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6. 5. 10:21



데뷔 초, 윤상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듣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이미지는 바로 일본배우 기무라타쿠야를 닮은 잘생긴 청년의 모습이었다. 이후 그를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MBC <내조의 여왕>에서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극중 김남주에게 직접 불러주는 장면이 전해지면서 가수못지 않게 노래를 정말 잘하는 배우라는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추가되었다.

윤상현은 원곡을 부른 이승철 못지 않은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급기야 음원마저도 큰 인기를 끌면서 단번에 아줌마들의 우상으로 거듭 태어났는데,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윤상현 버전의 <네버엔딩 스토리>가 라디오에서 압도적으로 흘러나왔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노래도 잘하고 잘생긴 그가 이후 작품들을 끝내고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을 거듭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곱상하고 수려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주책스러울 정도로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는 이미지가 덧붙게 되었다.

잘 생긴 배우에서 노래까지 잘하는 배우로 이제는 잘 생기고 노래 잘하면서 수다떠는 것마저도 좋아하는 윤상현은 마침내 SBS <화신>에 출연을 하면서 수다왕의 종지부를 스스로 찍어버렸는데 웬일인지 그의 수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남다른 매력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보통의 배우라면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 내기 위해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라도 방송에 나와 구태여 자신이 수다떠는 것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드러낼 필요가 없을텐데, 그는 꺼리김없이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여 주책스러울 정도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평소 수다떠는 것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유재석마저도 윤상현에게 만큼은 백기를 들만큼 그의 수다스킬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것이다.

그리고 새 드라마 홍보차 <화신>에 출연한 윤상현은 마침내 "한줄의 힘" 코너에서 자신의 인생을 한 줄로 표현하였는데 바로 "수다가 금이다" 였다.


지금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수다떠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그였지만 학창시절에는 그다지 말 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고 밝혀 새삼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보통 세치 혀를 잘못 놀리면 큰 화를 당한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윤상현의 인생에 있어서만큼은 수다를 통하여 잃는 것보다는 오히려 얻는 것이 더욱 많았다고 했다.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조금은 차가운 인상 때문이었을까? 말을 하지 않고 과묵하게 있으면 주위사람들이 그에게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한다. 반면 어색함과 부끄러움을 스스로 이겨내고 누군가에게 용기내어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네면 상대방도 쉽게 마음을 열고 자신과 마주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있었던 윤상현은 학창시절에는 그러한 것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은채 무시하며 살아왔었다.


 

 


그랬던 윤상현이 말을 하지 않고 과묵하게 있으면 오히려 스스로에게 마이너스가 된다라는 것을 크게 깨달은 곳은 다름아닌 군대였다. 한때 흑인음악에 심취해 있었던 그는 우연히도 음악 취향이 같았던 군대 선임들과 대화를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단지 음악 취향이 같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면서 군생활도 자연스럽게 편해지게 된 것이다. 우연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힘들고 고된 시기라 할 수 있는 군생활을 그는 수다를 통하여 선임들과 어울리고 친해지면서 남보다 조금은 편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어린시절부터 말수가 적고 조용해서 늘상 걱정이었던 부모님도 제대한 이후 과묵했던 아들이 수다도 떨면서 활발하게 변화되어 온 그의 모습을 무척이나 좋아해주셔서 본인도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제대후 그의 수다가 본격적으로 제대로 터진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다.

서빙을 하면서 수많은 손님들과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점점 더 그의 수다 스킬은 향상되었고, 마침내 기획사 매니저에게 캐스팅 되기에 이르는 기가 막힌 연이 닿았던 것이다.

당시 그의 수다스킬이 얼마나 대단하고 집요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었던 연기학원 선배 중학생과의 일화는 MC들을 비롯하여 함께 나온 게스트들 마저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예민하고 질풍노도 시기인 중학생과 어떻게 해서든지 친해지기 위해서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던 학생을 집까지 데려다 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주면서 대화를 나누었고 큰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연기 공부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마인드가 선뜻 이해되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나이를 떠나서 누군가의 마음을 열고 교감하기 위해 수다를 떨면서 각고의 노력을 하는 그의 마음가짐만큼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후 윤상현은 마침내 생애 첫 작품이었던 2005년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 운좋게도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

하지만 어색하고 낯설기만 한 촬영현장과 마주한 그는 또다시 스스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언제나처럼 주위사람들과 스태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수다를 감행하였고 때로는 성대모사를 하면서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함께 연기하는 주연배우들과 끝내 친해지지는 못했는데 그동안 TV에서 봐왔던 연예인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그에게는 아직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생소하기만 하여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밝혀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내조의 여왕>이 대히트하고 그가 부른 노래마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윤상현은 마침내 일본에 진출하여 한류스타에 등극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수다본능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그 절정에 달하게 되었다.

일본어를 거의하지 못했던 윤상현은 그곳에서도 끝내 참지 못하고 수다가 봇물처럼 터지는 바람에 동행했던 통역사가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보통 해외에 나가서 현지 기자들과 인터뷰를 길게 하지 않는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먼저 편해지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 성심성의껏 모든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고 묻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면서 기자들과 우호적이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었다. 당연히 모든 인터뷰에 성의껏 응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털어놓는 윤상현의 모습은 기자들에게도 긍정적이고 좋게 비춰졌기에 그의 기사는 당연히 현지에서도 잘쓰여져 나갔다. 


탈진할때까지 수다를 떨기 때문에 떨어진 당을 보충하기 위해서 매번 초콜릿을 차에 준비한다는 윤상현은 참으로 유쾌한 사람이었다.

보통 쓸데없는 수다를 떨게 되면 상대방이 지루하고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일이 빈번하지만 윤상현의 수다는 상대를 유쾌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그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과 힘이 있었다. 

수다를 떨면서 힘들었던 군시절에 좋은 선임들을 만나 남보다 편안한 군생활을 할 수 있었고, 손님들과 편안하게 수다를 주고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단골도 늘려가며 그런 그의 활발하고 긍정적인 모습 덕분에 캐스팅되어 생각지도 않았던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고 나아가 일본까지 진출하며 한류스타에 등극하기까지, 이 모든 것이 바로 수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펼쳐놓는 윤상현의 모습은 조금도 주책 맞아보이거나 실없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남보다 늦게 시작한 연기자의 길에서 마주한 새롭고 낯선 환경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먼저 다가서기 위해 수다를 떨고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누구보다 진중해보였고 순수하고 맑은 인간됨됨이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에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며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기를 바래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화신>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