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4. 8. 10:13



1박2일 큰 형님 김승우의 하차 후 유해진의 첫 등장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100점 만점 대만족 그 자체였다.

유쾌하고 화끈하지만 상남자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수줍음이 유독 많은 유해진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만 해도 과연 그가 <1박2일>에 적합한 인물일까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여타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하여 그의 예능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객이 아닌 주인으로서 야생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KBS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선봉에서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아직 이루어져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방송이 나간 이후 그 모든 염려들은 유해진의 전매특허인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그런 쓸데없는 우려와 염려를 잠시나마 했던 것조차 민망스러울 정도로 유해진의 모습은 의연하고 자연스러웠으며 오랜시간 큰 형님으로 존재해 있던 것처럼 편안해보이기까지 했다.


너무 앞서가는 얘기일수도 있겠지만 연말 연예대상에서 신인예능상 한 자리는 이미 유해진의 몫으로 떼어놓아도 될 만큼 그의 첫 등장은 기대이상이었다. 그동안 숨겨진 진주를 왜 몰라봤을까 진한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유해진의 등장은 어수선하고 침체의 늪에 허우적 거리고 있었던 <1박2일>에게는 단비와도 같이 소중한 존재임에 분명했다.

비록 첫방송이지만 그의 합류를 통하여 앞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만큼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전보다 더욱 활력이 넘치는 건강한 에너지를 시청자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1박2일>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자연과 사람들을 마주하며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웃음과 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전하면서 대리만족을 시켜주어야 하는 방송이다. 따라서 주어진 짧은 촬영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방송이기에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서야 하는 불편함과 부족한 잠과의 사투는 언제나 수반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유해진은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불편함을 자연스레 이겨내고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방송초반부터 그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 한가지 있었으니, 바로 멤버들이 없는 혼자만의 첫 촬영 시간에도 그는 침묵을 지키거나 어색함 때문에 안절부절하거나 초조해하는 기색을 도통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VJ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 주었고, 휴게소에서 홀로 앉아있는 동안에도 시민들과 격이 없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하여 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 주기도 했다.

낯선이들과의 만남속에서 그들과 동화되어 편안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은 <1박2일>이란 프로그램의 성격상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덕목일텐데, 유해진은 이미 합격점을 주어도 될만큼 특유의 친화력으로 첫 관문을 훌륭하게 통과해 낸 것이다.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1박2일>의 안방마님이라 할 수 있는 이수근과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모든 멤버들과 빠른 시간안에 친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그중에서 터줏대감인 이수근과 얼마만큼 빨리 편안한 사이가 되는지도 관건이었다. 이수근만큼 <1박2일>의 생리를 잘 아는 이가 드물기에 그와의 허물없는 사이가 빨리 되면 될수록 유해진이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막내 주원이 촬영으로 오랜시간동안 제대로 잠을 못잤기 때문에 힘든 게임에서 빠지기를 내심 바랬던 장면에서는 큰 형님으로서의 깊은 배려심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아직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에도 바쁘고 정신없을텐데 어린 동생의 안위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그의 모습은 큰 형님으로서의 자질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기존 멤버들의 텃세가 무의식중에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배우 출신인 엄태웅과 차태현도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유해진을 김승우 대신 큰 형님으로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편안하고 짓궂은 장난을 쳐도 모두 받아줄 것만 같은 호탕한 웃음이 있어 그외의 다른 멤버들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유해진의 합류를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물론 사람이 좋다하여 <1박2일>에 모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큰 축인 복불복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들을 과연 유해진이 얼마만큼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문 역시도 해소하는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줍음 많은 그였지만 승부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너무 승부욕이 강하고 집착이 심하여 주위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휴게소에서 주원과 엄태웅과의 첫만남부터 그의 게임에 대한 승부욕은 남달랐다. 주어진 시간동안 아침식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규칙을 칼같이 지키기 위해 남다른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리고 가장 백미였던 비진도에서의 리어카 인간나르기 게임에서 막판 이수근과의 대결을 역전승으로 거두었던 장면에서는 유해진의 승부욕이 얼마나 대단하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폐교위까지 리어카로 짐을 직접 나르며 힘도 많이 빠졌을텐데 강한 승부욕만큼이나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보유한 유해진의 모습은 혀를 내두르기에 충분하였다. 


비로소 <1박2일>에 진짜가 나타난 것 같다.
4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멤버들을 압도하는 유해진의 강한 체력과 뒤쳐지지 않는 예능감은 그의 첫출연을 반겨주었던 비진도의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앞으로 <1박2일>의 순항을 예고하는 듯 하였다.

물론 새로운 큰 형님 유해진이 앞으로 프로그램 속에서 얼마만큼 기존 멤버들과 융화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첫 등장만큼은 누가 뭐라해도 대만족스러움 그 자체였고, 앞으로 그를 통하여 프로그램이 더욱 진일보하는 긍정적인 변화까지 내심 기대할 수 있을것만 같아 시청자의 입장에서 고마운 마음이 들기에 충분하였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1박2일>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