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2. 25. 09:54

<매직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에 이어 방송이 되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것이 마술이다>는 매회 비슷한 마술을 선보이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이미 20회까지만 방송이 잡혀 있는 탓에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기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또한 동시간대 타 예능프로그램들이 워낙에 쟁쟁하여 큰 이변이 없는 한 현재 5~6% 시청률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시절 명절 연휴에 봐왔던 마술프로그램과 <이것이 마술이다>에서 선보여지고 있는 마술의 차이는 크거나 다르지 않다. 오히려 협소한 공간속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매회 보여지는 마술에는 한계가 있으며, 틈틈이 웃음을 선사해 주어야 한다는 패널들의 강박관념이 녹아 있기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가까운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술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너그러운 마음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술이라는 장르가 어느정도의 눈속임과 장치를 통하여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마술사가 선보이는 노력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마술 프로그램은 킬링타임으로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장르임에는 분명하다.



이번주에는 일본 마술계의 대부 Mr.마릭과 한국의 대표마술사 최현우의 대결이 그려졌는데, 한국과 일본 양국 마술사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한판 승부였다.

최현우의 상대로 등장한 마술사 Mr. 마릭은 그동안 최현우가 방송에서 자주 소개하였던 초마술이라는 장르의 창시자로서 최현우에게는 스승이자 대선배와도 같은 존재이다. 한국보다 마술이라는 장르가 더욱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30여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Mr. 마릭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마술이라는 장르를 방송을 통해 처음 선보였던 인물이기도 하다. 

상대가 초마술의 선구자이자 일인자이며 최초라는 타이틀이 넘쳐나는 대단한 마술사이지만,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최현우의 의지 또한 남달랐기에 이전보다 조금은 흥미로움을 시청자들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부터 언급한다면 최현우와 Mr.마릭의 치열한 마술대결은 마릭의 승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표마술사인 최현우가 Mr.마릭보다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솔직히 <이것이 마술이다>에서 누가 이기고 지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마술에 있어서 승패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기 때문이다. 물론 마술대회에서 우위를 따지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간다.


최현우가 선보인 마술은 언제나처럼 신비롭고 놀라웠지만, Mr.마릭의 마술은 그와는 다른 무언가가 한가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승패가 갈려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마술을 통하여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철학과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눈속임을 통하여 흥미와 놀라움을 선사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그는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동하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 상대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 이 정도면 눈속임과 트릭이 아닌 진정한 마술사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진정한 마술사를 본 것만 같아 시청자로서 만족스러웠다. 



Mr.마릭이 선보인 것중에 탈출하는 마술이 있었다.

30초안에 탈출하지 못하면 피칭머신으로부터 150km이상으로 날라오는 야구공을 정면에서 직격으로 맞을 수 밖에 없는 위험한 마술이었다. 패널들은 Mr.마릭이 의자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도록 온 몸을 쇠사슬로 꽁꽁 묶었다. 개인감정이라도 섞여 있는건지 이전과 달리 패널들은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하게 묶는데 열중하였다.

하지만 예상대로 Mr.마릭은 30초안에 자신의 몸을 묶어놓은 쇠사슬을 너무나 쉽게 탈출하였다. 조금은 싱겁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가 최종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였던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


위험한 탈출 마술을 선보인 Mr.마릭은, 위험함을 무릎쓰고 왜 도전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하였다.

"마술은 항상 해피엔드로 끝난다는 주제로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언제나 탈출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메시지 하나만으로도 Mr.마릭이 최현우를 이긴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위험한 마술에서 노력을 통하여 벗어나는 것처럼,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위기속에서 포기하지 말고 탈출할 수 있는 희망을 절대로 놓지 않았으면 한다는 소중한 메시지가 다소 싱겁게만 느껴졌던 탈출 마술속에 녹아 있었던 것이다. 



끝으로 Mr.마릭은 한국팬들을 위해서 개발한 마술을 하나 선보였는데, 양국의 국기가 앞뒤로 그려진 종이 한장과 가위를 이용하는 간단한 마술이었다. 물론 마술이라기보다는 종이놀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이 단순한 마술에서도 그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였다.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연결되었습니다."


Mr.마릭과 최현우가 사이좋게 나누어 종이를 가위로 잘랐더니,

양면으로 나뉘어 한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양국의 국기가 그의 마술을 통하여 한 곳에서 동시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사이좋게 연결이 되어서 말이다.

아마도 최근의 국제정세와 맞물려 방송에서 일본인이 나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겠지만, MR.마릭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화해의 메시지 만큼은 부디 곡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Mr.마릭이 선보여준 마술들은 시간이 지나면 까맣게 잊혀질 것이다.하지만 인생의 메시지와 더불어 한일 양국의 더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한 그의 따뜻한 제스쳐 때문에 한동안 그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것 같다.


Mr.마릭 덕분이었을까? 오늘따라 제작진의 마지막 자막까지도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결코 마술은 마법이 될 수는 없지만, 

나이, 성별, 국가를 넘어 하나가 될 수 있는 마술의 신비로움... 오늘 두 사람이 보여준 마술은 우리에겐 또다른 마법이었습니다.>


<해당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출처 : MBC 매직콘서트 이것이 마술이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