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5. 30. 11:06





누구나 그런 노래가 한 곡쯤 있나 봅니다.
첫소절 가사만 읊어도 아니 스쳐지나가며 우연히 바람결에 전해듣기만 해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노래.
인생의 길고 짧음과는 무관하게 마음 속 깊은 한 켠에 고이 간직해놓은 추억 속의 노래가 누구나 한 두 곡쯤은 있습니다.
<나는가수다>에서 뜨거운 눈물을 참지 못했던 BMK에게 김광진의 <편지>라는 곡은 바로 그런 의미의 노래였습니다.

아킬레스건 같은 곡.
참 힘든 노래입니다.
부르기도 힘들 뿐더러 가사 한소절한소절마다 어찌나 애절한 슬픔이 한껏 담겨져 있는 곡인지, 부르는이나 듣는이 모두의 가슴이
요동치고 호흡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는 참으로 힘든 노래입니다.
더군다나 그 노래속에 자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이입된다면 펑펑 눈물을 흘려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을만큼 감성을 건드리는 곡이
바로 김광진의 <편지>입니다.  
물론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곡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곡해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에, BMK는 김광진의
<편지>를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드린다는 생각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속마음을 밝혔습니다. 



이소라와 윤도현은 매번 과감한 도전과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나가수의 기획취지와 맞물리고 있기에 자문위원들에게 호평
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무대는 매번 기대가 되며 호불호에 따라 순위는 조금 뒤쳐질수는 있겠지만 만족도만큼은 누구에
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보면 느낌은 조금 다르겠지만 BMK에게 있어서 이번 무대는 엄청난 그리고 위험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무대위에 서서 감정을 다잡지 못하고 내내 흔들릴 것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무대위에서 주저앉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중들이
BMK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일념이 있었기에 그녀는 피하
지 않고 용기내어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우려했던대로 많이도 흔들렸습니다.
그녀의 호흡이 흔들렸고 첫소절을 부름과 동시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는지 그녀의 가슴은 주체할 수 없이 요동
치기만 했습니다. 이제 막 노래가 시작되었지만 더이상 가사 한소절 읊조리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그녀는 그래도 이를 악물고 끝까
지 잘 참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연해 보였습니다. 
간주부분에 청중평가단을 등지고 돌아서서 남몰래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  
그리고 힘겹게 노래를 마친 그녀가 자리를 떠나지 못한채 마이크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뜨거운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을 본 시청
자들은 그녀를 대신하여 함께 눈물을 흘려 주었습니다.
그 마음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잘 참아내주었고 어머니에게 고스란히 잘 전달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만큼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그녀의 무대가 끝난후 못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청중평가단은 과연 그녀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알고 있었을까요?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과 억울함 때문에 흘리는 안타까움의 눈물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
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가 왜 이 노래를 선곡하였는지 어떠한 의미을 담아 무대위에서 부르는지 기사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중평
가단은 그녀의 눈물이 조금은 의아했을 수도 있습니다.
문득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나가수 관련 인터뷰가 떠올랐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만 본다고 해서 영화 전체에 대한 감동이 오지는 않는다. 전체 이야기 틀속에서 노래가 클라이막스인 셈
이기 때문이다."
BMK의 눈물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았더라면 시청자만큼이나 청중평가단도 더 큰 감동으로 그녀의 무대를 함께 지켜봐 주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
BMK의 무대는 슬프고 애절했지만 아름답고 또 감동적이었습니다.
비록 청중평가단의 평가는 아쉽게도 7위였지만, 그녀의 노래는 감히 점수로 환산할 수 없을만큼 가슴벅찬 무대였습니다.
분명히 먼 곳에 계신 어머니께서도 그녀가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를 들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많이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