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4. 2. 07:00









영화배우 박현진은 대중들에게 아직 낯선 이름입니다.
오히려 박현진이란 이름보다는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나탈리>의 여주인공이었다는 수식어가 그녀를 떠올리기에 편합니다.
영화 개봉 당시 이성재와 함께 파격적인 노출 장면때문에 유명세를 치뤄야 했던 그녀였지만, 생각처럼 영화 흥행은 성공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박현진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한 작품인 만큼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강도 높은 노출신에 대한
조금의 후회도 없다라고 밝히며,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대중들과 다시 만나겠노라며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포부가 무색하리만큼 박현진이란 이름은 엉뚱하게도 술접대 영화배우 P모양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대중들과 조
우를 하게 되었습니다. 

31일밤 뉴스에서 여자연예인의 술접대 파문이라는 단독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공연기획사 대표가 전 국무총리 아들이자 현 서울대 교수로 재직중인 A씨를 고소했다라는 소식과 함께 술자리를 접대하는 자리에
여배우가 동석했다라는 소식이었습니다.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파격적인 노출로 유명세를 치뤘던..."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서를 제공하며 이번 술접대 파문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며, 또 한번 피비린내나는 떡밥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였습니다. 




역시나 다음날 오전부터 대형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는 박현진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떡하니 자리잡았습니다.
뉴스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그녀의 이름이 어떤 경로로 드러났는지 알아보니, 바로 어제 앵커가 "파격적인 노출"로 유명세를
치룬 신인여배우라는 멘트 덕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박현진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하면 나탈리, 파격적인 노출 장면 등등의 연관검색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길지않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그녀의 이름과 함께 술접대는 성상납이라는 단어로 왜곡되고 와전되어가며, 상황은 점점 최악
으로 번져갔습니다.
생각보다 당사자인 그녀의 입장 표명은 빨리 이뤄지지 않았고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박현진=술접대연예인이라는
공식이 만우절 루머가 아닌 사실인 것처럼 굳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오후가 지나면서 당사자인 박현진의 공식입장이 뒤늦게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대부분의 보도 내용은 사실과는 다르며, 본인이 왜 이런 사건에 연루가 되고 이름이 거론되는지 억울하기만
하다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본인은 영화제 홍보대사 발탁과 관련된 자리에 참석한 것이고, 그 자리는 단순한 술판이 아닌 일과 관련된 대화가 오고가는 자리
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온전히 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밝혀질 일들을 그녀가 배짱좋게 본인이 유리하게만 거짓으로 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적지않은 네티즌들은 이유야 어찌되었던간에 술자리에 참석한 것도 사실이고 버젓이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그자리에서 단번에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여전히 그녀의 행실을 비판하고 있
습니다. 물론 추후에 돌려주면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한 그녀의 판단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큰 실수임에는 분명합니다.
공식적인 자리도 아니고 출연료도 아닌데 그런 자리에서 돈봉투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다는 것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
문입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을 하고 있지만, 댓가를 받고 참석한 자리인 것만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소속사도 매니저도 없었던 신인연기자가 힘있는 사람들과의 갑작스러운 자리에서 사리분별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굳이 그녀의 잘못을 따져본다면 지인을 통해서 알게된 공연기획사 대표가 여자였기에 아무런 의심하지
않고 믿고 의지한 잘못뿐입니다. 오히려 세상물정 제대로 모르는 신인연기자를 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시켜주겠다며 오해받기 충
분한 자리에 데리고 나간 기획사 대표의 잘못을 먼저 따져야 옳은 것이 아닐까요?

사정이 어찌되었던간에 아쉽게도 불미스러운 사건의 한 부분에 그녀의 자리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세간의 추측과는 너무나

다르게 그녀가 대중들에게 가혹하고 처참할 정도의 비판을 받을만한 행동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답답하고 어처구니 없는 것은 피해자인 그녀의 이름과 사진은 버젓이 만천하에 공개가 되고 있는데, 정작 이번 사
건에 연루된 핵심인물들의 모습은 꼼꼼하게 모자이크 처리하고 나아가 실명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는 언론의 작태입니다.
언제나 이런 사건이 터지면 힘없는 쪽이 치유될 수 없는 상처만 떠안은채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아니면 말지라는 식으로 흐지부지하고 넘어가기에는 당하는 입장에서는 죽음을 생각할정도의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인 것을 왜
몰라주는지 답답합니다.   
정말 누구 하나 죽어나가는 꼴을 다시 한번 보고 싶지 않다면, 그녀가 또다른 정신적 피해를 받지 않도록 조속하게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본질에서 벗어나 연예인이 술접대를 했다라는 점만 부각된채 빗나간 논점으로 이번 사건이 물타기 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