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9. 12:07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번주 <나는가수다> 김경호의 무대에 대해 적잖이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노래보다는 춤에 더욱 치중한 탓에 김경호다운 무대를 느낄 수 없었다, 이 정도의 의견이 아마도 대표적인 의견 중
에 하나로 축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의견들을 천천히 살펴보면 최근들어 나가수를 통해 김경호를 좋아하게된 분들이 아니라, 그의 오랜 팬이라 자청
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오고 있어 조금은 이례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김경호의 대다수 팬들은 변화된 그의 모습마저도 반갑고 수고했다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고 있지만, 일부 팬들은 예전에 자신들
이 환호하며 감동받았던 김경호다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실망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리도 실망스러웠나요?
가슴을 울리는 애절한 김경호의 샤우팅이 없어서였나요, 아니면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김경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그 자체가
실망스러웠나요?
누군가는 탈락을 해야하는 숨막히는 경연의 무대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잠시 뒤로하고, 잠시나마 지켜보는 이들이
흥겨움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준 김경호에게 실망스러웠다며 질책을 가하는 것은 과한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의 변화된 모습도 감싸주고 흔쾌히 받아들여줄 수 있는 아량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유있는 변화라는 전제가 당연히 깔려있어야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김경호는 이번주에도 파격을 선택했습니다.
이은하의 <밤차>를 선택했다는 것은 모두가 예상했듯이 김경호가 댄스를 곁들일 것이란 예상도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전보다 더욱 화끈한 김경호표 댄스가 또다시 작렬한 이번 무대 식상하고 지루하셨나요? 아니면 흥겹고 즐거우셨나요?
퍼포먼스를 위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위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겠다라는 다짐은 그저 허황된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무대를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김경호가 자신의 노래보다는 춤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욕심을 앞세우고자 했다면, 전문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더욱
풍성하고 임팩트있게 꾸려서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경호는 홀로 무대 위에 섰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김경호가 대중들에게 무엇을 더 앞세워서 선보이고 싶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화려하게 무대를 꾸미려 하지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무대를 꽉 채우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락이라는 장르에 대해 편견을 깨고 싶어하는 그의 애틋한 몸부림은 이번 무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잘추지 못하는 춤을 연습하고 창피함을 무릎쓰고서라도 떨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은 그저 주목받거나 동정표나
받으려는 어설픈 술수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시작부터 격정적인 춤을 추는 와중에서도 한 점 흐트러짐없는 그의 음색과 가창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뿐이었습니다.
나가수에 오르는 가수들은 언제나 진지하고 때로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함마저 느껴지곤 합니다.
이런 비장함은 그동안 늘상 봐왔던 모습이기에 다소 지루하고 식상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경호의 무대가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함께 즐기고 웃을 수 있었으며 흥겨움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경호의 무대를 지켜보는 동료가수들 뿐만 아니라 매니저 그리고 청중평가단 모두가 그의 춤을 보면서 흥겨워했고 즐거움을 만
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닐까요?
김경호가 무엇을 바라고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종국에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그의 무대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던 훌륭한 무
대였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여지와 흥겨움을 안겨주었다면 그걸로 김경호는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것입니다.

이제 나가수의 무대를 통해서 김경호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제 아무리 대세라 불리는 김경호라 하더라도 자칫하면 명예졸업을 앞두고 탈락할 수 있는 위험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경호는 언제나처럼 자신이 꿈꿔왔던 무대를 선보이고자 노력해왔고 그것을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실망스럽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에 앞서 한 번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밤잠 설쳐가며 열정을 아끼지 않는 가수에게 격려의 한
마디도 남겨줄 수 있는 아량을 베풀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정말 그의 무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