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3. 10:20



<맨발의 친구들>이 그동안 해외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국내촬영에 돌입한 모습이 방송을 통하여 선보였다.

우선 맨몸으로 부딪히며 해외 현지에서 자급자족을 컨셉으로 진행되었던 모습보다 한결 자연스럽고 부담감을 덜어낸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가웠고, 이제서야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려는 노력들이 보여 다행스럽기까지 했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전에 각자 멤버들의 갑작스러운 집 방문을 통하여 여행경비를 마련한다는 컨셉이 조금은 식상하고 지루할 수 있는 위험성도 없지는 않았지만, 또다시 자급자족을 위한 해외촬영을 통하여 멤버들이나 시청자들의 진을 빼고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으로 보였다. 그동안 해외촬영을 통하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와 부담감에 억눌려 있었던 모습과는 달리, 오랜만에 출연진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끼와 예능감을 마음놓고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앞으로 그들의 선전을 다시한번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맨발의 친구들>은 이제 국내촬영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들에게 주어진 첫번째 미션은 사전고지없이 멤버들의 집을 갑작스럽게 방문한다는 것인데, 다소 새롭고 신선한 맛은 떨어지지만 시청자들의 호기심 충족과 함께 최소한 본전은 건져낸다는 검증된 컨셉인만큼 무난한 첫방이 예상되었다. 

우선 이번 회에서 선보여진 멤버들의 집 방문기를 살펴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세 아이와 갑작스러운 방문에 좀처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아내가 인상적이었던 윤종신의 집과 어머니의 수줍은 듯 하지만 솔직담백한 토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던 유이의 집, 그리고 MBC <나 혼자 산다>의 노홍철과 견주어도 절대로 뒤지지 않을만큼 깔끔대마왕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 김범수의 집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멤버들의 집 방문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어느정도 충족시켜 주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만족스러움은 딱 거기까지였다.

그저 방송을 통해서 처음 선보여진다는 연예인의 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환상과 호기심은 언제나처럼 길게 이어지지 못한채 그 한계가 극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멤버들의 집을 방문하면서 여행경비를 얻기 위해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게임들은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수도 없이 봐왔던 식상한 것들의 연속일 뿐이어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나마 온몸으로 표현하여 동물 맞추기 게임에서 멤버들이 창피함과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열정적으로 참여했기에 간간히 큰 웃음을 선사해주기도 했지만 적정선의 편집이 이뤄지지 않은채 거의 모든 분량을 내보낸 탓에 상당히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범수의 집에서 그와의 소개팅 성사를 건 승부를 펼치기 위해 여자연예인들과 몰래 전화통화를 시도하는 장면들은 참으로 식상하기 그지 없었던 악수였다. 

물론 방송을 통하여 선보이는 게임들이 매번 신선하고 새로움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편집을 통하여 시청자들이 식상하고 지루할 수 있는 여지만이라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할텐데, 장면 하나하나가 웃음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제작진은 시종일관 모든 장면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내보내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반복적이고 지루한 장면들을 걸러내지 않은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선보였다.


 

 


도대체 멤버들 집을 모두 다 방문하고 식상하고 지루한 게임들을 일일이 선보인다면 여행은 도대체 언제 떠날것이며 그런 모습들을 시청자들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는 것일까?

이번회에서 모든 멤버들의 집을 방문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보여졌다면 이전의 식상한 게임들로 여행경비를 일일이 마련해 나가는 지루함 정도는 참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3명의 멤버 집을 방문했을뿐 이대로라면 다음주에도 또다시 나머지 멤버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세세하게 보여질테고 간신히 방송 말미쯤에나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잠시 잠깐 비춰질 공산이 매우 커보인다.


방송을 통해서 멤버들의 집이 처음 공개된다는 희소성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잠시 사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이벤트성 빤짝 관심일 뿐이다. 같은 맥락으로 게스트인 이효리의 참여로 비록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는 있지만 거침없는 그녀의 활약은 프로그램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긍정적으로 비춰진 것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 역시도 소위 게스트빨이라고 하는 1회성에 불과할 뿐이다.

매주 연예인들의 집만 소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해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게스트들을 끌어모아 프로그램의 명맥을 근근히 이어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장은 힘들고 고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맨발의 친구들>만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컨셉을 하루빨리 잡아내지 못한다면 눈물을 머금고 해외에서 국내로 발길을 돌린 과감한 결단은 빛이 바래진다.


차라리 이럴바에는 해외에서 자급자족하여 생고생을 하는 것으로 컨셉을 굳혀버린다면 매니아층이라도 남을텐데, 국내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난잡하고 끼워맞추기 식의 식상한 게임과 컨셉들로 시종일관 채워나간다면 프로그램의 존폐마저 언급될 위기에 처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MBC 일밤이 드디어 통합 시청률에서 1위로 나섰다는 보도는 그래서 더욱 <맨발의 친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타 예능프로그램과의 살벌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고유한 컨셉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언제나처럼 출연진들의 네임밸류와 이벤트성 컨셉만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소원한 일이 되어 버렸다. 시청자들이 반드시 본방사수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작진은 하루라도 빨리 제시해주어야 하고, 프로그램을 지켜보다가 이내 지루하고 실증나버려 채널이 돌아가는 사태를 어떻게해서든지 미연에 방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분명 <맨발의 친구들>에 출연하고 있는 멤버들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예능감과 온몸을 불사르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만큼은 이미 두 차례 해외촬영에서 검증받은 바 있다. 아쉽게도 국내촬영에서 제작진이 차려놓은 식상한 게임과 컨셉이 그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그들은 최선을 다하였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다하였다. 이제는 제작진이 멤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루라도 빨리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되찾아야만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단순히 1회성에 그치는 재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판만 깔아준다면 멤버들은 얼마든지 멋진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과 각오가 되어 있다라는 것을 제작진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맨발의 친구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