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3. 2. 27. 07:30

작년 MBC 드라마 <아이두아이두>에서 회장 막내딸로 출연했던 배우 임수향을 기억한다.

물론 <아이두아이두>의 스토리는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기억에 남는것을 굳이 꼽아본다면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몇차례 이슈가 되었던 김선아의 파격적인 노출 의상 정도.

그리고 또 한가지를 든다면 임수향의 등장이었는데, 신인답지 않은 그녀의 당차고 야무진 연기력과 시선을 잡아끄는 미모의 절묘한 어울림이었다. 물론 맡은 배역과 너무나 잘어울리는 외모 덕도 있었지만, 상대역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들은 웬지 모르게 묘한 매력과 여운이 있었다.

어찌되었건 그런 그녀가 반년이 조금 지난 지금 아이리스의 킬러역으로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어 호평을 받고 있으니, 길지 않은 시간동안 전작들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잔인하고 악랄한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눈에 선하다.




아이리스2에서 임수향은 김연화라는 인물을 맡고 있다.

연화와 수향 비슷한 단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두 이름이다.

이제 겨우 4회분이 방송되었지만 연화라는 이름은 임수향에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입에 착착 붙는다고나 할까?
배역의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배우가 이미 자신의 배역속으로 충분히 녹아들어갔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안에 드라마 속 주요인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인지하며, 이후에도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을 잊지 않는다. "새벽"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거라 생각한다. 비단 소녀시대 윤아의 역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연화는 아이리스 소속 킬러다.

남심을 사로잡는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독버섯과도 같은 위험한 인물이다. 자신조차 자신이 나아가는 발걸음의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위태로운 인물인 것이다.
임수향이 그동안 거쳐왔던 전작의 인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배역이기에 다소 벅차고 힘겨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4회분까지 임수향은 무척이나 분주했다. 살인과 도주, 격투 그리고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까지 그녀는 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으며 어느 누구보다 다채로운 연기혼을 불태웠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의 대부분은 거친 호흡을 요구했으며 온 몸을 부딪치는 액션이 언제나 곁들여져 있었지만 조금의 어색함과 지루함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아본다면 역시나 북측 대표를 암살하는 장면일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잡기 위해 문을 부수고 들어온 김승우 앞에서 오히려 보란듯이 당당한 제스쳐를 취했다. 이 장면은 자칫하면 꽤나 오글거리고 한심스러운 장면이 될 수도 있었다. 당장 자신의 온몸으로 총탄이 날아올 지경인데 허세를 부리고 있다니 아무리 드라마지만 조금 과해 보였다. 하지만 이와 같이 과장된 설정은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절제된 몸짓과 시선 덕분에 짧은 순간이었지만 멋진 그림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이리스2 시청자들은 임수향의 연기 뿐만 아니라 그녀의 차갑지만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눈빛 또한 사랑한다.

한없이 여리고 순수한 모습부터 오싹하리만큼 독기가 서려있는 모습까지, 그녀의 두 눈은 참으로 많은 것을 담아내고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를 향해 시청자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고는 있지만, 그나마 임수향에게 만큼은 관대해 보인다. 오죽하면 그녀 때문에 아이리스2를 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시청자의 마음을 적지 않게 흔들어 놓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쉽게도 시청률 경쟁에서 조금 밀리고는 있지만, 그나마 시청자의 애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임수향이 있기에 반격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물론 혼자의 힘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을테지만, 그래도 아이리스2의 성패가 임수향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번 주부터 장혁과 이다해 그리고 윤두준, 세 사람의 애증관계가 펼쳐질 예정이어서 제작진 역시 조금 더 지켜봐 달라는 언급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심이 가는 것은 임수향이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을 하게 될지이다.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던 임수향은 시청률 35%를 장담했다.

물론 경쟁작이 워낙 쟁쟁하여 지금의 형국으로 봐서 35%는 커녕 그의 절반도 넘어서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과 매력적인 눈빛만큼은 시청자들 뇌리속에 분명하게 각인되었을 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해당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KBS2 "아이리스2">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