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5. 8. 11:42



<화신>이 새롭게 선보인 "한줄의 힘" 코너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이전에 없던 아주 새롭고 획기적인 포맷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와 폭로 위주의 자극적인 소재들과 홍보일색으로 얼룩지며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던 것과는 달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발견하고 경험하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자신만의 어록 한줄을 서로 공유하며 행복의 비결을 깨닫고 배워나간다는 취지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출연한 게스트들이 저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껴왔던 일화들을 통하여 다른이와 함께 자신만의 한줄을 다듬고 정리해나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여타의 토크쇼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그 중에서도 컬투 정찬우가 소개한 "실수도 스펙이다"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는 20대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병세와 맞물려 집단싸움에 휘말리며 인생의 절대절명 최대위기에 처했었던 일화와 함께 종국에는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되었던 한편의 드라마같은 에피소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실수에 좌절하거나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정찬우는 여전히 지난날을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었다. 혈기왕성한 시절의 싸움으로 자칫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을뻔한 그 일을 떠올리며 아찔했던 기억으로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 없이 마무리가 잘되었고 그 계기로 개그맨의 길을 걷고 정상의 자리에까지 설 수 있게된 것은 바로 실수가 자신이 성공할 수 있게 되었던 인생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의 실수로 인생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는 천만다행으로 실수를 거울삼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것이다. 많은 고민과 실수를 통하여 오늘의 나를 만들어낸다는 그의 말은 그래서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이렇듯 자신의 실수를 이겨내고 젊은 시절을 보내온 정찬우의 교육관은 어떨까 궁금하였다.

그의 아들은 벌써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고 한다. 소위 머리가 다 큰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연예인이란 직업적 특성상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그는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아들에게 의외로 다정다감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좋은 아빠였다. 아들과 사우나를 함께 다닌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아들을 억지로 데려갈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중학생 아들과 사우나를 다니고 그 요청을 아빠가 아닌 아들이 먼저 얘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린시절부터 아들과 원만한 대화를 통하여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고민이 생겼을때 친구들과 상의하기보다는 아빠에게 먼저 사우나를 가자며 제안하는 정찬우의 아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할 수 있겠다.


아들의 사우나 요청이 있으면 정찬우는 열일을 제쳐두고 아들에게 달려간다고 한다. 평상시 동료와 후배들과 함께 시간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아무리 스케줄과 선약이 있다해도 아들의 요청이 들어오면 그 즉시 집으로 향한다고 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세상 그어떤것보다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의 아들에게 달려가는 아빠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할까?

사우나라는 밀폐된 곳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나누는 부자간의 대화는 허물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일 것이다. 

그러한 공간속에서 아들이 대뜸 정찬우에게 털어놓았던 고민은 바로 자신의 좋지 못한 성적으로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엄마와 이모가 고민을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와 이모처럼 자신도 성적이 좋지 못하여 속이 상하고 고민된다면 참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일텐데, 정찬우 아들의 입장은 분명했다. 자신은 성적이 못나와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왜냐하면 자신은 정말로 최선을 다하여 후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력도 하지않고 성적이 안나온다며 투정을 부리는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아들의 다소 엉뚱하지만 건전한 고민을 들은 정찬우의 교육관은 의외로 확고하였다.

그저 아들에게 듣기좋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겪어오며 지금의 자리에 서 있기까지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져진 그의 교육관은 바로 공부하는 머리는 따로 있다라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공부라는 것은 전부가 아닌 그저 일종의 종목일 뿐이라는 그의 단호하고 소신에 찬 발언은 참으로 속이다 시원했다. 자신은 스스로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반면에 말이라는 종목을 누구보다 잘하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자신도 아내도 공부에 특별한 소질을 보이지 못했는데 아들만 보고 공부를 잘하라고 다그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그의 발언은 엄마들이 들으면 다소 황당하고 울화통이 터질 수도 있겠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교육자 집안에서 교육자가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책을 보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평상시에 자연스레 보여준다면 자녀들은 습관처럼 부모의 행동을 가감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공부에 소질이 없는 대신에 자녀들이 다른 곳에 재능과 소질이 있는지 부모들의 빠르고 과감한 판단이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최선을 다했니? 그렇다면 괜찮아!." 정찬우가 아들에게 한 말은 짧지만 강했고 아주 오랜시간동안 아들의 마음 속에 온전히 남아 있을것이다.


정찬우가 바라는 것은 하루하루 오늘도 내일도 그저 아들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탈선을 하기보다는 본인이 흥미를 느끼고 재밌는 일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깨우치고 알아가는 것이 좋지 않냐며 반문하는 정찬우의 확신에 찬 표정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통쾌하고 반가웠다. 정찬우의 아들은 이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든든하고 자랑스러울지 참으로 뿌듯할 것만 같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SBS 화신>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