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13. 11:30










<나는가수다> 편의상 1기라 칭해졌던 원년멤버 시절,
하루에도 수십건의 나가수와 관련된 뉴스들이 미친듯이 쏟아져 나왔던 때가 있었습니다.
비단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 뿐만 아니라 그와 인맥이 닿아있는 사람들의 모든 소식까지도 끝자락에는 나가수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한번쯤은 들어가 있을만큼 그 파급력이 대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요일 방송이 나간이후 다음주 일요일이 돌아올 때까지 일주일 내내 나가수와 관련된 소식은 그렇게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당시에는 조금도 지겹거나 식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개월여가 지난 지금, 나가수는 조금씩 시청자들의 눈과 귀에서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비단 저조한 시청률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나가수와 관련된 어떤한 소식도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일 것입니다.
이제는 어떤 새로운 가수가 나온다 한들 예전만큼의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더이상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담당PD를 바꾸고 새로운 포맷으로 여기저기 손을 본다 한들 전성기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몇몇가수들의 눈물나는 선전에 힘입어 최악의 상황을 간신히 모면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도 과연 얼마나 유지가 될 수 있을
지 위태로워 보일 뿐입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나는가수다> 대신에 <불후의명곡2>에 송창식이 전설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양 프로그램 제작진 모두 송창식을 섭외하기 위해 아주 오랜시간동안 지극한 공을 들여왔다고 들었는데, 그는 결국 오랜 고심끝에
불명2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다소 의외라고 여겨질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섭외에 공을 들여왔던 나가수 제작진은 송창식의 행보에 허탈함과 함께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듯 얼떨떨한 기분일 것입니다.



송창식이란 가수를 잘 알지 못하는 요즘 젊은세대들은 그가 모 그리 대단한 인물이냐며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호락
호락한 인물은 절대로 아닙니다.
대중음악평론가들이 가왕 조용필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가수라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만 보더라도 대한민국 음악
사에서 송창식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너무나 크고 묵직하기만 합니다.
그의 인생과 노래속에는 우리들의 지난 과거와 추억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으며, 노래 한곡한곡마다 깊은 철학과 사상이 담겨져 있
습니다. 지독하리만큼 노력파이지만 태생적으로 천재적인 음악성까지 타고난 덕에 그의 음악적인 완성도는 가히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천재성을 타고났지만 자만하지 않으며 오로지 노래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그의 인생 여정은
후배들 뿐만 아니라 동료가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한 시대의 획을 그었던 그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나는가수다> 대신에 풋풋한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
하는 <불후의명곡2>로 발길을 돌렸다라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표면적으로 송창식이 나가수가 아닌 <불후의명곡2>에 출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가수의 방식이 자신이 생각하는 음악성과 맞지 않으며, 신구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고 아이돌 가수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세대를 거치면서 잊혀진 노래를 다시 알리고 있는 취지가 너무 좋기에 불명2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미 불명2에 출연하였던 동료 가수들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잘 설명해주어 마음을 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얼핏보면 송창식이 불명2에 참여하게된 이유를 담백하게 밝히고 있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나가수에서도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대목들입니다. 물론 처절하리만큼 탈락의 부담감을 떠안으며 벌벌 떨고 있는 가수들의 모습이 그 곳에 있긴 하지만, 출연을 굳히
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기에는 뭔가 좀 아쉽고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송창식이 나가수 출연을 고사하게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나가수 신정수 PD와의 불편한 지난 일 때문에 부득이하게 출연을 하지 않았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과거 <놀러와> 세시봉특집으로 대박을 쳤던 신정수 PD가 또다시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가 송창식을 비롯한 세시봉 멤버들에게
큰 무례를 범한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습니다.
물론 이 때의 일이 현 시점에까지 크게 작용했다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무런 연관성도 찾
아볼 수 없다고 흔쾌히 말하기 또한 어렵습니다. 사람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은 하루 아침에 잊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담당PD가 저지른 지난 과오로 인하여 아주 중요한 시점에 자승자박이 되어버린 꼴이 된 것입니다.
나가수 제작진 측에서는 송창식의 행보가 아주 오랜시간 동안 쓰라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며, 자칫 프로그램의 위상과 존폐마저
흔들릴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될 것 입니다. 조용필, 김창완의 등장으로 잠시나마 꺼져갔던 불씨를 살릴 기
회가 있었지만, 못지않게 공을 들여왔던 송창식의 외면은 그 어느 때보다 치명적으로 보일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송창식이 <불후의명곡2>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됨으로써 그 위상은 더욱 높아져만 가는 듯 보입니다.
과거 나가수의 아류작으로 불리면서 아이돌 가수들의 놀이터 쯤으로 여겨졌던 불명2에 꾸준히 기라성같은 선배가수들이 참여하
면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고, 송창식마저도 출연결정을 내리면서 이제는 형만한 아우없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나가수 제작진이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큰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랫동안 끊임없는 잡음과 위기를 맞이하면서도 끝내 돌파구를 찾아내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연명해 온 그들이 과연 송창식의 의
미있는 행보를 어떻게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