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7. 27. 10:40











지난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뮤직뱅크 특집방송 <K-POP Festival Music Bank in Tokyo>.
국내 인기가수 15팀이 참여한 가운데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공연에는 4만 5천여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
습니다.
전세계 72개국에서 볼 수 있었던 이번 공연에 투입된 제작비는 약 70억원이었으며 준비기간에만 3개월이 걸렸고 카메라가 25대
나 동원되었던 블록버스터급 규모의 초대형 공연이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한류의 글로벌화를 위한 투자라는 측면과 도쿄돔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K-POP의 위상을 다시한번 재확
인할 수 있었고,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기에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15팀 가수들의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다 함께 부르는 엔딩곡으로는 예상외로 DJ DOC의 <Run to You>가 흘러나왔습니다.
물론 런투유는 국내에서도 연말 시상식 무대에 특별공연으로 자주 등장했던 곡으로서,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흥겹고 매력적인 노래이긴 하지만 굳이 10여년전의 노래를 엔딩곡으로 정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궁금즘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Run to You>는 일본의 인기 록그룹 <키시단>의 보컬 아야노코지 쇼우가 2006년 <DJ OZMA>라는 프로젝트 팀을
결성하여 리메이크하였고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DJ OZMA>가 리메이크한 노래는 예상외로 발매된 지 1주일만에 오리콘 싱글 3위에까지 올랐으며, 오랜시간 차트에 머무르며
일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당시만해도 한국노래를 리메이크하여 그대로 일본에서 부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K-POP이라는 말조차 성립되어 있지 못했던 당시에는 J-POP이 한수 위라는 그들의 확고한 신념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이 리메이크지 노래만 일본어로 불렀을뿐 DJ DOC의 랩이나 창법을 모두 그대로 사용하였고, 게다가 DJ DOC가 800만원
의 빚때문에 <Run to You>의 저작권을 넘겼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욱 큰 아쉬움이 남는 곡으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이런 후일담이 있었던 런투유라는 곡이 세월이 흘러 이번에는 다시 일본의 심장 도쿄돔에서, 그것도 K-POP을 세계에 알
리는 무대위에서 일본인들의 환호를 받으며 당당하게 한국어로 열창된 것은 상당히 의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지켜보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런투유를 합창하는 가수들의 중앙무대에 설치된 대형전광판이었습니다.



관객들이 따라부를 수 있게 노래 가사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전광판에는, 일본인들에게 익숙한 DJ OZMA가 불렀던 일본어가사가
아닌 바로 런투유의 한글가사를 소리나는대로 일본어로 옮긴 자막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벅차 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인들 앞에서 땀흘리며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열창을 마다하지 않는
한국 가수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카메라에 비춰진 관객들이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른 DJ OZMA의 리메이크 원곡 런투유를 한글가사로 흥겹게 부르는 모습은 무척
이나 흥미로웠고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뮤직뱅크 제작진이 어떠한 의도로 엔딩곡을 런투유로 정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축제의 장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흥겨운 노래가 런투유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노래는 원래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K-POP을 알리는 무대위에서 재확인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노래 가사를 한국어 발음으로 따라 부를 수 있게 표기한 세심하고 정성어린 뮤직뱅크 제작진의 배려만큼
은 높이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