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5. 21. 09:17



<맨발의 친구들> 두번째 여정 인도네시아편은 앞서 보여준 베트남편보다 좀 더 다듬어지고 안정되어가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해외에 나가서까지 땀을 흘리고 생고생을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이루는데는 여전히 실패하여 동시간대 시청율 꼴찌에 머무르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제작진은 분명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웃음과 감동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알아가겠노라 호언장담하였지만 아직은 그러한 취지를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고 공감하기에는 갈 길이 험난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이와 맞물려 <맨발의 친구들>이 국내에서 다음 촬영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시청율 부진에 따른 해외촬영 포기로 프로그램의 존폐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하지만 아직 좌절하고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그들이 흘리는 땀이 무엇을 위함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그 땀만큼은 결코 그들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멤버들 모두 낯선 환경속에서 자급자족을 위해 고생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김현중이 흘렸던 땀은 프로그램의 총체적인 아쉬움들을 한방에 해소할 수 있을만큼 알차고 값지게만 보였고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인도네시아편의 핵심은 바로 겐동이었다.

겐동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무거운 짐을 대신 옮겨 주며 그에 상응하는 수고비를 받는 일을 말한다.

멤버들 모두 겐동을 몸소 체험하며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인지 알게 되었지만 김현중은 또다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늦은 시간 홀로 겐동 작업을 하게 되었다.

비록 자발적으로 나선 발걸음은 아니었지만 이왕 하기로 마음 먹은 거 눈에 불을 켜고 시장바닥을 휘저으며 겐동을 외치고 다니는 김현중의 모습은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드디어 그의 눈에 포착된 겐동 일거리는 일순간 그를 기쁨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게 하였는데,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아닌 수박밭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평균 60~70kg에 육박하는 수박들이 가득 담겨 있는 짐이 무려 15개나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자리에서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방송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제 아무리 악발이 근성이 있는 김현중이라 할지라도 이것은 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평균 60~70kg에 육박하는 수박들이 가득담겨 있는 짐을 15번이나 연속으로 옮긴다는 것은 숙련된 사람들이라도 힘겨운 작업이기에 초짜인 김현중이 무턱대고 덤빌만한 양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중은 피하지 않고 모두 자기가 하겠노라 다짐을 하였다. 지켜보는 주변 상인들이 저 많은 양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며 코웃음을 치고 손사레를 쳐댔지만 그는 씩씩하게 첫 발걸음을 떼었다.

하지만 역시나 다짐과 오기만으로 해낼 수 있는 양은 아니었다.

무거운 수박을 등에 지고 발걸음을 나서는 김현중의 얼굴에는 힘겨움으로 가득했다. 이내 얼굴부터 몸 전체가 땀으로 흥건히 젖어들었고 목에는 핏발이 서버렸다. 벌겋게 상기되어 버린 얼굴과 풀려 버린 두 눈에서 그가 얼마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슨일이든 처음이 어렵다고 했던가?

얼굴이 땀범벅이 되고 혼이 빠져나갈만큼 힘겨운 작업이었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한번 두번 발걸음을 내딛는 김현중은 차근차근 주어진 일을 해나갔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김현중의 근성과 성실함만큼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는 마침내 호언장담했던 15번의 겐동 작업을 홀로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며 수고비와 보너스 그리고 주변 상인들에게 박수갈채까지 받아내는데 성공하였다. 

그가 15번에 걸쳐서 옮긴 수박의 무게는 무려 1톤에 가까운 양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꿋꿋하게 이뤄낸 값진 성과였고 자신과의 약속을 끝내 지킨 멋진 모습이었다. 땀에 젖은 영수증을 손에 쥐며 앞으로 열심히 살겠노라 다짐하는 그의 눈빛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웬지 허당일 것만 같았던 그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의 약속을 땀으로 지켜낸 모습은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웠던점은 있었다.

겐동을 하는 김현중의 힘겨운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어김없이 방청객들의 녹음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는데 상당히 귀에 거슬렸다. 핏발이 선 두 눈과 비오듯이 흘러내리는 땀을 편집하면서 그러한 웃음소리를 섞어넣으며 웃기지도 않는 자막을 곁들인 제작진의 의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오길 바랬던 것일까?

물론 <맨발의 친구들>이 다큐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이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웃음을 이끌어내려한 제작진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건 아니었다. 웃음포인트는 다른 장면에서도 얼마든지 있었다. 구태여 김현중의 땀과 눈물에서까지 억지로 웃음을 이끌어 낼 필요는 없어보였고 그의 모습은 조금도 우스워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흘리는 땀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유치찬란한 자막들과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불쾌함마저 안겨주었다.

해외촬영보다도 제작진의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편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적이 더 많은만큼 이러한 부분들은 조금 더 신경써주기를 바래본다.


김현중은 자신이 홀로 1톤에 가까운 겐동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수해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지금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온다해도 모두 이겨낼수 있을만큼 한층 더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스스로 대견했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김현중이 겐동에 도전하여 끝내 약속을 지켜내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구태여 그렇게까지 무리하면서 할 필요는 없었을텐데 주어진 임무를 훌륭히 완수해 낸 그가 너무나도 대견스러웠다. 인도네시아 시장 한복판에서 홀로 한국청년의 근성과 끈기를 몸소 실천하여 당당히 보여준 그의 땀과 눈물에 박수를 보내며,앞으로 프로그램을 통하여 더 멋진 모습과 큰 활약을 더불어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맨발의 친구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