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10. 10:43










분노와 슬픔에 휩싸여 비장함마저 느껴졌던 신하균의 연기에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방영분을 살펴보면 이전과는 달리 신하균의 깨방정 연기가 심심치 않게 보이면서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입니다.
시종일관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있던 그의 이글거리는 두 눈이 어느 순간엔 힘이 확 빠진채 장난끼 가득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것
은 그동안 신하균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의외의 모습입니다.
극 전개상 한 두번쯤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빈도수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보니 강훈이란 케릭터 자체의 정체성에 혼선이 빚
어질만큼 무리한 설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습니다.
<브레인> 시청자게시판에는 이와 같은 신하균의 발랄하고 유머러스하며 새침한 모습, 소위 신하균 발연기에 대해 호불호가 극명
하게 갈리고 있는 모습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신하균의 변화된 모습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가의 팬서비스일까요? 아니면 철저하게 숨겨진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요?

물론 심각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하균의 변화된 모습조차도 시청자들에게는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는 것만은 변함없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언제나 신하균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고 복수심에 불타 눈이 충혈되어있는 모습만 보여진다면 그 역
시도 식상해질 수 있고 지루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존 신하균이 연기해온 강훈이란 케릭터의 정체성마저 뒤흔들어 놓고 있는 깨방정 연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시청
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고 있으니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간과할수만은 없는 부분입니다.

최초, 갑작스럽게 신하균의 모습에 의외의 변화가 찾아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했던 이유는,
그동안 드라마 전반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브레인>의 작가가 눈에 띄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하균의 연기에 시청자가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장치들을 요소요소 심어놓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지혜(최정원 분)가 강훈(신하균 분)의 손에 약속장소와 시간을 적어놓았지만 강훈은 결국 선택의 기로에서 그녀를 포기해 버립니
다. 자신이 떠나온 천하대병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틋한 연인과의 소중한 약속을 과감하게 져버린 것입니다.
누구보다 강훈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던 지혜는 결국 마음을 돌려 마음속에서 그를 지우겠다며 차가운 이별의 말을 전합니다.
예상치 못한 지혜의 이별 선언에 강훈은 마음이 아팠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결코 후회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도 역시 사람인지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마음이 아려왔고 온종일 신경쓰이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손에 적혀 있던 약속시간과 장소를 연신 바라보는 강훈, 이후에도 그의 손등에는 지혜의 글씨가 오랜시간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수술을 하기 위해 손을 씻는 의사의 손등에 적혀있는 글씨가 오랜시간 남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강훈이 지혜의
흔적을 쉽사리 지우지 못하고 있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장면입니다.
지혜를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무자르듯 단 칼에 베어버릴 수 없는 것을 이처럼 손등에 쓰여진 글씨로 표현해 내는 것은 <브레인>
의 작가가 상당히 섬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쓰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부분인 것입니다.

작가의 섬세한 감성이 묻어나는 장면은 또 있습니다.
천하대 병원으로 돌아온 강훈은 우연히 병원로비에 설치되어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놓는 게시판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저 우연히 바라본 그 게시판에는 온통 상철과 준석을 응원하는 메시지만 남겨져 있을 뿐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 석자가 남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발길을 돌아서려던 그 순간 저만치 끝쪽에 가려져 있는 낯익은 이름 석자를 발견합니다.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이었습니다.
강훈의 엄마는 우연히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게시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환자와 가족들이 의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 곳에 자신의 아들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아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마음을 쓰지는 않을까 걱정을 한 엄마는 손수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놓았습니다.
정성스럽게 쓴 글자 하나하나에는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고 그러한 엄마의 흔적을 뒤늦게 발견한 강훈은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채 서성였습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언제나 예상해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있곤 하지만, 응원게시판에 남겨놓은 쪽지를 통해서 엄마를 떠올리게하는
장면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가슴뭉클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처럼 지난 방송분을 천천히 떠올려보면 세심한 부분까지도 신경쓰며 강훈이란 섬세하고 복잡한 케릭터를 완성해 나간 제작진과
작가진의 노력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강훈이란 케릭터가 산으로 가고 있다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그저 지나친 노파심에 불과할까요?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지극히 단순하게 시청자들의 반응이 한두번 좋았다고해서 강훈의 케릭터를 이런식으로 망쳐놓는 것은
제작진의 무리수일 것입니다.
제작진의 이러한 무리수 설정마저도 아무런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신하균의 연기력에 매번 감탄을 금하지는 못하고 있어도,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웬지 모를 허탈함이 밀려오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언급했듯이 한두번쯤은 웃고 넘길 수 있다손 치더라도 회를 거듭할수록 뜬금없는 새침발랄한 연기가 시시때때로 작렬하게 되면
종국에는 시청자들의 극 몰입을 방해할 뿐입니다.
타 방송사의 경쟁드라마가 무서운 상승세로 쫓아오고 있다라는 조바심때문에 강훈이란 케릭터를 이처럼 하루아침에 가벼운 케릭
터로 전락시키는 것은 또 아닌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끝마무리도 중요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는 찬사를 들으며 연기대상의 영예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신하균의 연기력도 컸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
에서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제작진의 힘도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종방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우를 또다시 범하지 않도록 제작진은 하루라도 빨리 제 길을 찾아 후회가
남지않도록 끝마무리까지도 잘해내기를 다시한번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