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5. 15. 09:40



<우리동네 예체능>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생활스포츠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전파하여 보다 건강한 생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데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예능과 체육을 접목하면서 웃음과 건강을 시청자들에게 함께 전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의 최대 강점이자 기획의도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이 평소 밀접하게 즐기고 있는 스포츠의 종목수는 적지 않다. 얼핏 떠올려봐도 배드민턴, 수영, 농구, 야구, 축구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동네 예체능>이 도전할 수 있는 소재거리는 무궁무진할 정도이다. 

1~2회분을 연습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1~2회분 정도를 대결하는데 사용한다면 한 종목만으로 약 한달간의 분량을 버틸 수 있으니 도전할 스포츠 종목이 고갈될 염려는 당분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었던 것처럼 지나치게 방송분량을 늘리는 탓에 다소 지루함이 있다는 것은 제작진 측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기도 하다.  


<우리동네 예체능>이 탁구에 이어 새롭게 도전한 종목은 볼링이다.

모든 스포츠 경기가 마찬가지겠지만 볼링 경기는 특히나 선수들의 멘탈이 강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중의 하나이다. 볼링 경기장의 특성상 관중석과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공간까지의 거리가 지극히 가깝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 뿐만 아니라 미묘하게 흔들리는 표정까지도 관중들은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다.

수십여년의 구력을 가진 프로선수가 아니고서야 평소 좋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를 치르게 된다면 그 심적 부담감과 압박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게다가 탁구경기와는 달리 볼링 경기는 초반 큰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그것을 만회하고 역전을 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종목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예상외로 이전 탁구경기와는 달리 이수근을 제외한다면 출연진들의 볼링실력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기대 이하였다. 아직 상대팀과의 경기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변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정당당한 대결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펼치는 만큼 출연진들에게 유리한 메리트가 있을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온전히 실력으로 상대와의 대결을 치루어야 할텐데 방송에서 보여진 실력만 따지고 본다면 승리를 기대하기란 그저 욕심에 불과할 정도로 출연진들의 실력은 볼품없었다.

상대팀인 대구 월성동 유나이티드의 참가선수들의 면모를 보면 최소한 구력 20년이상은 되보이는 프로의 포스가 느껴지는데 이건 경기를 구태여 보지 않더라도 승부는 불 보듯 뻔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스포츠 경기는 길고 짧은 것을 직접 대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경기방식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7전 4선승제의 경기에서는 4번만 먼저 무조건 이기면 된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병진과 그에 못지 않은 이수근 그리고 나머지 출연진들이 기대이상의 선전만 펼쳐준다면 결코 불가능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나큰 절망의 늪에 빠진 출연진들에게 이병진의 등장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소중한 존재였다.

소문으로만 듣던 이병진의 볼링 실력은 상상이상이었다. 그것은 비단 스트라이크를 연속으로 몇번이나 치고 스페어 처리를 안정적으로 해내서라기 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침착함을 유지해 낼 수 있는 여유와 담대함이 그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실력 검증을 위해 나선 이병진을 방해했던 강호동과 이수근의 행동에 개의치 않으며 예기치 않은 방해와 소음들마저도 꿋꿋이 이겨낸 이병진은 출연진들의 스승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큰 형님이자 볼링 스승으로서 꼼꼼하고 차근차근히 출연진들에게 볼링의 기초를 가르치는 모습에서, 혹시 이병진이라면 비록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마저 안겨주었다.


 

 


이번 볼링경기는 출연진들이 대구에 내려가서 경기를 펼치는 어웨이경기여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다.

하지만 상대팀 역시도 비록 홈에서 펼치는 유리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심적인 부담감을 안고 있기에 마냥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그동안 방송으로 나가는 볼링경기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손쳐도 그것과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자신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은 그들에게도 적지않은 심적 부담감과 이겨도 본전인만큼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볼링경기를 앞둔 제작진과의 자리에서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강호동의 돌발제안이었다.
바로 2연승을 거두면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소치동계올림픽에 응원차 관람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에 맞서 8연승을 제안하고 우여곡절 끝에 4연승을 하게 되면 사심 가득한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겠노라 합의를 보기에 이른 것이다.

얼핏보면 그저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심가득한 그들의 소원이 비록 8연승에서 4연승으로 하향조정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상당히 소원해 보이는 일이다. 모두 합해서 4번의 승리도 아닌 연이어서 4연승을 거두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들에게 어떤 스포츠 종목이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일들과의 대결을 펼쳐서 4연승을 내리 거두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쉬워보이지 않기에 누구보다 승부사기질을 타고난 강호동의 제안은 상당히 흥미로움으로 다가왔다.


다른 것도 아니고 스포츠를 컨셉으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소치동계올림픽에 응원차 촬영을 나가는 것은 그리 이상하거나 무리해보이는 일은 아니다. 게다가 동계올림픽에 연예인들이 응원을 나간 경우도 전례가 없기에 상당히 의미있어 보이며 김연아 선수의 생생한 경기장면과 우승하는 모습을 담아온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제작진과의 조율을 통하여 의도된 돌발제안인지는 모르겠지만 강호동의 사심가득한 소원은 앞으로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기로에 서게 만들었다.  

아직 방송이 몇회 나가지 않았지만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진들에게 승리에 대한 뚜렷한 동기부여가 그다지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것은 애초부터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를 소개하고 널리 활성화된다면 제작진은 그걸로 족한 것이다. 실력이 출중한 일반인들과 최선을 다해 대결에서 이기면 좋고 기쁜것이며 패배한다면 아쉬움은 남겠지만 후회나 미련따위는 크게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그들에게는 이제 반드시 대결에서 이겨야만 하는 동기부여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반드시 4연승을 거두어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러 간다는 확실한 목표가 그들에게 생겼기에 전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며 패배한다면 그 아픔을 곱절 이상으로 느끼고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리고 4연승을 거두면 MC들이 소치로 가서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온다는 장기프로젝트가 우연치 않게 생긴셈이니 순항도 예고되며, 시청자들은 전보다 그들을 응원하며 연승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MC부터 제작진까지 전보다 더욱 조심하고 경계해야만 한다. 생활스포츠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했던 프로그램의 취지와 초심을 망각한채 그저 어떻게해서든 4연승을 거두어 소기의 목적만을 달성하고자 꼼수를 피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청자들은 생각보다 민감하고 세심하기에 조금이라도 초심을 잃고 다른 생각을 품는다면 그들은 한순간 알아차리고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저 기우에 불과할 수 있다. 다음주 본격적으로 펼쳐질 볼링 대회에서 후회없는 한판 승부로 멋지게 날려주기를 덧붙여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우리동네 예체능>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