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15. 09:42



MBC가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로 일요예능을 정복한 것에 멈추지 않고, 준비기간만 무려 1년여가 소요된 또다른 야심찬 프로젝트 <파이널 어드벤처>가 드디어 첫 방송되며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SBS <정글의 법칙>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로 시작된 <파이널 어드벤처>는 운동선수, 모델, 배우, 가수 등 2인1조로 7팀 총14명이 참가한 극한의 레이스로, 광활한 대자연을 상대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며 좌절과 극복의 과정을 그려내는 포맷으로 진행이 된다. 대자연이 신비로운 태국을 시작으로 바다를 품은 섬 북 마리아나제도까지 약 90일간 험난한 여정과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치게 되는 출연진들은 일생일대의 모험과 도전으로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대자연을 무대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현재 방송중인 SBS <정글의 법칙>과 일정부분 유사한 면이 있어 방송전부터 아류작이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라는 측면에 중점을 둔 만큼 차별화된 모습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전작 <댄싱위드더스타3>가 기대 이하의 흥행실패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이후 과연 독보적인 시청률 우위에 있는 <정글의 법칙>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제 겨우 한 회가 나갔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성패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첫 방송에서 보여진 모습들로 미루어 본다면 프로그램의 성공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었다. 


우선 <파이널 어드벤처> 첫번째 레이스는 태국 프라낭 해변을 시작으로 맹그로브 숲, 카납남 동굴을 지나 최종목적지까지 총 40km에 달하는 험난하고 고된 출발이었다.

그런데 참여하고 있는 7팀의 면모를 살펴보면 공정한 레이스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강팀과 약팀이 확연하게 분류가 되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기우에 불과하였다.


우선 크게는 남남커플과 여여커플 그리고 남여혼성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강인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줄리엔강팀과 혼성이지만 탁월한 운동감각을 자랑하는 심권호팀의 강세가 불보듯 뻔해 보였다. 반면에 황인영-이본팀은 초반부터 뒤쳐지며 상당히 약체로 분류되어 첫 탈락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물론 여여커플이 무조건 약세라고 볼 수는 없었다. 여여팀인 한혜진-류설미는 시종일관 2~3위를 마크하며 경쟁에서 남남팀에게 뒤쳐지지 않고 1위를 달리고 있는 줄리엔강팀을 맹렬하게 추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초반부터 구멍팀으로 등극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토니안팀보다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약해보일 수 있는 여여팀을 비롯하여 후발주자들이 레이스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요소들이 중간중간에 있다는 점도 긴장을 더했다. 특히나 미로와 같은 카납남 동굴속에서 단독선두인 줄리엔강팀이 헤매던 중 심권호팀과 한혜진팀이 코앞까지 추격하며 단번에 거리는 좁혀져 버렸고, 최종목적지를 알아내기 위한 수수께끼 미션이 남아있기에 꼴찌팀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였다.


 

 

 


출연진들의 강인한 마음가짐도 인상적이었다.

암벽타기 미션을 앞두고 몇몇 출연진들이 고소공포증을 이겨내는 모습이나, 레이스 도중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모습들은 안타깝기는 했지만 프로그램에 더욱 몰입하여 그들을 응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물론 치명적인 부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작진측에서도 사전에 신경을 써주어야 하겠지만 세트장이 아닌 대자연속에서 펼쳐지는만큼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일어나는 부상의 위험들을 출연진들이 감내하고 극복해 나가야하는 부분이기에 시청자들의 너그러운 이해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도무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빠른 편집과 MC 김성주의 차분하면서 귀에 쏙쏙들어오는 나레이션도 반가웠다. 

숨막히는 레이스가 주된 촛점이기 때문에 <파이널 어드벤처>에서는 웃음포인트가 전무하다.

때문에 익숙한 포맷과 장면들은 시청자들이 다소 지루해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어보였지만, 도무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없는 편집들은 어설픈 웃음보다 백배는 나아보였고 몰입도를 한껏 높여주었다.   

고질적인 인터뷰장면의 삽입이 다소 흐름을 끊는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레이스 경과를 알려주면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관전포인트를 삽입하면서 다음 미션이 어떻게 수행되는지에 대한 감칠맛나는 김성주의 나레이션, 게다가 간략하게나마 태국의 자연경관도 더해진 덕분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숨막히는 레이스 경쟁에서의 관전포인트는 바로 혼자만의 레이스가 아닌 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호흡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혜진팀의 경우 류설미의 판단 미스로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함께 짜증이 폭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는데, 팀을 이룬 두 사람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는지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빠른 판단을 내려 다음 레이스로 원만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지가 최대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언제나 갈등유발자들도 출현하기 마련인데, 복불복으로 선택한 조성모팀의 보트가 고장이 난 모습을 보며 역전에 성공하여 뛸듯이 기뻐했던 토니안팀이 대표적이다. 당사자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매너없는 모습이 얄밉고 못되보이기는 하겠지만,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상대팀과의 갈등과 해소라는 요소들은 의도의 유무를 떠나 분명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언급한것처럼 <파이널 어드벤처>의 포맷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공중파나 케이블방송 게다가 해외프로그램에서 동일한 포맷으로 인기를 얻은 전력이 있기에 <정글의 법칙>을 넘어서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식상하고 익숙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숨막히는 레이스 경쟁이 잠깐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매번 비슷비슷한 레이스가 펼쳐진다면 시청자들의 관심과 흥미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위험성은 분명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기상으로 참 탁월한 선택이다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와 같이 다양한 예능 포맷을 선보이고 도전하여 결실을 이뤄내고 있는 MBC가 비슷비슷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조금은 지겹고 식상해하는 시청자들에게 스펙타클한 서바이벌 레이스 프로그램을 적기에 선보여 또다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 MBC <일밤>이 SBS <일요일이 좋다>를 잡아내면서 무서운 질주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파이널 어드벤처>가 <정글의 법칙>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양 방송사와 프로그램의 흥미로운 장외 레이스 경쟁도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파이널 어드벤처>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