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18. 09:52



이번주 <안녕하세요>에는 어장관리를 너무나도 잘하고 있는 낚시광 친구를 둔 고민사연남이 출연하였다.

차라리 어장관리의 대상이 이성이라면 룸메이트에게 피해는 주지 않을터인데, 친구는 정말로 아무도 모르게 어장을 잘 관리하며 매일매일 물고기만을 낚고 있었다. 친구가 낚시에 미쳐살게 된 지 어느새 8개월째로 접어들었는데, 일주일 내내 낚시를 하며 때로는 출퇴근마저 낚시터에서 하고 있는 친구 덕분에, 냉장고에는 반찬 대신 온갖 물고기가 가득 차 있어 집안에는 온갖 생선 비린내로 진동한다고 했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갑자기 새벽에 전화가 왔는데 자신의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급하게 현장에 달려가봤더니, 이마에 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와중에도 바닥에 떨어진 물고기를 주워 담고 있는 친구의 모습에 고민사연자는 두손 두발 다들었다고 한다. 


혹시나 사고 이후 정신을 좀 차리는가 기대도 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고민사연남의 차까지 몰래 훔쳐타고 낚시를 하러 다니는 탓에, 거친 길을 달려 차는 점점 폐차수준이 되어가는 지경에 이르렀고 차 안에는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등 전보다 더욱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친구는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이 이런 생활을 지속하고 있어 급기야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적당한 취미생활은 좋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고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더욱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친구가 이토록 낚시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나아가 자신의 생활에까지 불편함을 주고 있으니 출연을 결심하게된 고민사연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뭐 그 정도 가지고 고민이냐며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 1년 365일 중에 태풍과 폭설만 없으면 무조건 낚시를 하러갈 정도라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혹여나 여자친구가 생기면 낚시를 조금은 멀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어 소개팅을 시켜주었지만, 당일날 약속시간에도 늦게 나오고 낚시복장 그대로 나타난 것도 모자라 시종일관 낚시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밥 먹고 낚시하러 가자며 온갖 산통을 다 깨 버린 친구가 고민사연자는 너무나도 야속하기만 했다.

저녁에 낚시를 하러 가지 않으면 콜라를 마신뒤에 트림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라고 밝히며 첫 등장한 낚시광 친구는 역시나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첫 눈에 봐도 낚시를 정말로 좋아할 것만 같은 인상의 친구는 뛰어난 낚시 실력만큼이나 재치있고 유쾌한 입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좌중을 압도해 버렸다.

그는 결코 잡은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했는데, 물론 그 이유는 물고기를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모두를 기겁하게 만들었다.


 

 

 


그의 유머러스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랑해서 냉동실에 물고기를 넣고 얼려죽이냐며 돌발질문을 던진 김태현에게, 그는 빨리 환생해서 고급 어종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안락사 시켜서 냉동실에 넣는다고 하며 탁월한 예능감마저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입담좋고 끼가 넘치는 그도 지상렬의 낚시에 관한 허풍만큼에는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촬영당일 전날에도 낚시하느라 잠 한숨 안자고 출연할 정도로 열혈낚시광인 그는 낚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지상렬에게 지나치게 오버한다며 무안을 주며 큰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친구는 필요가 없다며 단칼에 잘라버릴만큼 그의 낚시 사랑은 확고하고 명확하기까지 했다.


친구가 고민이라고 방송에 출연할 정도면 미안할 법도 한데 정말로 미안하지 않느냐는 신동엽의 질문에는, 함께 살고 있는 집은 자신의 집이라고 밝히며 도무지 뭐가 미안한지 알 수 없는 듯한 표정으로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고민사연자를 나무라기도 했다.

고민사연자는 자신의 차를 마음대로 타고 다니고 방안에 생선비린내가 진동하는 것도 고민이지만, 무엇보다 함께 낚시하러가는 친구를 따라가보니 위험한 행동을 너무 많이해서 걱정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밥을 먹다가도 강에 낚시대가 빠지기라도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들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물론 낚시 장비가 워낙 고가이다보니 그대로 강속에 흘러가버리면 안되기 때문이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모를 사고의 위험이 있기에 걱정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상황이 이 정도면 고민사연자가 친구의 집을 나가면 그만이겠지만 당장에 집을 얻어 나갈 형편도 되지 않았고, 그보다 우선 친구의 안위가 가장 걱정이 되기에 고민이라고 밝혔는데 여전히 낚시광친구의 입장은 단호했다.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알지만 친구가 자신 때문에 불편하다고 하면 "나가 살아야죠 자기가!" 라며 예상치 못한 대답을 또 꺼내며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물론 낚시광 친구에게는 낚시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던 나름의 이유가 분명 있었다.

운동선수의 꿈을 키워 오다가 그만 불의의 사고로 몸을 크게 다쳐서 한 순간에 꿈을 접게 되었는데, 힘들고 방황하던 시절에 우연히 낚시를 다니면서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낚시를 하며 집중할 때는 아무 잡념도 없이 평온한 마음을 얻을 수 있기에 그는 자연스럽게 낚시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고 그 생활이 지속되게 된 것이었다. 친구가 무엇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낚시를 하며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 자신의 속내를 몰라주는 고민사연자가 오히려 한편으로는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낚시좀 그만하고 집에 물고기좀 가져오지 말고 취미생활좀 바꾸자라며 고민사연자가 진심을 담아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낚시광 친구의 대답은 역시나 예상을 뒤엎어버리는 재치만점 그자체였다.

"내일부터 나가 사는 걸 고려해보자."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큰 웃음을 던지며 마무리를 지어준 것이다.

오고가는 말들이 조금 격하게 들려 오해를 살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20년 지기 우정의 깊은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훈훈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입담좋은 MC들과 게스트들 앞에서도 절대 주눅들지 않으며 절정의 예능감과 재치있는 말쏨씨로 오히려 그들을 들었다 놨다하며 낚이게 만들어버린 낚시광친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유쾌한 시간이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