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10. 28. 22:01










월요 예능 최강자인 <놀러와>를 둘러싸고 최근 위기가 닥쳐왔다는 얘기가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간대 <안녕하세요>가 근소한 차이지만 <놀러와>를 앞지르면서 철옹성과도 같았던 월요예능 최강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마치 케이블방송의 화성인을 보는 듯한 <안녕하세요>의 다양하고 놀라울정도의
게스트들의 힘일 수도 있지만, <놀러와>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전만큼 못받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놀러와>에서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아왔던 골방토크 대신에 3주전부터는 고민을 상당해주고 이에 어울리는 최상의 모범답안
을 얻을 수 있는 <해결의 책>이라는 신설코너가 등장하였습니다.
<해결의 책>위에 손을 얹고 자신이 간절하게 얻고자 하는 답을 물어보면 아주 신기하게도 책속에는 그 정답이 담겨져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이 등장했을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답이 나오기도 하여 MC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질문
에 대한 답변이 너무나 기가 막힐 정도로 맞아 떨어지는 이유로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해본다면 어떤 질문을 던져도 두루뭉실하게 이어붙일 수 있는 답들이 그 속에 들어있기에,
관건은 유재석의 재치와 순발력이 새로운 포맷에 적응할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 것 뿐이었고 기대한만큼 그는 너무나 빠른시간
안에 제작진의 예상에 부응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호기심 어리고 신비롭기까지한 마법의 책 놀음은 생각보다 빨리 식상하고 지루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이것은 비단 유재석과 김원희를 비롯한 MC들의 잘못이 아니라, 순발력있게 토크 전반을 이끌어가야 하는 유느님의 또다른 기적
을 간절히 바랬던 제작진의 무리수일 뿐이었습니다.



<골방토크>는 게스트들이 평소 털어놓지 못했던 가슴 속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골방에 있는듯한 구조는 탁트인 스튜디오와는 달리 게스틀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었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는 정겨움 때문에 평소 꺼내지 못했던 얘기도 허물없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이 골방에 함께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안함이 좋았고, 한 주를 시작했던 월요일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그 코너를 너무나도 좋아해 주었습니다.
물론 공간은 같습니다.
골방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고 정겨움과 편안함을 안겨주는 유재석과 김원희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결의 책>이라고 하는 호기심 덩어리는 생각보다 큰 변화와 위기를 그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어떠한 얘기를 털어놓아도 다 받아줄것만 같았던 MC들은 마법과도 같은 책 한권의 위대함을 알리기에 바빴고,
게스트들은 그저 온갖 호기심어린 눈으로 책 한권에만 몰두해 있었습니다.

<골방토크>의 메인이었던 내맘속의 랭킹은 특정게스트와 관련된 주제하에 에피소드를 이어나가는 방식이었지만,
그것은 여러 게스트들이 공감하거나 경험해 봄 직했던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주거니 받거니 하며 물흐르듯이 토크가 이어져 나
갈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토크는 시청자들이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MC들은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눠들으면서 여유있는 진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결의 책>을 통하여 게스트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의 얘기들이
나오기도 하여 토크의 맥이 뚝뚝 끊기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유재석과 김원희는 그러한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공감대를 형성시키기 위하여 부단히 애를 썼지만, 시청자들은 지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 감을 잡을 수도 집중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언급했듯이 이러한 토크방식은 자연스럽게 유재석에게 더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해결의 책> 코너가 자리잡은 이후 공동MC인 김원희가 전보다 활발하게 뒷받침을 해주며 더 큰 리액션으로 아낌없는 조력을
해주고는 있지만 웬지 눈물겨울 정도로 힘들어만 보입니다.
여성게스트들이 털어놓는 마음속 얘기를 큰언니처럼 맞장구쳐주며 보듬어주었던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책 속에서 어떤 답이 나올지 조마조마하고 어떻게 리액션을 취해야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철저하게 유재석의 순발력과 재치, 그리고 애드립으로 이어나가야하는 구조 때문에 이하늘, 김나영 그리고 새로 합류한 고영욱
까지 세명의 보조MC는 이전보다 더욱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저만치 물러나 있어야 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놀러와>와 마찬가지로 유재석은 <해피투게더>에서도 전체적인 토크의 흐름을 주도해나가고 있는 입장이지만, 그곳에는 유재
석이 조금은 지칠만한 타이밍에 어김없이 나머지 세명의 MC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해결의 책>을 이끌어가고 있는 유재석은 너무나 지치고 힘겨워 보입니다.
이제 겨우 3주밖에 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비슷비슷한 답들이 나오고 있어 유재석의 순발력과 애드립에도 한계상황에 이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비단 프로그램 하나 살려보자고 MC들의 역량을 한순간에 낭비하고 퇴보시키는 제작진의 무리수가
너무나 아쉬워만 보입니다.
여러사람이 출연하는 토크쇼가 자칫 집중력을 잃기 쉬운 단점이 있기에, <해결의 책>처럼 놀이같은 요소를 도입하여 몰입도를 높
여보겠다는 생각이었다지만 아쉽게도 시청자들은 쌍수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으니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여유
조차 없어보입니다.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는건지 점집에 온건지 아니면 사이비종교단체들을 보고 있는건지 헷갈린다는 게시판의 시청자의견들은
조금도 지나쳐 보이지 않습니다.
<놀러와>가 월요예능 최강자의 자리를 <안녕하세요>에게 내어준 것은 일시적인 게스트빨이라는 말도 있지만,
조금씩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이유를 제작진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중대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놀러와>에 정말 마음편하게 놀러왔던 사람들이 이젠 점을 보러 오고 있다는 생각만 들게 되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제작진은
<해결의 책>이 아닌 자신의 가슴위에 손을 얹고 이 코너를 계속 이어나가야할 지 진지하게 자문해봤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