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3. 19. 10:55



KBS2 <안녕하세요> 3월18일 방송분에서는 <개그콘서트> 정여사 같은 이여사의 사연이 전해졌는데, 영리하고 당당하며 똑부러진 아내이지만 밥먹듯 컴플레인을 거는 아내가 고민인 남편의 사연이었다. 남편은 시시콜콜 따지고 넘어가는 아내때문에 창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들과 언쟁을 높이는 일이 잦아서 혹시나 해코지를 당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고민을 전하였다. 


삼겹살집에서 불친절한 직원과 냉면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을때 서비스 비용을 빼달라고 요구를 한다거나, 배달된 치킨이 전날 남은 것을 재사용한 것처럼 튀김옷이 여러겹인 것을 알고 지체없이 항의전화를 하고 사과와 환불을 받는 일등이 소개되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아내의 요구가 정당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외에도 수없이 환불, 교환, 보상 등의 일이 반복될때마다 남편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부끄럽고 창피하다라는 것이다.

급기야 아내는 순대국밥집에서 손님이 먹다 남은 순대를 재사용한 것이 의심되자마자 직접 쓰레기통까지 뒤져 사장과 언사를 높이거나, 구매한 가방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네귀퉁이가 모두 터져서 무상수선을 기대하고 백화점을 방문했는데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직원들과 실랑이를 한 끝에 저렴한 비용으로 수선을 하는 일화까지 소개되어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이 정도면 남편의 큰 고민거리인 아내는 상당히 논리정연하고 달변가임에 분명할 것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무대포로 따지고 항의를 하다가는 역으로 낭패를 보기 일쑤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체에서 블랙컨슈머에 대한 강경 대처를 하고 있는 요즘이기에 멋모르고 보상을 기대하고 나쁜 마음을 갖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아내는 왜 사사건건 컴플레인을 하는 것일까?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아내는 한마디로 야무진 외모였다. 게다가 말하는 톤도 차분했고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아나운서와도 같이 차분하게 첫마디를 열었다. 

개콘 정여사와 같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정당하지 않다라고 판단이 드는 일들에만 당연히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고 똑 뿌러지게 답변을 한 것이다.

일반인이 방송에 나와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표현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과 이유를 짧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얘기하는 모습은, 서경석의 표현처럼 흡사 소비자보호단체 사무국장과도 같은 포스가 철철 넘쳤다. 그녀는 자신의 일 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이나 친구들의 고민도 자신의 일처럼 직접 해결을 해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와 같은 친구를 둔 주위사람들은 너무나 든든하지 않을까?


 

 


아내가 얼마만큼 컴플레인을 정당하고 똑 뿌러지게 하는지 이영자와의 상황극을 해보았는데, 막무가내로 언성을 높이는 이영자와의 설전에서도 그녀는 단 한마디도 물러서지 않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보통은 언성이 높아지다보면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채 얼버무리고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내는 자신이 해야할 말들은 꼭 챙겼고 상대방을 인신공격하는 등의 불필요한 언사를 일체 배제하는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스트로 참여한 박은영 아나운서는 아내에게 컴플레인을 하면서 으레히 따라오는 보상을 혹시 즐기는 것 아니냐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였다. 하지만 난처한 질문임에도 당황하지 않은 아내는 보상을 먼저 요구한적은 없으며 단지 먼저 사과를 바라고 전화를 한 것 뿐이며 그에 따라오는 보상을 구태여 마다하지는 않는다며 솔직한 심경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그녀도 사람이기에 이런일이 있을때마다 컴플레인을 거는 것이 물론 불편하고 번거롭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지만, 결혼 후 살림을 직접하다보니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는 일을 통하여 이로운 점도 분명히 있다며 이유있는 컴플레인임을 당당히 밝혔다.


이처럼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줄 알고 요목조목 따져가며 컴플레인을 통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는 그녀의 결혼전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예상했던 분들도 있겠지만 다름아닌 고객들의 항의에 대한 응대법을 가르치던 콜센터 교육강사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그녀가 이토록 부당한 상황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을 수 있었던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똑부러진 아내를 둬서 좋은것도 있지만 평범한 남편이라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레 서로의 주장을 펼치다보면 언성이 높아지고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같이 험한 세상속에서 혹시라도 아내를 해코지하면 어떻게하나 남편이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컴플레인의 여왕만큼이나 출연한 남편 역시 평범한 이는 아니었다.

첫등장부터 시종일관 유쾌하고 깨알같은 상황극을 펼쳐 웃음을 던져준 남편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아내의 컴플레인 일화들을 소개하는 남편은 마치 현장을 지켜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상황극을 현실감있게 재연해주었다. 언뜻 본 첫인상이 개콘 <나쁜사람>에 출연하는 이문재를 닮은 듯 보여 더욱 웃음이 낫던 것일까? 하지만 그의 유쾌한 웃음과 꾸밈없는 솔직한 대화는 보는 내내 즐거웠다.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한마디에서 남편의 마음은 참으로 따뜻했고 훈훈했다.

따질 일은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야 현명한 소비자이겠지만,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을 거쳐서 하는 일들은 언제나 실수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일들은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를 해주었으면 한다는 그의 당부가 인상적이었다.

매사 정확하고 똑 뿌러지는 아내의 남편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런 아내와 사는 남편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초반에 의구심도 들었지만, 과연 이 정도의 너그러움과 이해심을 가진 남편이라면 컴플레인의 여왕이라도 어쩔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의 진심어린 조언을 귀담아 들으며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도 더불어 보기 좋았다.

똑부러지는 아내와 실수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아량을 가지고 있는 유쾌한 남편, 바로 이런 두사람이 찰떡궁합이 아닐까? 컴플레인을 달고 사는 아내의 모습때문에 고민이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금슬은 너무나도 좋아보였다. 서로의 부족하고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과 만나 평생을 같이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거라는 생각, 두사람을 보면서 잠시 떠올려보았다.


<해당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KBS2 안녕하세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