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0. 12. 21. 11:36




예능프로그램에서 재미와 감동의 두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시청자들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두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들인다면 대박 프로로 거듭날 수 있지만,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둘 다 놓치고 마는
양날의 검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방송3사 예능프로그램 중에서 이 두마리 토끼를 가장 많이 잡아들인것은 MBC라고 기억됩니다.
하지만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BC 예능프로에서는 과거의 방식으로 이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방송된 뜨거운 형제들 시즌2에서는 재미와 감동 모두를 충족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버거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생각됩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번 뜨형2에서 산골마을 노부부를 만나 효도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미션은 실패였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 실패에 대한 책임은 태도 논란이란 이름으로 고스란히 박명수가 떠안은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박명수가 노부부를 대하는 태도는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불편한 마음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을 미리 예상했는지 제작진은 쉬지 않고 박명수의 행동과 발언에 대한 부연설명을 자막으로 처리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자막으로도 박명수의 태도를 변명해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듯 보여집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박명수의 컨셉을 이해는 하지만, 이번 노부부를 대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올라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효'라는 컨셉을 예능에서 풀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큰 웃음은 아니지만 잔잔한 재미와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이긴 하지만, 
자칫 의도하지 않게 잘못 풀어나가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번 뜨형에서 다룬 '효'라는 주제를 일회성으로 끝나는 컨셉이 아닌, 중장기적인 목표 아래 박명수가 풀어나갔다면 오히려 철없이 어리광부리고 투정부리는 그의 모습이 시간이 지남에따라 서서히 철들어가는 과정까지 담아냈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아닌 큰 감동을 안겨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긴 여정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은 주제를 단 1시간의 분량으로 편집하여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려다보니 다소 무리한 설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을테고, 그 편집과 설정으로 인해 고스란히 박명수가 노부부에게 투정부리는 장면들이 그저 귀여운 애교로만
봐주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박명수는 때와 장소를 분간 못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모습으로만 비쳐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때문으로 보여집니다.



뜨형 제작진은 차치하더라도, 박명수는 이번 그의 태도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었으면 합니다.
세상이 변하여 그의 호통개그와 걸러지지 않은 직설적인 발언들이 환영받고 사랑받게 되었지만, 세상은 언젠가 또 변하게 되어
그를 반기지 않는 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굳이 1인자를 논하기에 앞서, 그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개그맨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환경속에 자연
스럽에 대응해나가고 융화되는 유연성도 갖추어야 함은 그 때문입니다.
스쳐지나가는 작은 논란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박명수가 언제가는 맞딱뜨리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주어진 것 같았습니다.
박명수가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본인 뿐만아니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본인의 태도로 인해 불거진 논란을 흘겨듣지 말고, 오랜시간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쓰디쓴 보약이라 생각해 보는건
어떨까요.

Posted by 믹스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