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11. 09:53



최근 신곡발표와 함께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는 이효리가 <안녕하세요>에 출연하여 고민사연자들에게 허심탄회하고 속시원한 고민해결을 해주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안녕하세요>에 출연했던 게스트들과는 달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MC들보다 더욱 명쾌한 고민해결을 내놓은 이효리는, 사연을 듣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해결방안을 내놓으며 나아가 고민당사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감싸안아주는 모습을 보여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몇몇 토크쇼 성격이 짙은 프로그램의 MC를 오랫동안 맡아오기도 했고 최근 소셜테이너로서 자신의 소신을 확고하게 드러내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성숙하고 현명하기까지 했던 그녀의 답변 하나하나에는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깃들여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첫번째 고민사연은 가족들에게 개명을 강요하는 아버지가 고민인 아들의 사연이었다.

사연인즉슨 어머니와 여동생 뿐만 아니라 친척들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모자라 앞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의 이름마저도 바꿀 것을 강요하고 있는 아버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저마다의 사연이 깃들여져 있는 소중한 이름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바꿀 것을 강요당하는 것은 무슨 이유를 갖다댄다해도 불쾌하고 내키지 않는 일일 것이다. 물론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부르기도 어렵고 한자로 쓰기도 어려운 이름대신에 이왕이면 더 좋은 의미의 이름을 갖게하려는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 해도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입장은 완고하고 확고했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도 있듯이 취미로 시작하여 독학으로 작명을 시작한 아버지는 성명학 전문가의 고견이 있다해도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막무가내로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다.  

게다가 결혼을 담보로 하여 예비며느리에게까지 개명을 강요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지나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아버지의 고집에 절대로 굴하지 않고 집을 나가서라도 여자친구와 반드시 결혼할 것을 맹세한 아들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주관이 뚜렷한 이효리의 의견은 어땠을까?

예상과는 달리 이효리는 정말로 사랑하는 남자의 시아버지가 개명을 강요한다면 흔쾌히 바꿀 생각이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대신에 호적에는 개명한 이름이 올라갈지라도 평소에는 자신의 이름인 효리를 계속해서 사용하겠다며 현명한 해결방안을 내놓았는데 이를 지켜본 아버지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아마도 아버지는 그런 융통성있는 모습을 아들과 예비며느리에게 내심 바라고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외모에 자신감이 넘치는 100kg 여동생이 고민인 언니가 <안녕하세요> 다음 고민사연자로 출연하였다.

100kg이 넘는 고도비만이지만 스스로 외모에 자신감이 넘치고 만족해하며, 패션에 관심도 많아 치장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여동생은, 일반적으로 고도비만인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외출을 삼가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꺼리는 반면에 그동안 남자친구가 끊인 적도 없었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지내며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처럼 고도비만인 여동생을 둔 언니의 직업은 다름아닌 헬스트레이너였는데, 동생의 살도 빼주지 못하면서 회원들의 살을 과연 빼줄수 있는지에 대한 주위의 시선때문에 나름의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동생이 고도비만으로 건강이 염려되기도 했지만 스스로 트레이너로서 자신의 동생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괴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평소 감정적으로 대처하여 상처주는 말도 많이 오고갔던 것 같았다.

언니 못지 않게 동생 또한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열심히 다이어트해서 많은 감량을 해보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살을 빼다 보니 힘도 의욕도 없어지고 우울해지며 점점 외출하기가 꺼려지면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 것이다. 차라리 불행한 삶으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느니 마음편하게 지내고 살찌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여동생은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동생을 바라보는 이효리의 의견은 달랐다.

원래부터 성격이 활발하고 현재 자신의 모습에 100% 만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녀의 모습이 진짜 자신감이라면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만 그동안 살찐 것에 대해서 타인들로부터 수도없이 많은 상처를 받아오면서 일부러 더 활발해보이고 만족해하는 것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꽁꽁 숨겨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지적을 한 것이다.

MC들은 또다시 이효리에게 자신의 동생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을 던졌다.

무조건 살빼라고 강요만하고 질타를 가하다보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겨서 역효과만 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의견을 밝힌 이효리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서 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정말로 지금의 삶이 괜찮은 것인지 솔직하게 속마음을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대답으로 보였지만 이효리의 답은 여동생의 마음과도 통하였다. 그녀가 진정 바라고 있는 것은 단순히 살을 빼라고 윽박지르고 강요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진정한 고민이 무엇인지 먼저 들어주길 바래왔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구에 푹빠진 남편이 고민인 아내가 등장하였다.

늦둥이 육아에는 좀처럼 관심도 없고 당구에 미쳐 살고 있는 남편을 위해 힘든 살림 쪼개어 당구장 개업도 해주었건만 장사는 뒷전으로 미루어두고 다른 당구장에 가서 죽치고 사는 바람에 쫄딱 망해버렸다고 했다.

당구의 신이라 불리운 남편이었지만 그 실력은 방송출연으로 긴장해서인지는 몰라도 형편이 없었다. 남편은 프로급의 실력을 갖춘 당구의 신이 아니라 그저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생활로 즐길 뿐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택시, 퀵서비스, 화물차업등을 전전하며 넉넉하지 않은 수입과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나름 당구로 풀려고 애쓴것이었는데 단지 정도가 너무 지나친 바람에 아내에게는 곱게 비춰지지 않았던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일에 치이고 남는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당구에 푹 빠져 살아왔던 남편은 정작 소중한 자식들과 아내와는 여행 한번 제대로 떠나보지 못한 못난 남편이 어느새 되어 있었다.


이런 남편의 마음을 이효리는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리고 아내의 사연이 고민은 아니라고 했다. 곁에서 이효리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은 싸늘하게 식어있었지만 그녀의 의견은 충분히 공감할만 했다. 거칠고 힘든 직업들을 많이 거쳐오면서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쳐있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직업들을 겪어온 남편에게 당구는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였다. 당구치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곳에 가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효리의 의견에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에 대해 무언의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아이돌이었던 이효리가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여타의 예능프로그램에 그녀가 출연하면 상대가 누구가 됐든지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웃음을 위한 독설을 서슴치 않고 재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돌한 모습이지만, <안녕하세요>에 출연하여 일반인들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고민해결에 앞서 그들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기 위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여성 토크쇼하면 여전히 이승연과 김혜수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처럼 일반인들과의 교감과 공감대마저 이끌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명쾌하고 현명한 답을 건네주는 모습에서 이효리가 홀로 진행하는 토크쇼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녀 정도의 내공이라면 성공을 장담하지는 못해도 실패나 실망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