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5. 9. 10:27



윤종신이 <화신>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미스틱89 대표로서 게다가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진행을 하고 있는 윤종신은 요즘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만큼 누구못지 않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얼핏보면 그다지 이상할 것 없는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왜 <화신>일까라는 점이다.


소속사에서 밝힌 것처럼 음악작업과 예능출연으로 인한 피로누적과 체력저하가 가장 큰 문제였다면 윤종신은 <화신>이 아니라 <맨발의 친구들>에서 하차를 하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화신>과 달리 해외촬영으로 쉴틈없이 뛰고 소위 맨땅에 헤딩해야만 하는 <맨발의 친구들>은 40대중반에 접어든 윤종신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컨셉이기에 프로그램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0순위는 바로 맨친이 되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윤종신은 자신의 이름이 녹아들어 있는 <화신>에서 하차하기로 결정을 하여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주 새롭게 선보인 포맷 "한줄의 힘"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는 있지만 혹시 <화신>의 시청률이 변변치 않아 하차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보이지만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제 갓 3회분이 나간 시점이지만 그가 야심차게 합류한 <맨발의 친구들>의 시청률은 지난방송에서 불과 2.9%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청률이 문제가 아니라 구태여 해외에 나가서까지 생고생을 하며 얻고자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어 윤종신의 <화신> 하차결정은 더욱 의아하게 다가온다.

물론 이제 갓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에서 발을 뺀다는 것은 더 큰 비난과 화를 초래할 수 있겠지만, 소속사에서 밝힌 것처럼 진정 체력저하와 피로누적으로 건강상에 치명적인 위험이 존재한다면 누구도 그를 비난하거나 원망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지난주 김구라가 새롭게 투입된 <화신>은 4인 MC체제로 바뀌었다.

그런데 웬지 많이 본 익숙한 그림이다. 역시나 윤종신과 김구라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라디오스타>를 어렵지 않게 떠오르게 한다. 비록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웬지 식상해 보일 수 있는 그림이며 프로그램의 성격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윤종신은 혹시 <화신>을 위하여 그리고 김구라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며 하차결정을 내린 것이 아닐까?

아직 방송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제작진에 의하면 김구라의 투입으로 프로그램은 새로운 활력소를 얻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김구라와 윤종신이 함께하는 모습에서 <화신>이 아니라 <라디오스타>를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최고의 프로그램 반열에 올려놓은 방송을 시청자들이 어찌 한순간에 잊어버릴 수 있을까? 오랜만에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반가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웬지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조금 비약해본다면 마치 제 집을 버리고 다른 곳에서 몰래 만나 새 살림을 차린 느낌이랄까?


김구라가 자숙의 시간을 갖는 동안 윤종신은 그가 <라디오스타>에 반드시 복귀를 했으면 하는 바램을 늘상 가져왔다.

그런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방송 복귀를 한 김구라는 라스가 아닌 <두드림>을 통해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조금은 의아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전처럼 독설을 내뿜으며 시청자들과 조우한다는 것은 김구라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버거운 일이었을 것이다. 윤종신은 김구라가 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정도 자신의 궤도에 오른 이후에 종국에는 라스로 돌아올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두드림>이 토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되면서 김구라의 <라디오스타> 복귀는 영영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라스가 아닌 <화신>에서 조우한 윤종신과 김구라는 반갑기도 했겠지만 참으로 많은 고민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 윤종신으로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위험도 있겠지만 자신보다 프로그램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김구라를 남겨두고 자신이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된다. 물론 이 그림은 시청자들에게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마치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버린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종신과 김구라의 끈끈한 의리를 방송을 통하여 일상을 통하여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그런 오해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신이 MC로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게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김구라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간에 윤종신의 하차결정은 멀리 본다면 나쁘지 않은 결정으로 생각된다.

비슷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양적으로 늘려만 간다면 MC로서 윤종신의 수명은 급박하게 단축될 수도 있기에 오랜시간 몸담고 있는 <라디오스타> 대신에 <화신>을 어렵게나마 정리한 것은 괜찮게 보인다.

비록 <맨발의 친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는 있지만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보고자 야심차게 결단을 내린만큼 그가 프로그램을 통하여 새로운 잠재력을 분명 드러낼 수 있을거라 기대를 해본다.


표면적으로 보이고 알려지는 것 이상으로 윤종신은 수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며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자신을 MC로서 성장시켜준 <라디오스타>, 그리고 그 안에서 동고동락했던 김구라, 자신의 이름이 녹아들어있는 <화신>까지 과연 어떻게 해야 모두를 살려낼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고민 끝에 내려진 하차 결정인 만큼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해주고 싶다.

윤종신의 하차결정으로 이제 더욱 바빠진 것은 <화신> 제작진이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기에 제작진에서 하차를 만류하기도 어려웠을 테지만, 당장 윤종신이 떠나고 김구라가 들어오면서 다른 한자리를 배우 봉태규에 맡기기로 한 결정이 과연 옳은 판단인지는 이제 시청자들이 평가를 내려줄 일만 남아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화신>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