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1. 22. 10:20










<나는가수다> 9라운드를 끝으로 안타깝게 명예졸업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봐야만 했던 장혜진에 이어 적우라는 가수가 새로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때, 사람들은 도대체 무협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름을 가진 그녀의 정체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
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내공을 가진 가수이기에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가수들이 오르는 꿈의 무대에 홀연히 등장하게 되었는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이 끝난 이후 대형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그녀의 이름이 오랜시간 상위권에 머무르며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기
도 했습니다. 물론 그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상털기로 돌입을 하게 되었고, 그녀의 과거 행적에 대한 아리송한 낭설들이 하나둘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적우의 등장은 갑작스럽고 당황스럽지만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7월 나가수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기호 교수는 모 방송에 출연하여 나가수와 관련된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적우를 언급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 공력이 대단한 가수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라며 호언장담을 한 것인데,
장기호 교수가 적우를 출연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온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어안이 벙벙합니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성을 내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고싶어하는 가수들의 얼굴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이름조차 생소하고 낯설기만 한 가수를 출연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증을 넘어 의아하고 의구심마저 들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물론 장기호 교수의 마음이 무조건 이해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기회가 닿지 않아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고수를 오랜시간 지켜봐왔던 아쉬움, 그리고 기회가 됐
을때 보란듯이 세상에 알리고자하는 그 마음은 이해됩니다.
하지만 장소가 잘못되었고 방법도 바람직하지 못했습니다.


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적우의 출연을 두고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정치인들이 신물나게 선보여왔던 낙하산 인사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가수에 출연할 수 있는 확연한 자격조건은 물론 없습니다.
학벌, 경력, 외모, 나이 등등 어느 것 하나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작진과 시청자들 사이에는 방송이 거듭되면서 분명 보이지 않는 약속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급을 나누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소위 레전드급이 아닐지언정 최소한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정도
의 가수를 꿈의 무대에서 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겠다는 것이 그 약속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적우는 그러한 만족감을 안겨주는 가수는 분명 아니라는 것은 최소한 나가수 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본다면 어렵
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보다 높은 음악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 장기호 교수의 눈에는 분명 적우라는 가수가 아까웠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너무나 일방적이었고 소통의 기회조차 없었으며 공감대를 형성하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나가수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적우의 출연을 원하는 글들이 올라온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따져본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출연을 원했던 가수들이 더욱 많다는 것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애써 적우를 포장하는 수식어들 역시 불편함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물론 언론의 잘못일 것입니다.
가왕 조용필의 헌정무대에서 그녀가 부른 <꿈>을 듣고 타고난 가수라며 찬사를 받았다는 것을 필두로 하여 이은미와 조관우 등
내노라하는 가수들의 공연에 단골 게스트로 초대를 받았다는 식으로 설명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녀의 좁디 좁은 입지를 단적으
로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가수 시청자들은 적우라는 가수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마도 답답해서일 겁니다.
적우의 과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지난 세월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이유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다른사람의 인생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주제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녀 또한 애써 지난 일을 되새김질하여 해명을 할 필요도 이유도 크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떳떳하다면 지난 세월을 부끄러워 할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으며 진실은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밝혀지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을 애청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녀의 출연을 시발점으로 하여 일어나고 있는 논란과
잡음들은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적우라는 가수가 나가수에 출연을 한다는 것만으로 프로그램을 애청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은 이미 극
도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맞다 저것은 아니다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피곤합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노래실력이 뛰어나고 묻히기에 아까운 실력을 가지고 있는 무림고수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홀연히 등장한 사파의 무림고수가 정파에 도전하여 상상초월의 공력을 기반으로 하나 둘 간판을 깨부수며 평정하는 과정은 그저
환타지 소설속에 남겨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짜릿함과 반전을 줄 수 있다는 기대를 걸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일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이기적이고 편협한 시각에 기반한 것만이 아님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수많은 잡음속에 어렵사리 출연이 결정된 적우의 활약을 시청자들은 유심히 눈 여겨 볼 것입니다. 
예상치못한 그녀의 활약에 보란듯이 짜릿한 어퍼컷 한방을 날려줄 것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진심을 담아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