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2. 1. 3. 11:02









그가 돌아왔습니다.
절대로 천하대병원에 올 수 없을거란 상철(정진영 분)의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훈(신하균 분)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먼 길을 돌아왔지만 강훈은 언제나 그랬듯이 외롭고 처절한 혼자만의 싸움에서 무릎꿇지 않고
보란 듯이 일어섰습니다.
절대절명의 순간도 있었지만 화송그룹 차회장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강훈은 자신이 천하대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고, 자신이 쳐놓은 덫에 걸려 버린 고과장을 이용함으로써 결국 조교수로 발령받게 되었습니다.

강훈이 떠난 이후로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고과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총체적인 난국에 휩싸이게 됩니다.
급기야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고과장은 뇌신경센터장의 자리가 상철에게 넘어갔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이후 더욱
마음이 급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업친데 덮친 격으로 강훈의 술수로 인하여 병원장의 귀에 좋지 못한 소문까지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급기야 눈 밖에 나게
되어 버렸습니다.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는 고과장앞에 강훈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고 달콤하기만 한 악마의 유혹이었습니
다. 벼랑끝에 내몰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고과장은 강훈에 대한 사무친 원망은 까맣게 잊어버린채 그의 달콤한 제안에 영혼
이라도 내줄 기세였습니다.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있는 고과장은 수술해야하는 환자앞에서 손이 떨리거나 구역질이 나는 고초를 강훈에게 모두 털어놓습니다.
의사로서 병을 고치기 위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입신을 위해 비즈니스에 몰두하고 있는 고과장이 그러한 고초를
겪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번뇌에 휩싸이며 울부짖는 고과장을 향해 너무도 태연하게 강훈은 자신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술을
건넵니다. 물론 그것은 달콤한 술을 가장한 독주일 것입니다.
"교수님의 짓밟힌 자존심과 좌절된 욕망을 채워주기만 하면 됩니다."
"아직 지지않았습니다. 이길 수 있습니다. 제가 도와드릴꺼니까요."
상철에게 지고 싶지도 병원장의 눈밖에 나고 싶지도 않은 고과장은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강훈이 그저 구세주와도 같았습니다.
강훈이 건넨 술을 아무런 고민없이 덥썩 마시는 고과장의 표정은 이미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듯 보였습니다. 
천사와도 같이 해맑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과장에게 영혼을 팔 것을 종용하는 신하균의 미소는 지켜보는 내내 몸서리칠 만큼
소름끼쳤습니다.


화송그룹과 오랜 시간 미뤄두었던 MOU체결 서류를 받아든 병원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에 고과장을 격려합니다.
하지만 정식체결을 위해서는 강훈을 다시 천하대병원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깊은 상념에 빠지게 됩니다.
공석이 난 신경외과 조교수 자리에 강훈을 임용해야만 MOU체결을 정식으로 진행하겠다는 화송그룹 차회장의 제안은 병원장을
고민에 빠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명예스럽게 병원을 떠난 강훈이 병원으로 돌아오고 게다가 조교수로 임용된다면 이후의 파장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병원장은 화송그룹 차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병원의 사활이 걸려있는 화송그룹과의 MOU체결을 그저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강훈이 다시 천하대병원으로 돌아온 것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욱 확고한 입지와 위세를 떨칠 수 있는 조교수 자리에 임용된다면
이제 감히 강훈을 건드리고 견제할 만한 사람이 없게 된다는 것도 병원장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장은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서라도 화송그룹과의 MOU체결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과장이 강훈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며 영혼을 팔아넘겼듯이 올곧은 품성으로 병원을 운영해왔던 병원장마저도 결국에는 같은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강훈은 돌아왔습니다.
상철을 필두로 회진을 돌기 위해 나서는 모두의 앞에 그는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모두를 향해 "제가 돌아왔습니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그의 한마디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철의 가슴
에 박혔습니다.
하지만 상철은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병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인지 어안이 벙벙했지만, 언제나처럼 흔들리지 않고 강훈과 당당히 맞서며 묘한 웃음
을 지어보였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공간안에서 두 사람은 마주보며 웃고 있었지만, 앞으로 처절하게 서로를 짓밟기 위해 몸부림치는 앞날이 예
상되어 더욱 인상에 남았던 명장면이었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