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18. 11:42








드디어 <브레인>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신하균의 재발견이라 불리울만큼 그의 뜨거운 연기혼을 안방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브레인>이 끝난 이후 월화요일에는 어떤 드라마를 기다려야 할지 허탈함과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신하균의 명연기를
볼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은 너무나 고마운 순간이었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브레인>에 빠지고 챙겨볼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던, 뇌리속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있는 인상깊었
던 장면들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내 몫이니까. 내 힘으로 할 수 있는게 이거니까"
스탠포드대학을 포기하고 천하대병원에 남기로 마음먹은 준석에게 조교수 임용을 빼앗긴 강훈은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나라고 유학 안가고 싶은줄 알아? 이따위 손바닥만한 전쟁터에서 참고 또 참으면서 아둥거리는게 좋은줄 알아?"
실력만으로 따지고 본다면 당연히 강훈이 조교수에 올라가는 것이 맞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믿고 의지했던 고과장마저 점점 자신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에 위기와 압박을 받고 있었던 강훈은 그토록 기다렸던 조교수 임용
까지 무산되어버리자 이성을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브레인> 초반 신하균의 이글거리는 눈빛 연기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며, 강훈과 준석의 팽팽한 경쟁구도를 예상해 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두사람의 대결은 예상만큼 치열하지 못했기에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습니다.




이 남자 매력있다.
수술방에서 김상철교수에게 타이묶는 법이 서투르다는 지적을 받은 지혜는 늦은 시간 홀로 남아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그런 지혜를 우연히 보게된 강훈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와중에도 손수 타이묶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언제나 차갑고 쌀쌀맞게만 대해왔던 강훈이 웬일로 자신을 위해 직접 타이묶는 법을 가르쳐 주게되자 지혜는 어안이 벙벙할 뿐
이었습니다. 또 잔소리를 해대는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웬일인지 하나하나 자신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강훈의 말투와 손길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이내 술에 취해 그대로 책상에 엎드려 잠든 강훈을 바라보는 지혜의 마음속에 그렇게 강훈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새로이 자리잡게
된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미안해"
엄마 순임의 빚을 모두 대신 갚은 강훈.
그런 사실을 알게된 순임은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와 또다시 자신때문에 곤경에 처하게 만든 아들에게 미안함을 전합니다.
엄마의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들은 강훈은 차마 뒤돌아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였습니다.
제대로 보살펴주지도 못했던 지난 세월 뿐만 아니라 매번 자신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아들에게 전하는 미안함의 한
마디를 보듬어주지 못한 강훈의 마음은 너무나 아팠습니다.
뒤돌아서서 힘없이 걸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본 강훈의 시야에는 양말도 신지 않은채 낡고 찢어진 신발을 구겨신은 엄마의 두 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강훈의 가슴은 찢어질듯 아프고 또 아팠지만 끝내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이 죽을만큼 미웠을 것입니다.



"좋아서 그랬습니다. 그럼 안되나요?"
지혜의 당당한 고백. 차갑고 쌀쌀맞기만 한 강훈을 향해 마음속에 담았두었던 얘기를 모두 꺼낸 지혜의 울먹이는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강훈의 반응은 더욱 예상을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풍선껌을 불다가 뛰어오는 바람에 입 주변에 껌이 묻어있었던 지혜, 손을 내밀어 하나하나 껌을 떼어주던 강훈은 갑작스럽게 그녀
를 안으며 강렬한 키스를 전합니다.
신하균의 강렬한 눈빛에 이은 두 사람의 키스장면 때문에 수없이 많은 뭇 여성들이 밤잠을 설쳤다는 후문이 전해질만큼 짜릿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살인자"
의신대 김신우 박사의 전화를 받은 강훈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의사가 바로 상철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 길로 상철의 연구실로 찾아간 강훈은 상철의 가식과 위선에 몸서리치며 분노를 참지 않았습니다.
"왜 모든 걸 숨기고 세상에서 제일 선한 사람인 것처럼 행세하셨습니까?"
그러나 아직 상철은 자신의 지난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분노에 가득차 있는 강훈의 모습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상철을 보다못한 강훈은 단숨에 상철의 멱살을 쥐어잡으며 살인자라고
외칩니다. 그의 두 눈에는 실핏줄이 터져나갈만큼 살기가 가득했으며 당장에라도 얼굴을 칠 듯한 기세였습니다.
연기를 마치고 난 후 신하균의 두 눈에 이상이 있지는 않을까하는 시청자들의 염려가 단순히 빈 말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살려주십시오"
조교수 임용 탈락 후 병원을 떠나게 된 강훈.
마지막으로 자신의 방 정리를 하던 강훈은 엄마가 정성스럽게 페트병에 담아준 사골국물과 속옷을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의 사랑과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강훈은 모든 것을 버리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이제 그에게 자존심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길로 강훈은 상철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엄마를 살려달라며 애원하였습니다.
제발 자신의 엄마를 살려달라며 눈물흘리는 신하균의 절규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뇌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을만큼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살린다"
금지된 임상실험약을 써가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결국 강훈의 엄마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상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훈은 직접 자신의 엄마를 살려내기 위해 수술을 결정합니다.
수술방에 들어가기전 소독을 위해 손을 씻는 강훈은 마음속으로 수없이 자신의 엄마를 살려내겠노라 다짐 또 다짐을 합니다.
미칠것만큼 두렵고 겁이 났지만 엄마를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절박감때문에 그는 손등이 벗겨질만큼 수없이 손을 씻었습니다.
그러나 강훈의 손은 이미 수술을 할 수 없을만큼 긴장감에 휩싸여 사시나무 떨 듯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제 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강훈이라해도 가족을 직접 수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눈빛 하나 몸짓하나 뿐만 아니라 심지어 손까지도 연기를 한다는 찬사를 들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그래도 좋았어. 강훈이 하영이 엄마였자나"
아들과 딸이 지켜보는 곁에서 그렇게 엄마 순임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차마 건네지 못한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순임은 지난 애증의 세월을 모두 뒤로한 채 아들과 딸의 두손을 꼭 쥔 채로 이별의 말을
마음속으로 건네였습니다.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송옥숙의 연기가 빛을 발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진정으로 아들과 딸을 걱정하는 그녀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애절한 모습은 과연 명품연기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새삼 떠올리게
할만큼 오랜동안 마음속에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엄마를 떠나보낸 강훈은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지난 세월을 회상합니다.
엄마가 입은 물방울무늬 옷과 돈까스 먹던 그 시절. 가족 모두가 너무나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강훈은 떠나간 엄마
를 무척이나 그리워했습니다.
차마 연기라 할 수 없을만큼 그의 오열하는 독백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곁에서 함께 연기를 펼쳤던 베테랑 연기자마저 혀를 내두를만큼 물끄러미 바라보게 만들었던 신하균의 오열하는 모습은 그가 아니었다면 다른 누군가가 또 해낼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할 만큼 명품연기였습니다.

 


"이강훈 선생님이 최고입니다."
우연히 강훈은 병원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응원게시판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합니다.
바로 돌아가신 엄마의 이름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들을 응원하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혹시라도 자신의 아들이 마음 아파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아픈 몸을 이끈
채 손수 글을 남겨놓았습니다.
강훈은 뒤늦게나마 그토록 자신을 위해 염려하고 마음써주신 엄마의 흔적을 발견한 그 자리에서 한동안 떠나지 못한채 엄마를 그
리워하였습니다. 



"갈만해서 가는거야"
신하균의 신들린듯한 열연으로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정진영의 연기가 극에 달했던 장면입니다.
자신의 환상에 사로잡혀 빈 세미나실에서 뇌신경센터장 취임식을 홀로 치루고 있는 상철의 모습은 그의 슬픔을 반증하고 있었
습니다.
그가 얼마만큼 자신의 분야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묵묵히 걸어왔는지 알 수 있었고, 비록 이제는 아무도 지켜봐주지 않는 빈 공간
이었지만 상철은 자신이 외과의사라는 자부심을 잊지 않고 살아온 지난 시간을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상철은 강훈에게 자신의 수술을 맡기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수술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강훈이 곤경에 처하지는 않을까 염려되었던 상철은 혹여라도 수
술이 잘못돼도 자책하지 말라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철을 위해 강훈은 직접 스승의 머리를 다듬어주며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었고 마음속으로 상철의 진심을 받아주었습니다.
 
<브레인>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모든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끝나고나면 매번 반복되는 아쉬움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 모든 아쉬움을 무색하리만큼 신하균의 압
도적인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깊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지나칠만큼 우월했던 신하균의 연기 때문에 함께 열연을 했던 상대배우들이 오히려 크게 부각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
만, 비중이 크건 작건간에 모든 연기자가 자신의 역할을 너무나 훌륭히도 완수해낸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브레인>을 통해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통하여 연기를 선보인 신하균이 작년 연말 연기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신들
린 듯한 연기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모든 연기자들이 제 자리에서 조화롭게 최선을 다해준 덕분이기도 할 것입니다. 
너무나 치열하고 숨막히는 연기를 한 덕분에 한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 것만 같지만, 하루라도 빨리 다른 작품을 통하여 신하균의
멋진 연기혼을 다시한번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끝으로 가져 봅니다. 그동안 출연진 및 제작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