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1. 3. 25. 12:30





지난주 <나는가수다>의 방송 이후, 
김영희 PD가 일선에서 물러났고 출연가수 및 개그맨들이 긴급회동을 갖는가 하면, 김제동의 눈물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김건모의 심정인터뷰까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때로는 조작방송이 아니냐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인하여 많은 논란도
있었지만, 이번 <나는가수다>에서 비롯된 논란은 이전 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이제 막 시작한 프로그램의 존폐가 언급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애초부터 아무런 관심과 기대도 없었다면 지금처럼 시청자뿐만 아니라 방송을 보지 않는 일반 대중들까지도 발벗고 나서서 성토
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각설하고, 많은 기대와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 하루아침에 온갖 비난과 프로그램 폐지가 언급될 정도로 바닥을 치게 된 이유는
아시다시피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대중들의 결정과 시선을 존중하겠다던 그들이, 보란듯이 대중과의 약속을 뒤로 한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어 탈락자에게
또다른 기회를 주었습니다.
약속을 어기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 그리고 구구절절하게 늘어놓는 변명과 자기정당화하는 모습.
어디선가 익숙하게 봐왔던 모습들을 고스란히 <나는가수다>가 예능이란 이름하에 아주 짧은 시간동안 보여 주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뉴스를 통해 보여준 작태를 다름아닌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방송을 통해서 봐야한다는 사실이 화가 났습니다.
이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어디가서 하소연해야할지 머리가 띵하더군요.
하지만 기다렸습니다. 왜 그들이 그런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편집된 방송으로 보고 이해할 수 없다면 비공식
적으로라도 알려지기를 바랬습니다.
물론 이제와서 그들의 선택으로 인하여 눈쌀 찌푸리게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지만, 그래서 프로그램 폐지가 언급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이대로 포기하고 주저앉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건 이대로 <나는가수다>를 무책임하게 폐지해버리는 우둔한 선택을 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 대중들의 서슬퍼런 질책과 비난을 하루하루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출연가수 중 한명인 윤도현이 진행하는 라디오를 매일 듣고 있는데,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아마도 매일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느낌일 것입니다. 평소 힘차고 박력있었던 그의 목소리가 이번 일로 인하여 많이 지쳐보이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던 제작진과 출연가수들이 하루아침에 죄인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제는 온전히 남겨진 자의 몫이 되어 버렸습니다.
불가피하게 일선에서 물러난 김영희 PD를 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는 어차피 조직의 일원이기에 조직에서 내린 결정에 무조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신입PD처럼 일일이 가수를 섭외하기 위해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애정과 심혈을 기울인 방송에서 눈물을 머금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심정도 편치는 않을 것입니다.
출연가수들 역시 그들을 이끌어 줄 리더가 사라졌다고 해서 패잔병처럼 우왕좌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들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가수들입니다.
다시 무대에 오를 명분이 잠시 사라졌다고 해서 다리 힘 풀릴 필요 없습니다.
잠시 실망감을 안겨주긴 했지만, 그들이 범죄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말고 피하지말고 당당하게 그들만의 방법으로 대중들이 받은 충격과 상실감을 보듬어주고 치유해 주어야 합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수한 것들이 잠시 사라지긴 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청자들 앞에 서서
다시 한번 감동어린 무대를 선사해주기를 바랍니다.
<나는가수다>의 결방 기간동안 피폐해져버린 그들의 마음을 다시한번 다잡는 기회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기에 아쉽지만 반갑기도
한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일어나주기를 기대해봅니다.
비록 대중들의 시선이 싸늘하고 얼음장같이 차갑다하더라도 주저앉지 말고 보란듯이 일어나주기를 바랍니다.
큰 배신감과 실망으로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시청자들을 이대로 외면하지말고 그들이 느낀 상실감을 보상해주기를 바랍니다.
질타와 비난에 겁먹지말고 포기하지말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시청자들은 더 큰 사랑으로
제작진 및 가수들을 보듬어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