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5. 22. 09:31



장규직의 간절한 바램이 통한 것일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미스김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주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조금 달랐다. 

그녀가 다시 돌아온 그 자리에는 이제 혼자가 아닌 마음을 열고 의지할 수 있는 이가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어색하고 이르지만 그 사람이 신경쓰이고 걱정되며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사랑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정도 마음도 주지 않겠노라 굳게 다짐하였던 미스김은 자신의 아픈 상처를 진심으로 보듬어주고 끌어안아준 장규직이 근무하고 있는 제이장의 물류공장으로 돌아오며 행복한 결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해주었다.


다시는 열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미스김의 굳게 닫힌 마음을 세차게 두드려준 것은 다름아닌 금빛나였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공주님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각오가 되있었던 금빛나는 장규직의 마음을 몰라주는 미스김이 부럽기도 원망스럽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한심스러운 일이 남자 때문에 울고불고 하는 것이라며 핀잔을 주는 미스김에게, 자신이 누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비겁하게 피하기만 한다는 금빛나의 치기어린 일침은 그래서 더욱 예상치 못했던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라고 왜 사랑을 모르겠는가?

그저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마음에 품고 있기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다시 사랑할 엄두조차도 내지 못할 뿐이었다. 언제나 당당하고 주눅들지 않으며 모든 일을 만능으로 척척해내는 그녀였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아픈 상처만큼은 스스로 치유해내지 못한채 홀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3개월이란 짧은 시간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일을 한 뒤에는 어김없이 한국을 떠나기에 바빴다. 더 오랜시간 머무르며 사람과의 정을 쌓는다는 것은 그녀에겐 참을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미스김의 숨겨진 비밀을 장규직은 비로소 알게 되어 가슴아팠다.

그녀의 아픈 상처와 기억속에 자신의 어머니가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과 결코 미스김 때문에 어머니가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는 것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장규직은 그녀를 아픈 과거의 기억속에서 구해내고 싶었다.

사랑인지 연민인지 아직은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지만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며 홀로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그녀를 끌어안아주고 싶었다. 비록 한걸음 다가서면 저 멀리 달아나버렸지만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마음을 잡아주고 보듬어 안아주고 싶었다.


 

 


당신 잘못이 아니야...

한국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미스김에게 도착한 장규직의 짦은 문자메시지는 그녀의 마음을 한순간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순간 몸을 실은 택시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뉴스 속에서 장규직이 일하고 있는 공장에서 가스누출 사고가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미스김은 지체없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녀가 미련없이 한국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 지체없이 공장으로 달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한 장규직이란 한사람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과거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던 선배의 모습이 떠올라서였을까?


미스김은 그동안 취득한 자격증이 무려 124개나 된다.

물론 원활한 업무를 위하여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했겠지만, 그녀가 장규직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119대원들에게 꺼내든 재난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은 아픈 기억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물처럼 보여 안타깝기만 했다. 화마속에 갇힌 선배를 구해내지 못한채 그저 울 수 밖에 없었던 미스김이 그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홀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만 했을까? 과거 떠나간 선배를 지켜내주지는 못했지만 미스김은 그녀의 아들인 장규직만큼은 끝내 지켜주었다.


"당신 잘못이 아니야. 우리 엄마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까 가지마. 돌아와. 꼭 돌아와. 미스김."


떠나는 미스김을 향해 장규직은 자신의 진심을 전하였다.

비록 그녀의 발걸음을 지금 당장 잡지는 못하겠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반드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장규직의 간절한 바램을 마음에 온전히 품은채 미스김은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간절한 바램대로 시간이 흘러 미스김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주었다.

커피맛이 마음에 들지 않은 그녀는 면접관들에게 앞으로 자신이 커피를 타겠다는 다짐을 내놓으며 장규직의 곁으로 돌아와 준 것이다. 물론 아직 그녀의 마음이 모두 완벽하게 치유된 것은 아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어가는 미래는 더없이 행복하고 아픈 기억을 모두 깨끗하게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의 신>은 많은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큰 사랑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기를 얻어냈다. 드라마 한 편이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의 모습을 다시한번 돌아보게끔 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소 민감한 부분일 수 있는 정규직과 계약직들의 애환을 소재로 삼으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 그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와 내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진솔하고 유쾌하게 들려주며 힐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과 신물나는 막장 소재 없이도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낸 제작진과 출연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직장의 신 >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