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2. 26. 10:35










<나는가수다> 2차경연 중간평가에서 김경호가 처음으로 7위에 머물렀습니다.
지금껏 가장 많은 1위에 오르며 신기록의 사나이로 떠오른 대세 김경호에게 7위라는 성적은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충격 그 자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한 동생이자 라이벌인 박완규의 합류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김경호는 그 어느때보다도 선전을
다짐했지만 결과는 예상밖이었습니다.
물론 1차 경연에서 1위에 오르며 2차경연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게 된 김경호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또다른 도전을 할 것이라
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그의 선택은 고스란히 7위라는 결과로 돌아오면서 그를 더욱 고민의 늪에 빠뜨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김경호는 이전보다 더욱 날카로운 두 눈으로 자신을 믿으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겨 그의 반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김경호가 선곡한 백지영의 <사랑안해>는 참으로 어려운 곡입니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하는 가창력 뿐만 아니라 그 노래가 담고 있는 애절함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백지영이 아니고서는 감히 누구도 흉내내기 조차 어려운 애절함이 한껏 담겨있는 곡.
게다가 여성도 아닌 남성이 백지영의 애절한 곡을 소화해내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은 얼핏봐도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김경호는 선곡의 이유가 누구보다 분명하고 확실했습니다.
강한 이미지에서 탈출을 해보고 싶은 마음. 그것은 김경호에게 있어서 도전 그 자체였습니다.
구태여 여성가수, 게다가 본인만의 색깔이 너무나 확고히 잡혀있는 백지영의 노래를 선곡했다는 것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험하고 어려운 도전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하소연을 한 김경호.
원곡자체가 여성이 불렀기 때문에 남자가수가 그 흐느낌과 여성적인 감성을 소화해 내는 것은 짧은 시간동안 극복해내기 어려
운 난해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강렬하고 파워풀 넘치는 모습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이번만큼은 잔잔하게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표현해 내보고 싶은 그의 욕심은 누구도 말리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백지영이 밝힌 것처럼 <사랑안해>는 편곡으로 또다른 느낌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기 때문에 오히려 <총 맞은 것처
럼>이 김경호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분명 <사랑안해>보다는 임팩트있고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여지가 충분했기 때문에 백지영의 제안에 김경호는 잠시나마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원곡을 부른 가수의 제안은 경연에 임하는 가수에게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랜 고민끝에 김경호는 과감하게 <사랑안해>를 선택하였고, 아직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는 미완의 곡이었지만 2차경연
중간평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경호의 발라드 성적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김연우와 듀엣으로 선보인 <사랑과 우정사이>가 2위라는 상위성적을 얻으며 파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이후에 선보인 <암연> <내눈물모아> <찻잔>에서는 3~5위라는 중위권 성적을 얻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대중들은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김경호의 모습보다는 파워풀넘치고 온몸에 전율을 휘감게 만드는 그의 모습을 더욱 보고싶어하고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김경호 본인 역시도 이러한 대중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더욱 백지영의 노래를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욕심 또한 낼 수 밖에 없었던 김경호의 마음 또한 충
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다소 무모해보이고 고집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끊임없는 질주는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위라는 결과만 놓고 본다면 김경호의 <사랑안해>가 아쉬움이 남는 무대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여운이 길게 남는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남성이 부른다고 해서 감정이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은 그저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편곡작업이 아직 50%밖에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선보인 중간평가 무대이지만, 초연히 마이크를 두손으로 감싸쥐며 애절한 가사
를 읊조리는 김경호의 모습은 오히려 본 경연이 더욱 기다려지게 만들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전까지 수없이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완성도있는 곡을 선보이고자 하는 김경호의 모습들은 그의 도전과 욕심이 단
순히 나가수 순위에 연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습관처럼 하이라이트부분에서 고음을 내지르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하고 절제하며 감정을 다스리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들은,
대중들이 왜 김경호에게 열광하고 그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본 경연에서 김경호의 무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그가 원하고 바랬던 것들이 무대위에서 얼마만큼 이뤄지는지 지켜볼 수 있다
는 또다른 기대와 흥미로움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산술적인 순위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한들 단순히 그의 무대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치부해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 김경호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순위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있는 행보이기 때문이며, 가수로서 노력하고 고민하
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만큼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하며 대중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매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