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4. 2. 09:56



박수치고 응원하며 지켜보는 내내 훈훈한 마음뿐이었지만 왜 그리도 가슴저미고 눈물이 고였는지 모르겠다.

그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한 채 해피엔딩으로 끝나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던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늦은밤 시청자의 입장에서 고맙고 또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소재로 위험한 순간도 없지는 않았지만, <안녕하세요>의 진정한 힘은 바로 마음을 동하게 하는 고민사연자들의 진심이 모두에게 전해지는 순간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황혼이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멋지게 멍석을 깔아준 제작진과 MC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랜 시간 정으로 살아온 세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지 못한채 숨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황금주 할머니는 사랑한다는 표현은 커녕 눈을 맞추며 살갑게 대화조차 나누지 않는 남편이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야속했다. 중매로 연을 맺은 채 45년간 살아오면서 남편의 무뚝뚝함과 살갑지 못한 행동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와 상심만을 품에 안은채 지내온 할머니는 더이상 이대로는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끝에 용기내어 방송 출연을 결심하였다.

할머니가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었다. 그저 빈말이라도 두 손 꼭 잡아주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남편이 두 눈을 바라보며 해주면 족한 것이었다. 물론 어르신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젊은이들처럼 살갑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기란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없는 소리였어도 이혼하자라는 말을 꺼낼 수 밖에 없었던 할머니에게는 그런 표현과 관심들은 사치가 아닌 너무나도 절실한 부분이었다.  


고민사연자로 출연한 황금주 할머니는 너무나도 애교가 많고 웃음도 많은 분이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미소를 머금게 할만큼 할머니의 밝은 모습은 10대 소녀의 감성을 지닌 순수함 그 자체였다.

비록 남편에 대한 불평 불만을 늘어놓고는 있었지만 시종일관 할머니의 이야기속에는 남편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 다만 이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당최 표현을 하지 않는 남편이 그저 원망스럽고 야속할 뿐이었다. 그리고 45년이란 세월을 살아오면서 과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제는 확인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렇듯 절실한 아내의 진심이 전해졌을까?

조심스럽게 아내를 정말로 사랑하세요라는 질문에 할아버지는 수줍은 듯 잠시 망설였지만 또렷하게 사랑하죠라는 말로 화답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수줍게 머리위로 하트를 그리며 자신의 마음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혹여 평소처럼 명쾌한 대답 대신에 알 수 없는 미묘한 웃음으로 대신하면 어쩌나 손에 땀을 쥐고 보았지만, 아내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며 밝게 웃어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도 훈훈했고 내 부모님의 일처럼 기쁘기까지 했다. MC들은 서로 앞다투어 내친김에 할아버지를 무대위로 모셔서 할머니와 백허그도 하고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키스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남편을 바라보며 정말로 당신한테 사랑받고 싶었다는 말을 전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무척이나 가슴아팠지만, 이제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확인받았기에 그 마음은 전과는 달리 너무나 편하고 행복했을 것이다.


황혼이혼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안녕하세요>의 MC들처럼 자녀들이 부모님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 좀 더 노력하고 화해의 장을 손수 만들어 드린다면 조금이나마 개선되지 않을까? 다들 제 앞가림한다며 정작 부모님의 일은 나 몰라라 하며 외면하는 것이 오히려 황혼이혼의 급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보았다.
노부부의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애정 표현을 하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부끄러웠을까? 하지만 MC들이 마치 자신의 부모님일인냥 적극적으로 화해의 장을 만들어준 덕분에 못이기는척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노부부의 모습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례적으로 MC들은 노부부의 사연을 고민버튼으로 마무리 짓는 대신에, 두 분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버튼을 눌러줄 것을 당부하며 멋지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 노부부는 오늘의 일을 추억하며 앞으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큰 원동력을 갖게 되었다.

비록 전처럼 조금은 답답하고 표현할 줄 모르는 무뚝뚝한 남편으로 또다시 되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더이상 황금주 할머니는 마음에도 없는 이혼을 생각하거나 자신의 인생이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소중한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그 무엇이 더 필요할까? 앞으로 남은 여생을 지내다보면 또다시 힘들고 괴로운 일들이 있겠지만 오늘의 행복한 추억을 곱씹으며 서로 의지하고 맞잡은 두 손을 절대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도록 두 분 사랑하며 사시기를 더불어 바래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