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5. 19. 11:07






조관우라는 가수를 아시나요?
카운터테너, 팔세토창법의 대가, 한국의 파리넬리, 카스트라토 등, 항상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입니다. 
10~20대분들 중에 조관우라는 가수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늪>이라는 곡을 부르면서 큰 웃음을 던져주었던 것을 기억하신다면, 바로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조관우입니다.  

조관우는 1990년대 초중반, 유부녀를 흠모하는 내용의 가사와 함께 이례적으로 남자가수가 여성의 음역대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고음으로 <늪>이라는 곡을 대중에게 선보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나치게 퇴폐적인 가사라는 이유로 일부 종교단체의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심금을 울리는 그의 마초적인 음색과
전례가 없는 고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그의 앨범은 100만장이 넘게 팔리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매력적인 보이스 때문이기도 했지만, 앨범 자켓에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채
초반에는 방송 출연도 거의 하지 않으며 신비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얼굴없는가수"라는 말은 조관우의 또다른 닉네임이기도 했을 정도이니 대중들은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 참으로 궁금해했습니다.
당시만해도 가수가 큰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여야 했지만, 조관우의 노래는 아
무나 쉽게 부를 수 없었습니다. 아니 노래방에서 한 두번쯤 그의 노래를 부르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지만, 노래좀 한다하는 사람들
조차 노래의 맛을 살려내지는 못한채 굴욕을 당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1집의 큰 성공에 이어 발매한 2집 <Memory>는 리메이크 앨범입니다.
여기에 수록된 곡 중에 <꽃밭에서>는 지금도 그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해 있으며, <늪>과 함께 그의 고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곡으로 손꼽힙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함께 특히나 노래 말미에 절정으로 치닫는 후렴구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으
며, <꽃밭에서>의 인기와 함께 2집은 무려 300만장이 넘게 팔리며 그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의 인기는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와 함께 대중에게 노출되기 꺼려하는 습성때문에 인기가 커져갈수록 숱한 루머도 함께 커져갔기 때문입
니다. 결국 좋지 않은 개인사와 오해까지 겹치는 바람에 그는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조금씩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불운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OST앨범에 참여하면서 음악만은 포기하지 않은채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조관우가 <나는가수다>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많은 사람들은 열화와 같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출연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를 꼽아본다면, 바로 희소성있는 조관우만의 보이스컬러 때문일 것입니다.
여타의 가수들에게서 쉽게 들어볼 수 없는 그만의 고유 음색은, 그를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한 번 노래를 듣고나면 뇌리속에 잔상
이 남을 정도로 강렬합니다.
지금도 조관우의 창법과 음색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만의 독특한 보이스는 나가수의 다른 경쟁자들과 놓고보면 분명 경쟁력이 있어 보이며 차별화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의 출연이 기대되는 한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 바로 조관우라는 사람 자체때문입니다.
무대위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조관우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봐도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큰 움직임없이 지긋이 눈을 감으며 노래에 빠져 읆조리는 그의 음성은 듣는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무대위에 서있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간주가 흘러나오는 순간에 지긋이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처리 하나만으로도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채 그의 노래를 감상합니다. 파워풀하지는 않지만 섬세하고 감성적인 그의 음색은 아주 조용히 좌
중을 압도합니다. 무대위의 존재감, 그것 하나만으로도 조관우의 나가수 출연은 충분히 기대가 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경계해야할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조관우가 나가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는 기사가 뜬지 얼마되지 않아서 벌써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임재범의 유일한
대항마 운운하며 치졸한 감정싸움을 붙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누누히 언급했듯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각자의 고유한 영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들입니다.
단적으로 누가 더 대단하고 우위에 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모하고 미련스러운 짓입니다.
출연도 하기전에 벌써부터 편가르기를 자행하는 어리석은 행태만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조관우가 나가수에 출연을 하게 된다면 그 역시도 풀어야 할 숙제는 분명 있습니다.
언급했듯이 희소성 강한 마초적 음색은 여러 장르의 노래를 두루 선보여야하는 나가수에서 자칫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
기 때문입니다. 또한 적절한 퍼포먼스를 가미하여 감동을 극적으로 치닫게 하는 묘미도 조금은 있어야 하는데, 과거 그의 정적인
무대를 떠올려보면 그러한 부분에서 조금은 미흡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관우의 음색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 과거에도 그랬듯이 극단적으로 그의 음색을 싫어하고 폄하하는 이들이 있
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충분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들입니다. 

사견이지만, 조관우라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설레입니다.
나가수 제작진이 밝혔듯이 그동안 출연제의를 한 가수가 100명은 족히 넘기 때문에, 그들 대다수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
며 조관우 역시 그들중에 한 사람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슬럼프를 이겨내고 나가수에 출연하여 다시한번 전율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대중들에게 선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바램이 허황되고 뜬구름같은 것이 아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합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