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2. 7. 10:29









요즘 <브레인>을 보고 있노라면 속된 표현이지만 연기에 미쳐버린 신하균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매순간 실핏줄이 터져나갈 듯 독기어린 눈을 품고 있지만 그의 눈동자 속에는 다른 사람이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극한의 슬픔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습니다.
히스테릭하고 다중인격을 소유하고 있는 듯한 강훈(신하균 분)이라는 인물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의구심
이 들 정도로 아직 극 초중반임에도 불구하지만 신하균은 이미 강훈과 혼연일체가 되어 있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때로 그의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고 독해보이지만 또 어느순간에는 상처받은 그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싶을 정도로 동
정심을 유발해 내기도 합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냉혈한이지만 무뚝뚝하게 수고했다라는 말을 건네기
도 하는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내기도 합니다.
신하균 원맨쇼라 일컬어질 정도로 나홀로 극 전반을 휘어잡고 이끌어 가는 탓에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위험부담도 있지
만, 그의 신들린듯한 연기는 한시간이란 시간이 마치 몇 분처럼 짧게 느껴질 정도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
니다.

지난 방송에서 조교수 임용을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타병원 수술실까지 잠입하는 다소 현실성 떨어지고 어처구니 없는 설정
으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하균의 연기는 그러한 일각의 지적을 상쇄시켜 버리는 마력을 펼쳐보
였습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자신의 환자를 뒤로 하고 자신의 입신을 위해 혜성대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돌아온 강훈에게 김상철(정진
영 분)은 그 어느때보다도 강렬한 비난을 서슴치 않습니다.   
그러나 강훈은 오히려 상철의 비난과 호통에 주눅들거나 피하지 않고 응수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책임져야 했다는 강훈의 절규.
물론 성공을 위한 방편이기도 했지만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 강훈은 더이상 물러설 곳도 양보할 것도 없는
현 시점에서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실낱같은 목숨줄을 살려내야 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절규합니다.
궁지에 몰리고 또 몰려 이제는 제대로 서 있기 조차 힘든 자신을 구해야 했기에,
그리고 그런 구원의 손길은 이제 누구도 해주지 않고 자신은 헌신짝처럼 버려져 있기에, 스스로 했어야만 한다는 강훈의 눈물겹고
처절한 절규는 상철의 심장을 관통해 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양쪽 병원의 환자 모두를 살려내긴 했지만, 상철의 지적대로 두 환자 모두 죽음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할거냐는 벼락
같은 지적에, 강훈은 자신이 수술을 하였기에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맞받아 칩니다.
언뜻보면 강훈은 자신의 실력을 지나치게 맹신하고 있었기에 모두를 살려낸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라고 무작정 외쳐대고는 있지
만, 그의 선택은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훈은 찰나의 순간에 극한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자칫하면 양쪽 환자 모두 죽음에 내몰 수 있다는 생각, 최고의 의술을 펼치는 그 역시도 분명 자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강훈은 환자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살아 남아야 한다는 벼랑끝에 서 있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무모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
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두를 살려낸 탁월한 선택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철저하게 증오하고 누구보다 뼈저린 아픔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상철의 벼락같은 호통을 이어받은 강훈은 몇번이나 내뱉고 싶었던 목구멍까지 치달았던 말을 뱉어버립니다.
자만했던 적, 공명심에 취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느냐는 강훈의 반문.
상철은 강훈의 일격에 일순간 정신줄을 놓아버렸습니다.
모두가 우러러보고 존경하는 인물이기에 그런적은 없었겠지만 강훈은 그런 상철의 모습이 웬지 모두 가식처럼 느껴진다며 독설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상철을 청렴결백하게 만들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하다며 독기를 뿜어
대는 강훈에게 상철은 미처 아무런 응수를 펼치지 못합니다. 

이미 몇 차례의 복선으로 강훈의 아버지 죽음과 김상철 교수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밝혀진 바 있습니다.
담당의사가 학회일로 바쁜 탓에 불가피하게 상철이 대신 수술을 집도하였고, 결과적으로 최고난이도 수술이었던 탓에 불가피하게
강훈의 아버지가 사망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과거.
상철은 과거 의신대에서 있었던 일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탓에 그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마치 교통사고를 당하여 기억의 일부가 손상이 된 것처럼 강훈의 아버지가 죽음을 당했던 그 시점의 일을 전혀 기억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우고 싶었던 기억이기에 어느새 기억 저편 자욱한 안개속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그 아련한 기억은 무의식적으로 상철
에게 청렴결백한 의사가 될 수 밖에 없게끔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연기의 신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만큼 신하균의 연기는 이미 절정에 닿아있어 보입니다.
다음편에서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위중한 병세로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신하균의 모습은, 비록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극한의 연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학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 모두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월,화요일이 이제는 <브레인> 신하균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나
기다려지고 행복하다는 시청자의 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찬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