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30. 10:52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부모님을 향한 애틋함과 죄스러운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그리는 노래를 접하게 될때면 애써 참으려해도 도무지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나 봅니다.
자식된 도리로 명절때 부모님을 찾아 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지사겠지만, 그 자녀가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오히려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자녀가 바쁜 것은 한편으로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가수 출연때문에 이번 설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다는 말을 전했을때 오히려 더 행복해하시고 기뻐해주셨다는 말을 전하는 박완규의 모습은 그래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박완규가 이번 경연에서 선곡한 노래는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경연에서 선곡했던 대장금 OST <하망연>보다 인지도면에 있어서 다소 뒤쳐지는 노래이기에 도대체 어떤 노래일까 궁금증
이 맨먼저 생겼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낯선곡이기에 모든 선입견과 원곡의 느낌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온전히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박완규의 무대가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박완규가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이러한 느낌의 노래인지는 애초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첫소절의 가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은 것은 비단 저 하나뿐은 아닐 거라 감히 생각해 봅니다.
낯선 가락과 가사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부모님을 그리는 노래 한소절 한소절 속에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애틋함과
슬픔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원곡의 느낌과 사뭇 달라진 편곡탓에 느낌이 많이 퇴색되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긴 했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청중평가단들의 눈
물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대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나가수 무대를 떠났지만 인순이의 <아버지>란 곡이 선보여진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여기저기서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는 청중평가단들의 모습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졌습니다.
한가지 노래를 들으면서 의아했던 것은 이 노래가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의미를 품고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사만큼은
이상하리만큼 마음속에 온전히 와 닿았다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을 통하여 전해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박완규의 애절한 노래는 그대로 가슴속
에 파고들었으며, 어느샌가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당황스러운 순간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박완규였기때문에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느낌도 동시에 갖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가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는 김현철 자문위원의 의견도 있긴 했지만, 그리 공감가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인보다 높은 식견을 갖추고 있는 소위 전문가라 불리우는 그의 의견을 감히 나무랄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노래를 귀로만 들
으려 하지말고 모든 편견과 고정관념을 떨쳐 버린채 마음으로 들으려 했다면 감히 그러한 의견을 섣불리 내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박완규는 이번 경연에서 4위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그의 노래때문에 청중평가단 여기저기서 눈물을 흘리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지만, 예상을 빗나간 중위권 성적은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노래를 부른 박완규는 그 어느때보다 밝은 표정이었고 가슴벅차기까지한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소감을 묻는 MC윤종신의 요청에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대신한 그의 모습은 너무나 순수해보였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경연에서 <하망연>으로 1위에 올랐을때보다 더욱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는 소감에서 그가 이번 무대에 어떠한 심정으로 임하였는지 알 수 있어 시청자의 입장에서 내심 훈훈한 마음을 품을 수도 있었습니다.  

나가수 합류전 다소 과격하고 자만심에 부풀어 있었던 그의 인터뷰때문에 한때는 시청자들의 노여움을 사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
할수록 진정성을 가지고 무대에 임하는 박완규의 모습은 많은 곡해를 풀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직 록커로서 좌중을 압도하는 파격적인 무대가 선보여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언제나처럼 소신있게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노래 하나만으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그의 뚝심은 너무나 반갑습니다.
바빠서 오지 못했던 아들의 모습을 이렇게 방송을 통해서나마 지켜볼 수 있었고 큰 절까지 받게된 박완규의 부모님은 그 어느때보
다 의미있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