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이슈2010. 11. 24. 11:33






말없는 프로그램이 편하다. 지금까지 했던 프로그램중에서 가장 편하다. 앞으로 8~9년은 더했으면 좋겠다.
세치혀를 잘못 다루면 비수가 되어 본인의 심장을 찌를 수 있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가 봅니다.
어찌보면 우스개 소리로 내뱉은 김종민의 발언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그의 심장을 난도질하고 있습니다.
알려진대로 김종민은 tvN '네버랜드'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조용한 도서관'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소감을 묻는 질문에서 그만 위와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코너 제목처럼 '조용한 도서관'에서는 말을 자주하지도 않고 침묵만을 지켜야하는 미션이 주어지기 때문에,
김종민은 더없이 편하다라는 단순한 소감을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김종민의 이와 같은 발언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지금 출연하고 있는 1박2일은 말도 많이 해야하고 부담도
심해서 불편하다라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포털사이트에서 김종민의 하차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한편 그를 지켜내기 위한 1박2일 제작진의 옹호 발언이 무색
해지는 순간입니다.
어이가 없고 당황스럽기까지 한 김종민의 경솔 발언은 네티즌들의 원성과 비난이 극에 달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지금 당장 1박2일에서 그를 끌어내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김종민의 철없고 앞뒤 재보지 않은 발언을 지켜보면서 흡사 내 모습은 아닌가 아찔하더군요.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드는 한 직장에서 뼈를 묻고 싶겠지만, 본의 아니게 현 직장에 불만을
가지고 이직을 꿈꾸게 됩니다.

내가 지금 이 직장에서 적당하고 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건가?
매일 야근에 맡은 업무가 너무 부담되고 과중한데 혹시 개인시간도 많고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는 직장은 없을까?
무시당하지 않고 내 능력을 알아봐주고 이왕이면 월급도 더 주는 편한 직장이 있지 않을까 두리번 거립니다.
언제 갑자기 부하직원이 들어와서 나를 짓밟고 올라서서 원하지 않게 쓸쓸히 퇴직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은
직장인들의 공통 불안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현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업무가 부담된다고 해서 다른 직장에 가봐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라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겁니다.
지금 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도망만 다닌다면 다른 어느 곳에 가본들 적응하고 머무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라 조금더 편하고 조금더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직장을 찾기 마련입니다.

잠시 꺼림직한 비교 잠시 하겠습니다.
1박2일이라는 특목고나 외고에서 하위권에 맴도는 김종민에게, 일반고에 가서 약간의 노력만 하면 쉽게 상위권 진입도
할 수 있다는 유혹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하차청원까지 빗발치는 것을 감수하면서 굳이 내가 1박2일에 있어야 하나 라는 의구심도
들 수 있습니다.
연예인도 어찌보면 직장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은 승진하고 연봉도 올려받지만, 능력없는 사람은 감봉도 당하고 급기야 하루아침에 짤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김종민을 보면서 잠시 거울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나 역시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를 박차고 떠나 조금은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는건 아닌지.
1박2일을 배려하지 않은 김종민의 발언이 어이없고 괘씸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이 드는 이유입니다.
흡사 못난 내 자화상을 보는 것처럼 그가 안쓰러워 비난보다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아픔만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osted by 믹스라임