렬한 폴댄스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도 더 보여줄 것이 많아 보이는 김국진은 참으로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가 오랜시간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 꼽아보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서야 할때와 머물러 있을때를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라디오스타>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