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2. 21. 00:20










<브레인> 강훈과 지혜..
아마도 그건 사랑일 것입니다.
누군가가 신경쓰이고 자꾸 눈 앞에 아른거리며 그 사람의 얼굴만 떠올려도 가슴벅차 하루종일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혜(최정원 분)에게 있어서 강훈(신하균 분)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얼음장보다도 더 차가운 심장을 가진 강훈에게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것은 바로 사랑때문일 것입니다.
모두가 외면하고 손가락질하는 그 순간에도 행여나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다칠까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지혜의
마음속에 강훈이 어느샌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강훈은 상철(정진영 분)의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허락을 구합니다.
그러나 상철은 누구보다 강훈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강훈의 선택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때문에 그의 부탁을 일언
지하에 거절해 버립니다. 무릎 꿇고 애원하며 눈물로 호소하는 강훈의 마음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잠시나마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스스로도 어떤 길이 최선이라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었기에 상철은 지금 당장 강훈
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무작정 상철의 연구실 문 밖에 서 있는 강훈의 모습을 지켜보는 지혜의 마음은 너무나 아픕니다.
하지만 강훈은 지혜의 관심이 도무지 달갑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어 너무나 부끄럽기만 합니다.
누군가에게 고개 숙이며 부탁 한 번 해본 적 없었던 강훈은 자신의 이런 처지를 지혜에게 보이는 것이 너무나 속상하기만 합니다.
설령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못본 척 지나쳐주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혜의 마음은 강훈과 달랐습니다.
신경쓰지말라는 강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은채 무작정 그의 앞에 쪼그려 앉으며 곁을 지켜주겠노라 다짐하였습니다.
가버리라는 강훈의 으름장에 눈 한 번 꿈쩍거리지 않고 두손을 뿌리치며 단호하게 함께 있을거라며 용기내어 쳐다보는 지혜의
두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인지하고 있었던 지혜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네가 왜 날 도와주는데? 왜?" 라며 냉혹하게 윽박지르는 강훈.
참을만큼 참았던 지혜는 언제나처럼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몰라요 정말?"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 몰라주는 강훈이 야속하여 지혜는 진정 몰라서 묻는거냐며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강훈을 바라보았습니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그녀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강훈은 어쩔 수 없이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강훈은 알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지혜가 자신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제나 혼자였던 자신을 위해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려
한다는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망스럽게도 지금 자신은 그러한 지혜의 마음을 받아줄 만한 눈꼽만큼의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이 지혜를 할 수 있는 일은 차가운 바닥에서 자신을 위해 기다림에 지쳐 잠이 들어버린 그녀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
는 것 뿐이었습니다.



연구실에서 함께 밤을 보내고 있는 강훈과 지혜.
지혜는 동료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손가락을 베이게 됩니다.
정신없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지혜곁에 조용히 강훈이 다가섭니다.
말없이 구급상자통을 꺼내들고 지혜의 손가락을 꼼꼼하게 소독 해주며 손수 밴드까지 붙여주는 강훈.
"도대체 몇번째야. 신경외과의가 이렇게 산만해서 어떻게하니" 라며 타박을 하지만,
언제나처럼 쌀쌀맞고 차가워보이기는 커녕 강훈의 말 속에는 지혜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한껏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상처를 치료해준 후에 무심한 듯 손을 뿌리치는 강훈이었지만, 지혜는 그런 강훈의 마음이 한편으로는
자신과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고맙고 소중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아직 갈길이 멀고 그저 험난하기만 합니다.
준석(조동혁 분)은 의도적으로 지혜에게 접근하여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사람을 뺏고자하는것이 아니냐며 강훈을 다그칩니다.
진심으로 흠모하고 있는 여인이 다름아닌 라이벌 강훈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프고 자존심 상해 있었던 준석은
단도직입적으로 강훈의 진심을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강훈은 자신의 마음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은채 안절부절 노심초사하고 있는 준석을 향해 더욱 비아냥거릴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철저하게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준석에게 더욱 큰 아픔을 전하기 위하여 강훈은 지혜와 결혼이라도 할까라며 그녀
를 이용하고 있음을 일순간 드러내 보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순간.
두 사람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있었으니, 바로 지혜였습니다.
언제부터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두 눈에는 슬픔과 분노가 서려 있었습니다.
지금껏 자신에게 베풀어준 호의가 그저 호감이 아닌 그저 자신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조롱했다는 것을 알게 된 지혜는 마치 총을
맞은 것처럼 가슴 속에 메울 수 없는 큰 구멍이 난 듯한 느낌뿐이었습니다.
자신이 내뱉은 말이 지혜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남을 것인지 강훈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 모든 것은 일순간 굳어져 버린 그
의 표정에 모두 담겨져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게 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