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7. 18. 11:27






나가수 중간평가무대 박정현의 <나가거든> 어떻게 들으셨나요?
어제 <나는가수다> 방송 이후 줄곧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머무를 만큼 그녀의 중간평가 무대는 벌써부터 많은 이들에게 회자
되며 본 경연에서 얼마만큼 완성도있는 무대를 선보여줄지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노래를 통해서 듣는이로 하여금 큰 감동을 전해줄 수 있기 위해서는 노래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슬픈 이별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가슴이 미어질 듯한 이별을 경험해본 후 부르는 노래는 그래서 더 큰 슬픔으로 대중들
에게 전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박정현의 <나가거든>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운 선곡이었습니다.

내가 조선의 국모다.
2001년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 조수미 <나가거든>은 첫소절을 읆조리는 순간부터 듣는이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는 노래입니다.
애절한 시대의 슬픔을 담고 있는 <나가거든>은 천상의 목소리로 추앙받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큰 이슈를 모으면서
당시 3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명곡의 반열에 오른 곡이기도 합니다.
가사 한소절한소절마다 어찌나 애절하고 지극한 슬픔이 담겨져 있는지, 쓸쓸한 달빛 아래라는 첫소절만 들어도 눈물이 왈칵 흐를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박정현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경연에서 자신이 부를 노래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욕심을 내어 섣불리 편곡을 하기 보다는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림과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내어 정직하고 솔직한 승부를
하기로 결정한 그녀의 선택은 탁월해보였습니다.
어느순간부터 나가수 출연가수들은 변화와 도전을 꾀하지 않으면 청중평가단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없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다소 무리한 편곡과 퍼포먼스를 선보이기에 급급하여 기대에 못미치는 아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박정현 역시 이전무대에서 <이브의경고>로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지켜보는 이나 스스로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
무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원곡의 느낌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믿고 부르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고, 언제나
그랬듯이 동료가수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비춰질만큼의 중간평가무대를 선보여 주었습니다.



조관우는 박정현의 이와 같은 결정에 두려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원곡을 많이 건드리지 않고 그 속에서 승부를 걸기로 마음먹은 박정현, 하지만 그녀만의 색깔이 분명히 들어가 있는 것을 본능적
으로 간파한 조관우는 두렵다라는 짧고 여운이 남는 평가를 내놓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조수미의 목소리와 큰 색깔의 차이가 있는 박정현이 과연 어떻게 소화해 낼지 내심 걱정이 많았던 윤도현도, 박정현의 중간평가
무대를 보고나서는 넋을 잃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박정현의 <나가거든> 중간평가 무대를 본 김범수는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았습니다.
김범수는 데뷔초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있는 공개무대에서 <나가거든>을 R&B느낌으로 부르면서 노래잘하는 가수로 이름 석자
를 알리는 계기를 맞이한 기억이 있습니다.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얼굴을 가린채 말끔한 정장을 입고 불렀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혹시라도 김범수에게 다시한번 <나가거든>이란 노래가 선곡되지는 않을까 지켜보았지만, 아쉽게도 바통은 박정현에게 넘어갔고
김범수는 그런 박정현의 모습을 통해 지난 과거를 회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본 경연에서 박정현의 무대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됩니다.
청중평가단들이 숨죽여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모습들이 벌써부터 눈에 선합니다.
이전무대에서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르며 대선배의 칭찬을 받고 싶다던 그녀가 이번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될 지 벌써부터 마음졸이며 그녀의 무대를 기다려 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