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14. 10:18



원조 먹방계의 지존 정준하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였다.

6년만에 다시 찾아온 정준하는 행복한 결혼생활과 함께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노브레인서바이벌>에서 독보적인 바보연기를 시작으로 이제는 드라마, 영화, 시트콤을 넘나들며 깨알같은 섬세한 연기로 작품을 빛내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도 모자라 마성의 코창력으로 뮤지컬에서도 종횡무진을 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18년 예능인생과 더불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아내와의 모습과 첫만남까지 속시원하게 털어놓은 정준하의 인생을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우연과 필연의 만남이었다.


우선 아내 니모와의 첫 만남은 참으로 운명적이었다.

과거 우연한 기회에 일본인에게 투자차 돈을 빌려주게 되었는데 어느날 중간에서 통역과 돈관리를 맡고 있던 친구의 감당할 수 없는 주사로 인하여 급기야 사이가 틀어지게 되자, 할 수 없이 정준하는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서 직접 일본으로 건너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여행을 목적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면 즐거운 기분으로 떠났을텐데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고 그저 빌려준 돈을 받으려고 일본으로 건너가는 정준하의 심정은 그저 무겁고 불편하기만 했다.


하지만 운명과도 같았던 아내와의 첫 만남은 다름아닌 비행기 안에서 시작되었다.

비행기 안에서 정준하를 알아본 승무원이 함께 사진 찍을 것을 부탁하였는데, 흔쾌히 자리에서 일어난 정준하는 함께 찍은 승무원들보다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주던 지금의 아내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이대로 비행기에서 내려버린다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정준하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자신에게도 사진이 잘 나왔는지 궁금하니 사진 좀 보내달라며 낯뜨거운 작업멘트를 날리며 부탁을 하였다. 이제와서 그 순간을 돌아보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하며 유치했지만 첫 눈에 반해버린 그녀와의 만남을 그렇게라도 이어나가고 싶었던 정준하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자신에게 호감이 있어서 작업거는줄은 꿈에도 몰랐던 아내는 사진을 보내주겠노라 친절하게 답하며 두 사람의 첫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렇게 2주가 흐른 어느날 그토록 기다리던 아내에게서 이메일이 한 통 도착하였는데, 자신을 니모라고 소개한 아내는 보내줄 만한 사진이 없다는 말과 함께 짤막한 사과의 메시지만 남겨져 있었다.

그러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윤손하가 정말로 우연하게도 니모를 알고 있다며 정준하와의 만남을 주선하였고, 평소 슈렉과 같이 순수하고 듬직한 남성이 이상형이었던 니모는 그와의 소개팅을 흔쾌히 허락하며 운명과도 같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우연이 조금씩 조금씩 인연으로 바뀌어 나가는 신기한 과정들을 몸소 체험한 정준하는 니모와의 만남이 진정 운명과도 같은 일이라고 회상하였다. 우연한 기회에 일본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중간역할을 해주었던 친구와 대판 싸우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윤손하가 니모를 알고 있지 못했더라면 그는 결코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니모를 만날 일 조차 없었을테고 소개팅을 통하여 그녀를 다시 만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난지 100일 기념으로 아내에게 전해주었던 선물을 조심스럽게 공개한 정준하는 그녀를 처음 만났던 날의 비행기 티켓도 여전히 간직하며 천국티켓이라고 적어놓은채 지금도 소중하게 보관하는 모습에서 참으로 섬세하고 가슴 따뜻한 남자라는 생각을 들게하였다. 물론 이런 감성적인 남편 못지 않게 아내 역시도 집 입구에 있는 칠판에 매일같이 편지를 적으며 새벽같이 일하러 나가는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따뜻하고 사랑넘치는 글들을 적어놓는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은 정말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이처럼 지금은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정준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하기까지는 참으로 어려운 일도 많았다. 그 중에 평소 한국드라마를 즐겨보던 장모님이 고부갈등이 심한 장면들을 보며 한국 시집살이가 힘들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어 결혼을 반대했던 것이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준하와의 몇차례 만남에서 문화적인 차이와 함께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눈 밖에 나버린 것이다. 체격이 큰 것도 부담스러웠고 걸신 들린 것처럼 허겁지겁 음식을 많이 먹는 모습 또한 장모님의 눈에는 곱게 비춰지지가 않았다. 그야말로 완전 밉상으로 찍혀버린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운명과도 같은 인연의 끈은 그렇게 쉽사리 끊어지지 않았다.

우연히 정준하가 가족들과 함께 일본 온천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장모님의 권유로 가족들이 함께 만난 자리가 얼떨결에 상견례 자리가 되어버렸고, 정준하의 부모님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좋아 모든 오해를 풀고 마음의 문을 열게된 장모님은 두 사람의 결혼을 마침내 허락한 것이다. 그리고 주저할 것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두 사람의 결혼은 급물살을 타게 되어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결혼에 골인을 하게 되었다. 우연에서 시작된 운명적인 두사람의 만남,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아내와의 만남도 우연의 연속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연예계에 발을 내딘 정준하의 지난 시간들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때까지 상위권의 성적을 자랑하던 정준하는 학창시절부터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가지고 있었다. 공부하는 것도 좋았지만 친구들에게 관심받고 인기얻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했던 그는 생각지도 않는 재수를 하면서 다른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고, 사회경험을 쌓아보기 위해 수없이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소개받은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힘들고 궂은 허드렛일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방송과 관련된 수 많은 일들을 하게 되었고 결국 경력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방송관계자의 눈에 띄게 되었다. 평소 술도 잘먹고 말도 잘하며 사람들과의 유대관계가 좋은 그의 모습을 눈여겨본 관계자는, 정준하에게 매니저를 한 번 해보라는 권유가 연이 되어 마침내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이휘재의 매니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우연한 기회에 당시 최고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테마극장> 첫 회에 이휘재와 함께 까메오 출연을 하면서 눈에 띈 정준하는, 이휘재의 매니저이자 연기를 재밌게 잘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전무후무한 바보연기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만들었던 2003년 <노브레인서바이벌>은 정준하의 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행운의 프로그램이었다. 학창시절 장기자랑에서 친구들에게 선보였던 소재들을 프로그램에 접목하여 맛깔스럽고 진정 바보스럽게 표현해 낸 정준하는 단숨에 시청자의 인기를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과거에도 바보연기를 했던 개그맨들이 있긴 했지만 정준하만큼 실감나고 완벽하게 구현해 낸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승장구 탄탄대로를 달리던 정준하는 드라마로 눈을 돌리면서 조금씩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는데, 과거 까메오 연기를 하며 맛본 연기의 매력을 잊지 못한채 <노브레인서바이벌>에서 하차를 결심하고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 최악의 선택을 하면서 본격적인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방송에 대한 의욕마저 점점 사라지면서 그는 완전히 활동을 접으려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아내와의 우연한 만남처럼 또 다른 기적같은 만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유재석과 <무한도전>이었다.

그가 침체의 늪에 허우적대던 2005년 <무한도전>을 함께 하자는 유재석의 전화 한통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기존 멤버들과 허물없이 친해지는 과정이 다소 힘겹기는 했지만 프로그램에 적응을 해나가면서 그의 암흑과도 같았던 시간들은 조금씩 걷혀져 나갔다. 물론 <무한도전>에서도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이 있어 또다시 하차를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유재석이 자신을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다둑여준 덕분에 정준하는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결국 <무한도전>의 진정한 멤버로 거듭태어나 수많은 에피소드를 거쳐오면서 대중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 무한상사편에서 선보인 그의 눈물 연기는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어냄과 동시에 프로그램내에서 그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재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방송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밝힌 정준하는 요즘 안정되고 행복한 삶이 너무나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했다. 얼핏보면 행복에 겨워 엄살을 피는 것처럼 들릴수도 있겠지만 과거 몇차례의 구설수와 좋지 않은 일로 위기를 겪은 아픈 기억이 있는만큼 지금의 행복이 또다시 언제 깨지고 사라질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위기와 아픔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곁에 있고, 가족과도 같은 <무한도전>의 형제들이 함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한 눈 팔지 않고 정도만을 걸어간다면 금의 이 행복은 결코 깨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무릎팍도사>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